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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종횡무진 동양사, 1부 태어남 - 1장 중국이 있기까지, 기나긴 분열의 시대④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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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동양사, 1부 태어남 - 1장 중국이 있기까지, 기나긴 분열의 시대④

건방진방랑자 2021. 6. 3.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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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분열의 시대

 

 

그러나 춘추시대의 후반기를 장식하는 초ㆍ오ㆍ월에 이르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 세 나라는 황하는 물론 화이허보다도 더 남쪽인 양쯔 강 유역에 자리 잡은 남방 국가들이다. 하ㆍ은ㆍ주의 삼대는 전부 북중국의 중원을 기반으로 삼은 왕조였다. 그러므로 전통 제후국의 입장에서 보면 초ㆍ오ㆍ월은 원래 양이(攘夷)’의 대상인 오랑캐들이었다.

 

초나라는 이미 제 환공 시대부터 남중국의 넓고 비옥한 영토를 기반으로 세력을 키워 중원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제 환공은 초나라의 위협을 받는 중원의 약소국들이 도움을 요청하자 이를 무력으로 막아내고 중원을 지킨 바 있었다. 진 문공 역시 재차 북상을 추진한 초의 공격을 막는 데 최대의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나 제와 진의 세력이 약화되면서 이제 초나라의 발목을 잡는 것은 사라졌다. 진 문공이 죽고 진의 대외 정책이 소극적으로 전환되는 틈을 타초의 장왕(莊王)은 진의 군대를 격파하고 채()ㆍ정()ㆍ진()ㆍ송()ㆍ노()ㆍ조() 등의 약소국들을 복속시켜 마침내 중원의 서열 1위로 우뚝 섰다. 남중국 왕조가 중원을 정복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거칠 것이 없던 초의 발목을 잡은 것은 전통의 북중국 제후국이 아니라 같은 남중국의 오와 월이었다. 중원의 진과 남방의 초가 대립하고 있던 기원전 6세기 무렵 오와 월은 양쯔 강 이남에서 세력을 키운 뒤 북쪽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이후 오와 월은 서로 패권을 주고받으면서 춘추시대의 마지막 50년간을 장식한다. 당시 오의 합려(闔閭) 대 월의 구천(句踐), 오의 부차(夫差) 대 월의 구천으로 이어지는 오와 월의 다툼은 오월동주(吳越同舟)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는 고사성어로 후대까지 전해지는 유명한 이야기다. 그러나 자기들끼리 심하게 다투던 오와 월은 이후 초의 손에 멸망당했다.

 

▲ 와신상담의 무기. 왼쪽은 오나라 왕 부차의 동검이고, 오른쪽은 월나라 왕 구천의 동검이다. 춘추시대 장수들이 사용하던 전형적인 무기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직은 청동제 무기지만 전국시대에 들면 철제 무기로 바뀌고 싸움도 더 치열해진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춘추시대 후반기를 통해 초ㆍ오ㆍ월 같은 남중국 왕조들이 중원의 질서에 편입되었다는 점이다. 원래 중국 문명은 황하를 중심으로 하는 중원에서 탄생했으며, 주나라(서주) 시대까지도 북중국이 문명의 적통이었다. 그러나 춘추시대를 거치면서 양쯔 강 이남의 남중국 지역까지 자연스럽게 중원 문화권에 포함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중원을 포함하는 화북과 강남으로 확정된 중국의 강역은 시대가 지나면서 조금씩 넓어지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이 시대의 경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17세기 만주족의 정복 왕조 청이 중국을 지배하면서 만주가 중국의 강역에 포함되기까지 2000여 년 동안 중국의 역사는 춘추시대에 정해진 경계를 무대로 해서 전개되는 것이다. 춘추시대 이후에는 오랑캐라는 말도 남중국과는 무관해지고 고비 사막 너머 몽골 지역과 서북부 변방의 북방 민족들만을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된다(한반도를 가리키는 동이라는 이름도 한반도의 역사가 중화 질서에 편입되는 7세기 신라의 삼국 통일 이후부터는 사라지게 된다).

 

 

▲ 춘추 5패와 전국 7웅 양쯔강 이남에 자리 잡은 초ㆍ오ㆍ월 3국은 춘추시대를 거쳐 중원 문화권에 포함되었다. 만약 중화사상이 춘추시대 이전 서주 시대에 완성되었다면, 중원의 나라들은 강남의 나라들을 오랑캐로 분류하고 적대시했을지도 모른다. 강남이 중원 문화권에 포함됨으로써 이제부터 ‘오랑캐’는 북방 이민족들만 남게 되었다.

 

 

인용

목차

연표

십팔사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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