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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보 - 경설(鏡說) 본문

산문놀이터/삼국&고려

이규보 - 경설(鏡說)

건방진방랑자 2019. 4. 1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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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두운 거울을 자주 보는 이유

경설(鏡說)

 

이규보(李奎報)

 

 

居士有鏡一枚, 塵埃侵蝕掩掩, 如月之翳雲, 然朝夕覽觀, 似若飾容貌者.

客見而問曰: “鏡所以鑑形, 不則君子對之, 以取其淸. 今吾子之鏡, 濛如霧如, 旣不可鑑其形, 又無所取其淸. 然吾子尙炤不已, 豈有理乎?”

居士曰: “鏡之明也, 妍者喜之, 醜者忌之. 然妍者少醜者多, 若一見, 必破碎後已, 不若爲塵所昏. 塵之昏, 寧蝕其外, 未喪其淸, 萬一遇妍者而後磨拭之, 亦未晚也.

! 古之對鏡, 所以取其淸; 吾之對鏡, 所以取其昏, 子何怪哉.” 客無以對. 東國李相國全集卷第二十一

 

 

 

 

 

 

해석

居士有鏡一枚,

거사가 하나의 거울이 있었는데

 

塵埃侵蝕掩掩, 如月之翳雲,

먼지가 잔뜩 껴 흐릿하니 마치 달이 구름에 가려진 것 같았지만

 

然朝夕覽觀, 似若飾容貌者.

아침저녁으로 들여다보는 것이 마치 용모를 꾸미려는 사람 같았다.

 

客見而問曰:

나그네가 보고 물었다.

 

鏡所以鑑形,

거울은 형체를 비춰주는 것이고

 

不則君子對之, 以取其淸.

그게 아니라면 군자는 그것을 대하여 맑음을 취하는 거라네.

 

今吾子之鏡, 濛如霧如, 旣不可鑑其形,

이제 그대의 거울은 흐려 안개가 낀 듯하니 이미 형체를 비출 수 없고

 

又無所取其淸.

또한 맑음을 취할 것도 없지.

 

然吾子尙炤不已, 豈有理乎?”

그러나 그대는 오히려 비춰보길 그치지 않으니 어떠한 이치가 있는가?”

 

居士曰: “鏡之明也, 妍者喜之, 醜者忌之.

거사가 말했다. “거울이 밝다면 예쁜 사람은 좋아하고 못 생긴 사람은 꺼릴 것이네.

 

然妍者少醜者多, 若一見,

그러나 예쁜 사람은 적고 못 생긴 사람은 많으니, 만약 한 번 본다면,

 

必破碎後已, 不若爲塵所昏.

반드시 깨버린 후에야 멈추리니, 먼지로 어둡게 하는 것만 못하다네.

 

塵之昏, 寧蝕其外, 未喪其淸,

먼지로 어두워짐은 차라리 외부는 더럽혀졌을지라도 맑음을 잃은 건 아니니,

 

萬一遇妍者而後磨拭之, 亦未晚也.

만일 예쁜 사람을 만난 후에 닦아도 또한 늦지 않지.

 

! 古之對鏡, 所以取其淸;

! 옛적엔 거울을 대할 때 맑음을 취했었는데,

 

吾之對鏡, 所以取其昏, 子何怪哉.”

나는 거울을 대할 때 어둠을 취하니 자네는 무엇이 이상한가.”

 

客無以對. 東國李相國全集卷第二十一

나그네는 대답이 없었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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