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신령이 도운 시
詩之所謂有神助者, ‘池塘生春草’, 千古膾炙. 盖出語天然, 自得造化之妙, 議論安敢到也?
後世文人, 往往自云有神助者. 宋楊徽之‘新霜染楓葉, 明月借蘆花’之句, 雖自稱神助, 而謂之警聯則可矣, 豈可謂之神助耶?
我東卞春亭季良‘虛白連天江郡曉, 暗黃浮地柳堤春.’ 鄭湖陰‘雨氣壓霞山忽暝, 川華受月夜猶明.’ 兩公亦皆矜神助. 春亭詩寫景雖新, 未見其神處, 湖陰詩極有淸虛之氣, 雖謂之神助, 亦非過許.
▲ 개심사 산신각의 탱화
해석
詩之所謂有神助者, ‘池塘生春草’, 千古膾炙.
시에서 소위 신령이 도와줬다는 것은 ‘못에 봄 풀 나고[池塘生春草]’인데 천고토록 회자되었다.
盖出語天然, 自得造化之妙, 議論安敢到也?
대개 말을 자연스레 내어 절로 조화의 오묘함을 터득했으니 의론한 것이라면 어찌 감히 이르겠는가?
後世文人, 往往自云有神助者.
후대의 문인들이 이따금 스스로 신령이 도와준 시가 있다고 말들한다.
宋楊徽之‘新霜染楓葉, 明月借蘆花’之句,
송나라 양휘(楊徽)의 다음과 같은 구절은
新霜染楓葉 明月借蘆花 | 새 서리가 단풍잎 물들이고 밝은 달이 갈대꽃을 돕네. |
雖自稱神助, 而謂之警聯則可矣, 豈可謂之神助耶?
비록 스스로 신령이 도왔다고 말들 하니 놀랄 만한 연이라 말한다면 괜찮지만 어찌 신령이 도왔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우리 나라의 춘정(春亭) 변계량(卞季良)의 다음 구절과
虛白連天江郡曉 | 빈 하얀색이 하늘에 닿으니 강변 고을은 새벽이고 |
暗黃浮地柳提春 | 어두운 노란색이 땅에서 떠올라 버들개지 둑은 봄이라네. |
정호음의 다음 구절은
雨氣壓霞山忽瞑 | 빗 기운이 노을을 누르니 산은 문득 어두워졌으나, |
川華受月夜猶明 | 강 빛은 달을 받아 밤에도 오히려 밝기만 하네. |
兩公亦皆矜神助.
두 분은 또한 모두 신령이 도운 것이라 자랑스러워했다.
春亭詩寫景雖新, 未見其神處, 湖陰詩極有淸虛之氣, 雖謂之神助, 亦非過許.
춘정의 시는 경치를 묘사한 것이 비록 신선하더라도 신령스러운 곳을 보지 못했고 호음의 시는 매우 맑고도 비어 있는 기운이 있어 비록 신령의 도움이라 말한다 해도 또한 크게 잘못된 건 아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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