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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한글역주, 이인 제사 - 8. 도를 들을 수만 있다면 본문

고전/논어

논어한글역주, 이인 제사 - 8. 도를 들을 수만 있다면

건방진방랑자 2021. 5. 28.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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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도를 들을 수만 있다면

 

 

4-8.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여한이 없다.”
4-8. 子曰: “朝聞道, 夕死可矣.”

 

사람들의 일상적 체험 속에서 자주 회자되는 이 유명한 논어의 구절의 해석에 관해서도 고주의 입장과 신주의 입장이 다르다. 우리는 이 두 입장을 모두 수용해야만 본 장의 언어에 담겨있는 공자의 삶의 애틋한 호소를 보다 리얼하게 느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주는 이 공자의 고백을 정치사적 맥락에서 푼다. ‘문도(聞道)’의 도()는 도덕의 정치가 실현되는 세상의 출현을 의미한다. 공자는 죽음에 임박할 때까지 자신의 고국, 노나라에 그러한 인정(仁政)의 밝은 세계가 도래하기를 꿈꾸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몸은 쇠해가고 죽음의 그림자가 엄습한다. ~ 아침에 그러한 도의 세상이 밝았다는 소식 한 번만 들을 수 있다면 저녁에 죽어도 여한이 없을 텐데! 고주는 말한다.

 

 

죽음은 가까워 오는데 이 세상에는 도가 있다는 소식을 못 듣는 안타까움을 말한 것이다.

言將至死, 不聞世之有道也.

 

 

황간은 말한다.

 

 

세상에 도가 없음을 탄식한 것이다. 그러므로 아침에 세상에 도가 밝았다는 소리만 듣기만 해도 저녁에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고 말한 것이다. 그래서 괜찮다라고 말한 것이다.

歎世無道, 故言設使朝聞世有道, 則夕死無恨, 故云可矣.

 

 

그런데 신주는 이러한 정치사적 맥락과 무관한 공자의 일상적 체험, 즉 진리를 갈망하는 향심의 애절한 호소로서 풀고 있다. 다산은 신주의 입장을 강력히 지지한다. 주자는 말한다.

 

 

도라는 것은 사물이 제각기 정당한 모습을 지니는 이치이다. 만약 그 도를 얻어 듣는다면 삶이 순탄하고 죽음이 편안하여 다시 한을 남기는 일이 없게 될 것이다. 아침과 저녁을 말한 것은 그때의 가까움을 매우 극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道者, 事物當然之理. 苟得聞之, 則生順死安, 無復遺恨矣. 朝夕, 所以甚言其時之近.

 

 

()는 진리의 길이요, 또 구극적으로 이 세계에 구현되어야 할 길이다. 도는 나에게 터득되어질 뿐만 아니라, 남과 더불어 터득되어야 하는 것이다. 공자는 도를 말할 때, 자기 내면의 자각으로만 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또 사회적으로 구현되어야 할 규범으로서만 말하지도 않았다. 보편적 사회적 규범은 반드시 인성의 자각 속에 그 보편성의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인()이다. 결국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괜찮다는 공자의 실존적 고백의 저변에서 나는 아침ㆍ저녁으로 바뀌어 돌아가는 춘추말기의 격변 속에서 무엇인가 도에 대한 인성의 자각과 도덕적 사회의 실현을 갈구하는 공자의 소망이 절망으로 변해가는 세음(世音)을 듣는다. 저녁에 죽어도 좋으련만 결국 그 아침에 도는 들리지 않았다. 뭉크(Edvard Munch, 1863~1944)절규(The Cry, 1893) 라는 화폭의 함성처럼 이 공자의 절규는 우리의 텅 빈 가슴의 허공 속에 메아리치고 있지 아니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도의 자각과 실현에 대한 소망을 포기하지 않고 숨을 거두었던 공자의 삶에 대하여 우리는 경외감을 표해야 할 것이다.

 

 

도라는 것은 사물이 제각기 정당한 모습을 지니는 이치이다. 만약 그 도를 얻어 듣는다면 삶이 순탄하고 죽음이 편안하여 다시 한을 남기는 일이 없게 될 것이다. 아침과 저녁을 말한 것은 그때의 가까움을 매우 극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道者, 事物當然之理. 苟得聞之, 則生順死安, 無復遺恨矣. 朝夕, 所以甚言其時之近.

 

정이천이 말하였다: “사람은 도를 알지 않으면 안 되니, 만약 도를 들을 수 있다면 비록 죽더라도 가()하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程子曰: “言人不可以不知道, 苟得聞道, 雖死可也.”

 

또 정명도가 말하였다: “여기서 듣는다고 하는 것은 모두 실제적인 이치이다. 사람이 그것을 깨달아 신험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은 진실로 큰일인데, 진실로 얻은 바가 있지 아니 하다면 어찌 저녁에 죽는 것을 가()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又曰: “皆實理也, 人知而信者爲難. 死生亦大矣, 非誠有所得, 豈以夕死爲可乎?”

 

 

 

 

인용

목차 / 전문

공자 철학 / 제자들

맹자한글역주

효경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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