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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강의가 끝난 후 다가온 대만청년
이 감동의 순간이 끝났을 때였다. 어떤 귀엽게 생긴 젊은 동양남자가 나에게 다가왔다.
“진 쟈오서우, 쩨이거 쩨이거 쩐마지에스(金敎授! 這個, 這個, 怎麼解釋?)”
대만 청년이었다. 아주 곤혹스러운 표정이었다. 아주 절망스러운 표정이었다. 나는 그때 얼핏 그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육감이 스쳤다. 그때가 바로 대만에서 어마어마한 지진이 나고, 나의 대만대학교 옛친구들의 희생소식까지 들려왔던 그 바로 직후였다.
“김교수님이 말씀하시는 그 땅을 어떻게 믿습니까? 그 위대한 땅이 마구 흔들립니다. 그 위대한 자연이 마구 요동칩니다. 그 흔들리는 땅으로 우리는 결국 되돌아가야 한다는 겁니까? 동양철학적 세계관이 다 뭡니까? 땅을 믿고 살 수가 없다니! 도대체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되는 겁니까?”
과연 내가 그 청년의 고뇌 앞에서 무엇을 말할 수 있으랴! 어떠한 인간의 언어로 그를 위로할 수 있으리오. 나는 그와 함께 눈물을 흘리고 애통해 할 수밖에는 없으리라! 나는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나의 침묵 속에서 다음과 같은 노자의 말씀을 떠올리고 있었다.
티엔띠 뿌르언!
天地不仁!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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