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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擒螭歌) - 해설. 해서 장사와 달성 장사의 차이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금리가(擒螭歌) - 해설. 해서 장사와 달성 장사의 차이

건방진방랑자 2021. 8. 2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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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해서 장사와 달성 장사의 차이

 

이 시는 앞의 조령서 호랑이 때려잡은 사나이와 유사한 작품이다. 역시 이야기 제보자가 작중에 등장하는바, 여기서는 작중 주인공과 일치하지 않는다. 길손 이야기꾼이 대구에서 우생이란 인물을 만나 들은 이야기를, 그 길손이 시인에게 들려주어 시인이 기록하는 식으로 되어 있다. 이 길손이 작중의 서술주체가 되어 그의 이야기를 듣는 모양이다. 그런데 후반의 결말 부분에서 서술시점이 옮겨져 당초 우생을 만나는 대구의 이야기 현장이 소개되며 이어서 그 길손 정계 마을 들러 초가집 조촐한 방에서 / 재미난 이야기에 사람들 빨려드니 봄밤의 졸음도 달아났다네[客到淨溪茅齋靜 話酣渾忘春夜睡]”라고 시인이 이야기를 듣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작중의 주인공은 우생이다. 우생의 호쾌하고도 의리에 죽고 사는 성격이 또한 호랑이 때려잡은 사나이와 꼭같은 민중 기질이다. 그런데 이시미라는 싸움의 대상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이시미가 상상의 동물인지, 언젠가 사라졌지만 자연의 생태 속에 실재했던 동물인지 여기서 따질 것은 없다. 인간 앞에 거대하고 두려운 존재라는 점에서 호랑이와 마찬가지다. 민담과 전설 속에 이시미(이무기)는 괴력을 발휘하는 물체이며 대개 신비화되어 있다. 유명한 꼭두각시극에도 용강 이시미가 등장하는바 역시 사람을 무수히 잡아먹는데, 홍동지가 대담하게 덤벼들어 박첨지를 구출하고 그놈을 잡아버린다. 홍동지는 민중 호걸의 불굴의 모습이라 여겨지는바, 지금 이시미 사냥의 두 장사 또한 통하는 유형이다.

 

그리고 이시미 사냥의 경우, 실은 물질적 이익의 추구에 목적이 있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해서 장사가 이시미에서 노린 것은 오직 진주였다. 반면에 대구 장사는 질박한 민중 기질을 유지한 인물이다. 해서 장사가 자기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함이라고 한 말은 술수였다는 것이다. 이익의 관철을 위해서는 생사를 건 모험을 피하지 않으며 거짓말과 배신도 불사한다. 또한 물질적 이득은 손잡고 생사를 같이하던 동지와도 대립하는 갈등 국면을 초래한다. 요컨대 이시미 사냥이란 이야기 속에서 자본주의적 논리가 배태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소박한 기질의 소유자 대구 장사는 이익의 논리에 이용당하면서 기껏 떡고물로 자위했던 셈이다.

-임형택, 이조시대 서사시2, 창비, 2020, 520

 

1 이무기 잡으려는 사내를 만나다
2 두 사람이 합심해 이무기를 잡다
3 사냥 후에 거짓말이 들통나다
4 고기 먹은 후 헤어진 후 다신 만나지 못하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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