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서양의 ‘Nature’는 自然이 아니다
우리는 흔히 자연주의(Naturalism)하며는, 매우 낭만적인 목가적 풍경을 떠올린다. 모든 인위적 장난이 귀속되는 자리! 도시의 오염과 세멘트 정글의 굉음에서 벗어난 녹색의 고요함, 그 고요하고 풍요로운 자연의 목가적 풍경은 우리에게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노스탈자(nostalgia)를 제공하기에 충분한 것이다. 이것이 장 자크 룻소(Jean-Jacques Rousseau, 1712 ~1778)의 『에밀』과 같은 사상이 반영하고 있는 서구라파 계몽주의적 자연주의의 나이브(naive)한 측면이다. 문명을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자! 자연으로 돌아가자고 외치는 이들에게는 실제로 자연이 무엇인가? 그 자연에 대한 깊은 통찰이나 치밀한 분석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
자연(自然)이란 무엇인가? 물론 이 자연이란 말은 노자라는 사상가가 최초로 썼던 말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자연의 개념을 가지고 노자의 자연을 이야기하면 오류에 빠지는 것이다. 즉 우리의 자연에 관한 모든 논의는 노자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즉 노자가 최초로 규정한 의미로써 우리는 우리의 자연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고전을 대할 때 가장 흔히 범하는 오류인 것이다. 근원으로써 말류를 설명해야지, 말류로써 근원을 규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자연은 자연(自然)이 아니다. 즉 우리가 말하는 자연은 서양언어의 네이쳐(Nature)나 나투르(Natur)에 해당되는 명사다. 사실 그것은 해당된다고 말하기보다는, 우리가 쓰고 있는 언어 그 자체가, 노자가 원래 규정한 의미와는 무관한 서양언어인 것이다. 단지 서양말의 번역술어에 불과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명사다.
그러나 노자는 자연을 명사로 말한 적이 없다. 명사가 아니라는 것은 그것이 하나의 독립된 실체적 개념이 아니며, 단지 어떠한 사태를 기술하는 문장 형태를 갖춘 것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명사가 아니라 상사(狀詞)인 것이다. 자연(自然)은 하나의 독립된 개념으로 쓰인 적이 없고, 자(自)와 연(然)이 독립된 의미단위이며 그것이 합해져서 이루어지는 문장인 것이다. 자(自)는 무엇인가? 스스로 자(自)이다. 연(然)은 무엇인가? 그럴 연(然)이다. 그럼 이 둘을 합치면 어떤 뜻이 되는가?
自 | 然 |
스스로 | 그러하다. |
self | so |
What-is-so-of-itself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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