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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무 - 절구(絶句)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이덕무 - 절구(絶句)

건방진방랑자 2021. 4. 1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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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구(絶句)

 

이덕무(李德懋)

 

 

紅葉埋行踪 山家隨意訪

홍엽매행종 산가수의방

書聲和織聲 落日互低仰

서성화직성 락일호저앙

 

石磴樵人細 遙村一火紅

석등초인세 요촌일화홍

川原堪入畵 都在遠觀中

천원감입화 도재원관중 靑莊舘全書卷之十一

 

 

 

 

해석

紅葉埋行踪 山家隨意訪 붉은 잎이 다니던 자취 묻어 산집은 뜻 따라 방문하네.
書聲和織聲 落日互低仰 글 읽는 소리가 베틀 소리와 어우러지고 지는 해가 낮춰보거나 우러름에 호응하네.

 

石磴樵人細 遙村一火紅 돌계단에 나무꾼이 작게 보이고 아득한 마을에 한 연기 붉네.
川原堪入畵 都在遠觀中 시내와 언덕은 그림에 들어가 모두 멀리 보는 속에 있네. 靑莊舘全書卷之十一

 

 

해설

이 시는 산속에 거처하는 생활의 한적함과 사물을 바라보는 작가의 초탈한 관점(유가적 현실관을 바탕으로 한 탈속(脫俗)의 취향에 국한됨)이 담겨 있다.

 

이 시는 왕사정(王士禎)의 신운론(神韻論)을 시로써 소개하고 실천해 본 대표적인 시라고 할 수 있다. 이덕무는 왕사정을 해내시종(海內詩宗)’이라고 높이면서 모방, 변용하고자 하였다. 왕사정의 신운론은

 

1) 시상의 초탈성(超脫性)

공리(功利)를 초월하여 자연의 정()을 표현한 것을 고품(高品)으로 여기고 세속적인 감정 표현을 낮게 여겼으며, ()를 선()이라 여겨 선()의 세계로 대표되는 탈속(脫俗)의 경지를 지향

 

2) 창작 방법에 있어서 입선(入禪)’의 경지에 든 묘오(妙悟)’

선가(禪家)에서 오경(悟境)’에 시가(詩歌)화경(化境)’을 비유하여 시선일치(詩禪一致)를 주장. 불교에서 진체(眞諦)가 언어 문자 밖에 존재하므로 언어 문자의 장애를 초월하여 묘체(妙諦)를 직접 깨닫는 오경(悟境)처럼 시에 있어서도 형상(形相)을 탈거(脫去)하여 언어 문자의 밖에 존재하는 시의 경지에 이른다는 점에서 시선일치(詩禪一致)라 한 것이다.

 

3) 시적 의미에 있어서의 함축성

말은 다함이 있어도 뜻은 무궁하다[言有盡而意無窮]’, ‘오묘함은 신맛과 짠맛 바깥에 있다[妙在酸鹹之外]’ 등 시()에 있어서 함축적인 의미나 여운(餘韻)의 아름다움을 강조

 

4) 이미지 창조에 있어서의 회화성(繪畫性)의 중시

시를 그림과 일치시켜 파악하면서 시에 있어서 회화적(繪畵的) 요소를 중시, ‘시중유화(詩中有畵)’의 경향을 보인 왕유(王維)를 가장 높은 시인으로 평가이다. 후사가(後四家)는 청대(淸代) 문인들과의 교류 속에서 신운(神韻)에 입각한 시들을 짓기 시작하는데, 가장 활발하게 신운풍을 추구한 것은 이서구(李書九)였고, 그 다음은 박제가(朴齊家)유득공(柳得恭)이었다. 애초 이덕무는 여타의 후사가에 비하여 비교적 신운풍의 시 창작에 소극적이었던 것처럼 보이나, 후사가와의 교유관계 속에서 이덕무도 신운풍을 좀 더 적극적으로 추구해 나간다. 그러나 1778년 중국을 여행하면서 청대 시단에서는 왕사정(王士禎)의 신운론이 퇴조한 이후 원매(袁枚)의 성령설(性靈說)청나라 원매(袁枚)를 종장(宗匠)으로 하는 성령설(性靈說)시필성당(詩必盛唐)’을 주장한 의고문파(擬古文派)에 대해 반격을 가하고, 세련된 기교나 우아한 수식보다도 정감(情感)의 진실성을 중시하였음이 대두되었으며, 당시에는 옹방강(翁方綱)을 중심으로 한 기리설(肌理說)옹방강은 자기 시론(詩論)이 종지를 기리(肌理)라는 말로 표현했는데, 기리설의 요체는 문리지리(文理之理)’의리지리(義理之理)'가 합치는 이법(理法)에 있으며, 이법(理法)은 육경(六經)에 뿌리를 두고 있다 및 고증학풍(考證學風)이 성행하고 있는 현실을 접하게 되고, 귀국 후에 규장각 검서라는 관료 생활을 하면서 이덕무를 비롯한 후사가는 신운론으로부터 멀어져 가게 된다(이경수, 이덕무의 신운론 수용과 한시의 문예미).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278~279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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