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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와 21세기, 73장 - 본문

고전/노자

노자와 21세기, 73장 -

건방진방랑자 2021. 5. 11.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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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서양의 자연이란 개념에 해당하는 천지

 

 

그렇다면 서양언어의 명사로서 자연(Nature)에 해당되는 말은 노자철학에 없는가? 있다! 그것이 뭐냐? 그것이 바로 천지(天地)’라는 것이다. 그럼 천지란 무엇이냐?

 

천지란 무엇인가? 그것은 천()과 지()를 이름한다. 천이란 무엇이냐? 그것은 하늘이다. 지란 무엇이냐? 그것은 땅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천()과 지()가 본시 일반명사가 아니고 고유명사라는 뜻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즉 우주를 천()과 지()라는 고유명사 두 개를 합쳐서 말하는 예()가 타 문명권에는 보이지 않는다. 코스모스(cosmos), 월드(world), 유니버스(universe), 네이처(nature), …… 모두 하늘과 땅이라는 내용의 뜻이 아니다. 다시 말해서 천지(天地)는 중국문명에 고유한 세계관을 지칭하는 고유명사적 어법으로서 천과 지는 각기 그 근원을 올라가면 하늘신과 땅신을 지칭하는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래서 내가 그것을 고유명사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하나의 우주론으로 정착되는 것은 전국(戰國) 중엽(中葉, 아마도 초엽에서 중엽 사이), 즉 비교적 후대에 형성된 것이다. 이것을 나의 기철학(Philosophy of Ki-Mom)적 용어로 천지 코스몰로지(T'ien-ti Cosmology)라고 한다. 천지 코스몰로지(T'ien-ti Cosmology)적인 세계관을 초기 노자는 조금씩 반영하기 시작하다가 후기 노자는 본격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땅은 이 쏘일(Soil), 이 어쓰(Earth)인가? 하늘은 저 스카이(Sky), 저 헤븐(Heaven)인가? 바로 이러한 식의 이해가 유치한 서양인들의 실체론적 사고다. 동양에서 천과 지라는 것은 또 다시 이렇게 실체적인 대상을 가리킨 적이 없다. 땅이나 하늘이나 동양적 세계관에 있어서는 모두 기()(노자에게서 이러한 기론적(氣論的) 세계관이 정착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노자는 그 이전의 어떤 프로토적 모델만을 가지고 있다. 본격적인 氣論的 세계관은 전국말기에서 에 걸쳐 형성된 것이다.) 그런데 땅은 기()의 유형(有形)이요, 하늘은 기()(無形)일 뿐이다. 땅은 반드시 이 누런 땅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요. 하늘은 반드시 저 푸른 하늘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땅이란 형체있음을 이름하는 것이요, 하늘이란 형체없음을 이름하는 것이다. 형체없음이라 해서 비존재가 아니요, 그것 또한 존재의 한 양식일 뿐이다. 그것은 우리의 감관인식에 형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을 뿐이다. 무형(無形)과 유형(有形)이 모두 형()인 것이다.

 

 

하늘() 형체 없음(無形) 形而上 一形 一氣
() 형체 있음(有形) 形而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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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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