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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경한글역주, 제8장 선진시대 효의 담론화 - 순자의 냉철한 합리주의 본문

고전/효경

효경한글역주, 제8장 선진시대 효의 담론화 - 순자의 냉철한 합리주의

건방진방랑자 2023. 3. 3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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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자의 냉철한 합리주의

 

 

여기서 중요한 것은 효가 논쟁의 중심과제로서 담론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효의 담론화 과정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효경의 성립을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순자(荀子)의 냉철한 합리성은 다음의 논지에서 더욱 명료하게 드러난다. 순자(荀子)의 합리주의는 우리가 삼강행실도의 비판적 검토에서 논의한 바, 인륜관계의 쌍방성에 관한 것이다. 그는 일방적 관계는 결국 인간세에 파탄을 가져올 뿐이라고 굳게 믿는다. 순자(荀子)는 인륜관계의 무차별적 평등이라는 것은 혼란을 의미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하이어라키(hierarchy, 계층)는 인정하지만 복종주의나 권위주의는 수용하지 않는다. 그는 우선 군ㆍ신, 부ㆍ자, 형제, 부ㆍ부의 관계가 인륜도덕의 근본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군신ㆍ부자ㆍ형제ㆍ부부 이 네 관계는 시작하면 끝이 나고, 끝나면 또다시 시작하여 무궁한 순환고리를 이루는 것이니, 천지와 이치를 같이 하고, 만세와 더불어 같이 영원하다. 이러한 것을 일컬어 대본(大本)이라 말하는 것이다. 왕제(王制)

君臣父子兄弟夫婦, 始則終, 終則始, 與天地同理, 與萬世同久, 夫是之謂大本.

 

 

그것이 우주만물의 큰 근본인 만큼, 그것은 예에 합당하고, 의에 합당하여야 하며, 쌍방이 호혜적 관계를 이루는 것이라야만 한다. 그가 임금의 바른 도(君道)를 말하는 첫마디는 매우 함축적이고 시사적이다.

 

 

혼란한 임금이 있어 혼란한 나라가 있는 것이지 혼란한 나라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잘 다스리는 인물이 있고 나서 좋은 법이 있는 것이지 나라가 저절로 잘 다스려지는 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군도(君道)

有亂君, 無亂國; 有治人, 無治法.

 

 

난군(亂君)만 있고 난국(亂國)은 없다. 치인(治人)만 있고 치법(治法)은 없다. 천하의 명언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순자(荀子)의 합리주의에 깔린 깊은 인민대중에 대한 사랑을 읽을 수 있다. 21세기에도 이러한 메시지는 강렬하게 우리 체험의 한복판을 쑤시고 들어온다. 어찌 어지러운 대한민국이 있을까 보냐? 단지 대한민국을 어지럽히는 권력자들만 있을 뿐이다. 다스리는 사람[治人]만 있고 다스리는 법[治法]은 없다라고 말하는 뜻은, 아무리 법이 완전해도 법 자체로써 사회에 질서를 부여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 법을 해석하고 운용하는 사람이 훌륭해야 치법은 치법으로서의 가치를 지닐 수 있다는 뜻이다.

 

 

 

 

인용

목차

원문 / 呂氏春秋』 「孝行/ 五倫行實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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