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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 - 발학포 지당산진(發鶴浦 至糖山津)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황현 - 발학포 지당산진(發鶴浦 至糖山津)

건방진방랑자 2021. 4. 1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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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포에서 출발해 당산진에 이르르며

발학포 지당산진(發鶴浦 至糖山津)

 

황현(黃玹)

 

 

鐵線橫空吼暗雷 錦城西去快程開

船船魚藿靈山至 馬馬氈絨木浦來

 

鶴浦橋南野似油 古民忠愛見西疇

助耕尙寓公田意 百頃皇莊最有秋

 

海禁開時國已愚 空聞關稅較錙銖

漆箱磁盌知安用 擲盡東南萬斛珠

 

鯨魚鼓浪海風長 秋氣陰森接大荒

一直貫天烟似墨 火輪飛渡七山洋

 

黃塵撲面捲西風 欹笠輕遮落照紅

終日靑山三十里 行人猶在兩橋東

 

灣灣漁戶白沙汀 熨斗山馳勢暫停

兩岸秋光看自別 蘆花如雪稻孫靑

 

紫蟹蹣跚白艸乾 年深雙堠臥松間

我行不覺窮天末 刺眼靑蒼智島山 梅泉集卷四

 

 

 

 

해석

鐵線橫空吼暗雷
철선횡공후암뢰
기찻길이 공중에 비껴 시끄럽기 어둔 우레인 듯.
錦城西去快程開
금성서거쾌정개
금성 서쪽으로 떠나 빠른 길이 열렸네.
船船魚藿靈山至
선선어곽령산지
배마다 물고기와 콩 싣고 영산에 이르고
馬馬氈絨木浦來
마마전융목포래
말마다 모직과 비단 싣고 목포에 오네.

 

鶴浦橋南野似油
학포교남야사유
학포 다리 남쪽 들판은 기름져
古民忠愛見西疇
고민충애견서주
옛 백성의 충성스러움과 사랑스러움이 서쪽 언덕에 보이네.
助耕尙寓公田意
조경상우공전의
경작을 돕는 것에 아직도 공전의 뜻 붙였으니
百頃皇莊最有秋
백경황장최유추
백 이랑의 큰 장원이 가장 가을스럽지.

 

海禁開時國已愚
해금개시국이우
바다 금지령 열렸을 때 나라는 이미 바보였는데
空聞關稅較錙銖
공문관세교치수
부질없이 관세를 견주어 약간 더 낸다고 들었네.
漆箱磁盌知安用
칠상자완지안용
옻 상자와 자개 주발을 어디에 쓰는지 아는가?
擲盡東南萬斛珠
척진동남만곡주
동남쪽에 만곡의 구슬 죄다 던져버렸네.

 

鯨魚鼓浪海風長
경어고랑해풍장
고래가 물결 일으키고 바다 바람 기니
秋氣陰森接大荒
추기음삼접대황
가을기운이 음산하고 빼곡해 땅에 잇닿았네.
一直貫天烟似墨
일직관천연사묵
한결 같이 곧장 하늘을 관통한 연기가 시카맣게
火輪飛渡七山洋
화륜비도칠산양
증기기관차 나는 듯 칠산의 바다를 건너네.

 

黃塵撲面捲西風
황진박면권서풍
가을바람이 거둔 노란 먼지가 얼굴을 치고
欹笠輕遮落照紅
의립경차락조홍
기운 삿갓으로 가볍게 붉은 낙조 가리네.
終日靑山三十里
종일청산삼십리
하루 마치도록 푸른 산이 30리 정도이니
行人猶在兩橋東
행인유재량교동
행인은 아직도 양 다리의 동쪽에 있다네.

 

灣灣漁戶白沙汀
만만어호백사정
굽이굽이의 흰 모래 근처에 어촌 있으니
熨斗山馳勢暫停
위두산치세잠정
울둘목울두홍(熨斗谼): 울둘목의 한자 표기이며, 전남 해남군 화원반도(花源半島)와 진도(珍島) 사이에 있는 명량해협(鳴梁海峽)을 말한다. 경세유표(經世遺表)』 「군현분예(郡縣分隸), “충무공(忠武公) 이순신(李舜臣)의 힘을 입어서, 왜적이 울두홍을 넘지 못했다. 만약 그때에 왜적이 이곳을 넘었더라면 나주(羅州) 열두 섬이 맨 먼저 뱀과 돼지 같은 놈들의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라는 기록이 있다.의 산세 달리다가 잠시 멈추네.
兩岸秋光看自別
양안추광간자별
양 언덕의 가을빛이 스스로 이별함을 보니
蘆花如雪稻孫靑
로화여설도손청
갈대꽃 눈 같아 벼이삭 푸르네.

 

紫蟹蹣跚白艸乾
자해반산백초건
붉은 게는 절뚝절뚝 흰 풀 말랐으며
年深雙堠臥松間
년심쌍후와송간
해가 흐른 두 봉화대 숲 사이에 누워있네.
我行不覺窮天末
아행불각궁천말
나는 가느라 생각지도 못한 채 하늘 끝에 다다랐는데
刺眼靑蒼智島山
자안청창지도산
눈을 찌르는 듯한 푸르고 푸른 지도산이었네. 梅泉集卷四

 

 

해설

이 시는 1903년 학포를 출발해 당산진에 이르러 지은 것이다.

 

문호 개방을 금지했던 바닷길을 개방하여 불평등 조약으로 외세가 들어오게 되었으니, 나라의 정책이 어리석었다. 외국상품에 관세를 붙인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옻 상자와 자기 사발과 같은 사치품을 어디에 쓸 것인가? 사치품에 대한 대가로 동남쪽 외국으로 만곡의 구슬 같은 곡식을 다 던져 주다니.

 

그렇다고 황현이 개화를 반대하여 위정척사(衛正斥邪)를 고집했던 것은 아니다. 개화를 개물화민(開物化民)’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368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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