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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 - 탐라기(耽羅妓)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황상 - 탐라기(耽羅妓)

건방진방랑자 2021. 8. 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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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민을 구휼한 김만덕

탐라기(耽羅妓)

 

황상(黃裳)

 

耽羅老妓女 小時佳冶人 탐라의 늙은 기녀는 소싯적 아리따운 사람이었지만
色衰鞍馬少 發憤殖萬緡 미모 쇠해 찾아오는 이 적자 화남을 발산하며 돈 불렸네.
門前八桅船 本自賣釵釧 문 앞에 돛대 배 있으니 본시 비녀와 팔찌 팔았네.
採螺送楸子 販米向棃津 소라 캐러 추자도로 보내고 쌀 팔러 이진[각주:1]으로 향하지.
遂令箱匳中 顆顆積珠玭 마침내 상자와 경대 속에 알알이 진주와 구슬 쌓였네.
鹽雨帶黑風 一島靡了民 소금비가 검은 바람 띠니 한 섬 백성이 쓰러지네.
九重旰其食 列郡疲恤鄰 조정[각주:2]에서 바빠졌지만 여러 고을 이웃을 구휼하느라 피폐해져
船粟嗟中絶 餓莩彌沙濵 배의 곡식이 아 중간에 끊겼구나! 굶주린 시체가 모래벌에 가득하네.
偉哉一兒女 仰助千乘仁 위대하구나! 한 아녀자가 우러러 천승(임금)의 어짊을 도우니.
窖庚無留粒 蒼生紛廻春 창고에 곡식 남김 없이 백성이 분주히 회춘하네.
牧伯馳褒獎 廊廟奉絲綸 사또가 기림과 장려하길 분주히 하니 조정에서 임금의 말씀 받들었네.
問女何所願 所願許皆循 네가 원하는 게 무어냐? 원하는 것은 그대로 따르길 허하노라.”
女實無所冀 且本婢妾倫 저는 실로 바라는 게 없사옵고 또한 본래 천 것이옵니다.
匪分夫人帖 不願朱提銀 부인첩은 분수가 아니옵고 질 좋은 은[각주:3]도 원하지 않사옵니다.
生長小洲中 但與漢挐親 작은 고을에서 나고 자라 단지 한라산만 보았으니
一見金剛山 溘死亦不顰 한 번 금강산 보면 죽음에 이르더라도 또한 찡그릴 게 없사옵니다.”
樓船渡滄海 驛馬驤紅塵 누선으로 바다를 건너 역마에 먼지 날리며
遂上毗盧頂 裙帶颺秋旻 드디어 비로봉 정상에 올라 가을 하늘에 치마와 띠 휘날리네.
歸來入君門 召接如親臣 돌아와 궁궐에 들어가 불러 접하길 친한 신하처럼 했네.
綵縀百餘匹 雜珮交璠珣 채색 비단 백여필과 여러 패물과 교차하는 옥들에다
后妃亦賜對 內人供廚珍 휴비는 또한 하사하며 접대하고 나인들도 궁중 진미 대접하네.
大臣贈詩歌 學土謄牙脣 대신이 시를 지어 주어 학사들이 입술에 오르네.
所遇咽街巷 盻望如天神 만나는 데에서 길거리 막혀 바라보길 하늘신처럼 하네.
及歸散鄕里 榮華赫一身 제주로 돌아와 해산하니 영화로움으로 한 몸 빛나네.
收拾治舊業 未幾復不貧 수습하여 사업을 다시 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가난을 벗어났네.
斯世足男子 顏貌異洪匂 이 세상에 아첨하는 남자들은 얼굴모양 기이하고 넓은 향내나
鬚髥三四尺 博帶而峩巾 수염 3~4척에 넓은 띠에 높은 수건 걸쳤음에도
囊乏一錢貯 錐刀起嫌嗔 주머니에 한 푼 동전 쌓임도 없으면 송곳과 칼이 혐오하고 성내듯 일어나
枯死如秋蟲 身溫名己淪 말라 죽는 게 가을 벌레 같으니 몸은 따뜻하더라도 이름은 이미 영락하네. 巵園遺稿1

 

 

 

 

인용

목차

해설

萬德傳

題耽羅妓萬德所得搢紳大夫贈別詩卷

김만덕의 파란만장한 삶과 갑인흉년에 드러난 진심

김만덕 이야기를 통해 사람평가에 대해 생각하다

 
  1. 이진(棃津): 전라남도 해남 땅에 있는 포구 [본문으로]
  2. 구중(九重): 대궐을 가리킨다. 천자가 거처하는 곳은 도성의 문이 아홉 겹이므로 일컫는 말이다. 『초사(楚辭)』 「구변(九辯)」에 "어찌 임금을 사모하지 않으리오마는, 대궐문이 아홉 겹인 것을..."이라 하였다. [본문으로]
  3. 주제은(朱提銀): 질이 좋은 은(銀)의 이명(異名)이다. 좋은 은이 주제현(朱提縣)에서 나기 때문에 이른 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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