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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 겨울수련회 참가기 - 16. 교육에 대한 고민들: 섬쌤, 동글이쌤, 오동선쌤편 본문

연재/배움과 삶

교컴 겨울수련회 참가기 - 16. 교육에 대한 고민들: 섬쌤, 동글이쌤, 오동선쌤편

건방진방랑자 2019. 10. 2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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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교육에 대한 고민들: 섬쌤, 동글이쌤, 오동선쌤편

 

 

 

첫 번째 강연자는 섬쌤이다. 섬쌤은 만날 때마다 교육의 문제는 교육으로만 접근해선 풀 수 없다는 말을 했었다. 사회는 여러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만들어지고, 인간도 여러 감정과 관계가 착종되어 형성된다. 그렇기에 사회 속의 인간이 만들어가는 교육은 다양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직 선생님들이 모두 모이지 않아,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72일간 북유럽 4개국을 돌아보고 난 소감

 

섬쌤은 북유럽에 여행을 갔던 이유를 설명하며 교육은 사회 속에서 존재하고, 문화와 함께 있다는 말로 시작했는데, 그건 위에서 쭉 얘기했던 의미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여러 교육매체에서 북유럽을 교육의 이상향인양 소개하고 있는데, 북유럽 사회는 어떻고, 실제 교육은 어떤지 확인하기 위해 떠났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막상 그곳에 가보니, 그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었을 뿐이었다고 한다. 독일에선 욕을 하며 싸우는 모습도 봤고 노르웨이에서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모습도 봤으며, 가정폭력이 일어나는 모습도 보면서 실망을 하기도 했단다. 하지만 그런 경험들을 통해 그 사회를 환상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게 되었고, 그제야 실상을 면밀히 보게 되었다고 한다.

 

 

사진으로만 보아도, 얼마나 열심히 마주치고 엉키며 그 감정들에 솔직했는지가 드러난다.

 

 

그 사회도 인간이 사는 똑같은 사회이기에 문제들이 없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한국사회와 다른 점은 사람들이 여유가 넘친다는 점, 점심에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 여유를 찾는 방법을 안다는 점 등을 뽑았다. 그러면서 개인주의가 매우 강해서 버스 정류장 같은 곳에 가면 사람들끼리 3미터 이상씩 떨어져 있거든요. 자기 곁에 다른 사람이 있는 걸 싫어하니 그렇죠. 그런데 사회와 자신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어요. 그래서 장애인을 위한 시설물을 만들 때, 우리나라의 경우는 배려지만, 그 사람들은 그저 같이 사는 것일 뿐이라 생각하는 거죠. 그런 생각은 아마도 자기들은 높은 세금을 내지만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기 때문에, ‘공공을 위해 사적 손해는 감수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는 듯했어요.”라는 말을 덧붙였는데, 그런 생각의 차이가 이와 같은 사회적 문제의 차이를 낳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에선 세금 내는 것을 아까워하며, 그 세금을 집행하는 사람조차 눈먼 돈이라 생각하여 크게 고민하지 않고 실적을 낼 수 있는 곳(보여주기를 할 수 있는 곳)에 편성하여 무조건 쓰고 본다. 그러니 공공성은 완전히 사라지고, 살기 위해선 각자도생各自圖生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개인을 사회가 책임져 준다는 인식이 틀어지니, 다른 것은 물론이고 교육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하지만 15분이란 시간은 이야기를 제대로 풀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러다 보니 섬쌤은 시간에 맞추기 위해 대부분의 내용을 건너뛰며 중간 중간 인상적인 부분들만 얘기해주는 식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고 기승전결기승만 이야기하는 것처럼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강의가 끝나고 자리에 돌아온 섬쌤에게 “15분이란 시간을 굳이 맞출 필요 없이 조금 길게 했어도 됐을 텐데, 더 많은 내용을 듣지 못해 많이 아쉽네요라고 말했던 것이다.

 

 

15분이 그렇게 짧고도 아까웠다. 다음엔 풀스토리를 들을 날도 오겠지.

 

 

 

핀란드의 교육을 체험하고 난 소감

 

동글이쌤은 핀란드에서 머물며 교육기관과 공동 사업을 진행도 해보고, 수업도 해보았다고 한다. 첫 수업을 했을 때 망한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 실망을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수업을 잘못하여 사람들이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핀란드 사람들이 원래 잘 표현하지 않기에 그런 반응을 보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얘기는 “‘(      )의 교육이 답이다고 일반적으로 생각하지만, 괄호 안에 어떤 나라를 주어로 넣어도 그건 우리에겐 답이 될 수 없어요. 그런데 우린 다른 나라의 예들이 우리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하는 것이죠. 그게 아니라 ‘(      )의 교육은 상상력을 불러 일으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해야 맞습니다.”라는 말이었다.

선진국의 교육시스템이라면 무조건 좋은 것, 따라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우리 것은 모두 저열하고 문제투성이인 것으로 받아들여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시기에 서양은 우월한 과학지식과 군사무기를 앞세워 동양의 나라들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그러니 그 땐 오리엔탈리즘이 강하여 자기 고유의 문화를 업신여기고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고유의 문화가 가진 힘, 500년 이상씩을 유지해온 나라가 지닌 역사성의 저력을 알게 되었고 서양만이 무조건 진리라는 인식도 깨져나가기 시작했다. 서양의 문화란 한 시대를 풍미한 문화일 뿐, 영원히 지속되거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인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육, 의료, 산업, 기술 등에선 서양을 선망하는 풍조가 있으니 문제가 된다. 단순히 참고 사항으로 받아들인다기보다 절대적인 우월성으로 받아들여, 무분별적으로 적용하려 하니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동글쌤은 바로 그와 같은 인식을 지적하고 있었고, 그 말엔 나도 동의했다.

 

 

핀란드의 교육학자, 파시 살베리의 말에 공감한다. 근데 한국은 살베리의 말과 반대라지~ 아마도!~

 

 

 

민주적 환경과 혁신학교

 

오동선쌤은 처음부터 대학 입시를 위한 교육과, 학교장 중심의 제왕적 권력구조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교육정책은 사기에 가깝다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쉽게 뱉지는 못할 주장을 펴며 강연을 시작했다. 동선쌤은 학교에서 교내수칙부터 먼저 파악한 후, 수칙과 어긋나는 지시가 내려오면 거부한다고 한다. 그러니 교장들 사이에선 동선쌤이 그 학교에 배정을 받으면 올해 고생길이 훤히 열렸네요라는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한다고 한다. 당연히 누려야 할 것을 주장하는 순간, 오히려 문제 있는 사람으로 평가되는 현실을 목도할 수 있었다. 이 말만 듣고 보면 되게 우직하게 강단 있게 또는 무섭게 생겼을 것 같지만, 동선쌤은 미소년의 부드러운 미소를 지닌 청년 같은 쌤이었다.

인상 깊었던 말은 지금의 혁신학교는 50%도 성공하고 있지 못합니다. 혁신학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학교 자체가 지금의 권위적이고 보여주기에 치중하는 환경에서 벗어나 민주적인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라는 말이었다. 혁신학교는 어찌 보면 현 체제 하에서 교육의 올바른 모델을 만들기 위해 등장한 학교다. 그래서 초반엔 여러 기대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시간이 지나며 어느 순간엔 연구학교와 별로 차이가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동선쌤은 학교가 현재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민주적인 환경을 통해 교사 개개인의 독립성과 개성이 살아 숨 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부드러운 미소, 그치만 강인한 정신을 지닌 동선쌤의 모습.

 

 

인용

목차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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