새벽에 일어난 흥에 느꺼움이 있어
신흥유감(晨興有感)
변계량(卞季良)
早年遊學也悠悠 只向名途走不休
昨夜燈前倍惆悵 雨聲如別一年秋 『春亭先生詩集』 卷之一
해석
早年遊學也悠悠 조년유학야유유 |
어린 나이에 유학하며 까마득한 시간 보내면서 |
只向名途走不休 지향명도주불휴 |
다만 명예의 길을 향해 달리며 쉬지도 못했는데 |
昨夜燈前倍惆悵 작야등전배추창 |
어젯밤에 등불 앞에 서글픔이 배가 되어 |
雨聲如別一年秋 우성여별일년추 |
빗소리 일년의 가을을 이별하는 것 같았네. 『春亭先生詩集』 卷之一 |
해설
이 시는 새벽에 일어나 감흥(感興)이 있어 지은 것으로, 자신의 삶을 회고하고 회한(悔恨)에 잠겨 읊은 노래이다.
가을비 오는 밤, 등불을 켜 두고 스승의 문하에서 수업하던 예전을 추억하니, 아득하기만 하다. 그런데 대의(大義)는 이룬 것이 없고 공명(功名)에만 빠진 자신을 되돌아보니, 서글퍼진다. 밖에는 가을비가 내리고 있는데, 벌써 한 해가 또 가려나 보다.
이 외에도 홍만종(洪萬宗)은 『소화시평(小華詩評)』 권상 82번에서 변계량과 정사룡(鄭士龍)의 시를 서로 견주어 다음과 같은 평을 남기고 있다.
우리나라 춘정 변계량이 지은 ‘강마을에 새벽 되자 환한 빛이 하늘과 닿았고, 버드나무 방죽에 봄이 찾아오니 누런빛이 땅 위에 떠도네[將赴京都 長湍途中 寄呈鼎谷].’라는 시구가 있고, 호음 정사룡이 지은 ……라는 시구가 있다. 두 사람 또한 모두 신령의 도움이 있었다고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러나 춘정의 시는 경물묘사가 신선하기는 하지만 신령스러움을 볼 수 없다. 호음의 시는 지극히 맑고 허허로운 기상이 있으니, 신령의 도움을 얻었다고 해도 과찬은 아닐 것이다.
我東卞春亭季良, ‘虛白連天江郡曉, 暗黃浮地柳堤春.’ 鄭湖陰 …… 兩公亦皆神助. 春亭詩寫景雖神, 未見其神處. 湖陰詩極有淸虛之氣, 雖謂之神助, 亦非過許.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년, 36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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