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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민을 구휼한 김만덕
탐라기(耽羅妓)
황상(黃裳)
耽羅老妓女 小時佳冶人 | 탐라의 늙은 기녀는 소싯적 아리따운 사람이었지만 |
色衰鞍馬少 發憤殖萬緡 | 미모 쇠해 찾아오는 이 적자 화남을 발산하며 돈 불렸네. |
門前八桅船 本自賣釵釧 | 문 앞에 돛대 배 있으니 본시 비녀와 팔찌 팔았네. |
採螺送楸子 販米向棃津 | 소라 캐러 추자도로 보내고 쌀 팔러 이진 1으로 향하지. |
遂令箱匳中 顆顆積珠玭 | 마침내 상자와 경대 속에 알알이 진주와 구슬 쌓였네. |
鹽雨帶黑風 一島靡了民 | 소금비가 검은 바람 띠니 한 섬 백성이 쓰러지네. |
九重旰其食 列郡疲恤鄰 | 조정 2에서 바빠졌지만 여러 고을 이웃을 구휼하느라 피폐해져 |
船粟嗟中絶 餓莩彌沙濵 | 배의 곡식이 아 중간에 끊겼구나! 굶주린 시체가 모래벌에 가득하네. |
偉哉一兒女 仰助千乘仁 | 위대하구나! 한 아녀자가 우러러 천승(임금)의 어짊을 도우니. |
窖庚無留粒 蒼生紛廻春 | 창고에 곡식 남김 없이 백성이 분주히 회춘하네. |
牧伯馳褒獎 廊廟奉絲綸 | 사또가 기림과 장려하길 분주히 하니 조정에서 임금의 말씀 받들었네. |
問女何所願 所願許皆循 | “네가 원하는 게 무어냐? 원하는 것은 그대로 따르길 허하노라.” |
女實無所冀 且本婢妾倫 | “저는 실로 바라는 게 없사옵고 또한 본래 천 것이옵니다. |
匪分夫人帖 不願朱提銀 | 부인첩은 분수가 아니옵고 질 좋은 은 3도 원하지 않사옵니다. |
生長小洲中 但與漢挐親 | 작은 고을에서 나고 자라 단지 한라산만 보았으니 |
一見金剛山 溘死亦不顰 | 한 번 금강산 보면 죽음에 이르더라도 또한 찡그릴 게 없사옵니다.” |
樓船渡滄海 驛馬驤紅塵 | 누선으로 바다를 건너 역마에 먼지 날리며 |
遂上毗盧頂 裙帶颺秋旻 | 드디어 비로봉 정상에 올라 가을 하늘에 치마와 띠 휘날리네. |
歸來入君門 召接如親臣 | 돌아와 궁궐에 들어가 불러 접하길 친한 신하처럼 했네. |
綵縀百餘匹 雜珮交璠珣 | 채색 비단 백여필과 여러 패물과 교차하는 옥들에다 |
后妃亦賜對 內人供廚珍 | 휴비는 또한 하사하며 접대하고 나인들도 궁중 진미 대접하네. |
大臣贈詩歌 學土謄牙脣 | 대신이 시를 지어 주어 학사들이 입술에 오르네. |
所遇咽街巷 盻望如天神 | 만나는 데에서 길거리 막혀 바라보길 하늘신처럼 하네. |
及歸散鄕里 榮華赫一身 | 제주로 돌아와 해산하니 영화로움으로 한 몸 빛나네. |
收拾治舊業 未幾復不貧 | 수습하여 사업을 다시 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가난을 벗어났네. |
斯世足男子 顏貌異洪匂 | 이 세상에 아첨하는 남자들은 얼굴모양 기이하고 넓은 향내나 |
鬚髥三四尺 博帶而峩巾 | 수염 3~4척에 넓은 띠에 높은 수건 걸쳤음에도 |
囊乏一錢貯 錐刀起嫌嗔 | 주머니에 한 푼 동전 쌓임도 없으면 송곳과 칼이 혐오하고 성내듯 일어나 |
枯死如秋蟲 身溫名己淪 | 말라 죽는 게 가을 벌레 같으니 몸은 따뜻하더라도 이름은 이미 영락하네. 『巵園遺稿』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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