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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 겨울수련회 참가기 - 17. 교육에 대한 고민들: 강상희쌤, 최성욱쌤편 본문

연재/배움과 삶

교컴 겨울수련회 참가기 - 17. 교육에 대한 고민들: 강상희쌤, 최성욱쌤편

건방진방랑자 2019. 10. 2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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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교육에 대한 고민들: 강상희쌤, 최성욱쌤편

 

 

교육을 바꾸는 15이란 강연은 강의를 준비하느라 부담 갖지 말고 자신이 지금까지 어떤 교육을 하며 살아왔는지 진솔하게 이야기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됐을 것이다. 그래서 15분이란 짧은 시간을 설정해놨던 거겠지.

그때 불현듯 만약 내가 저 자리에 선다면 15분 동안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단재학교에서 자전거 여행을 하며 느꼈던 얘기를 담소 나누듯 풀어냈을 거 같았다. 그게 어떻게 시민성과 관련되어 있는지는 생각해볼 문제지만, 여행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아이들을 새롭게 보게 된 것이기에 나눌 만한 얘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나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졌다면, 자전거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을 것이다.

 

 

 

교사의 한계가 느껴지던 그 순간이 뛸 수 있는 그 순간

 

강상희쌤의 세계시민교육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불편함이란 다소 알쏭달쏭한 제목을 전면에 내세움으로 오히려 어떤 내용의 강의일지 궁금하게 했다. 제목만 놓고 보면 세계시민교육이란 말을 거부하는 것 같아 보였고, 그렇다면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할지 기대하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상희쌤은 자기 스스로 평화, 공정무역, 환경오염과 같은 것들에 문제의식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니 그걸 아이들에게 가르쳐 보기도 했고 여러 방법으로 이야기를 해보기도 했는데, 그렇다고 아이들이 그런 의식을 지닌 사람이 되거나 관점이 넓어지거나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쯤 되니 어디까지 가르칠 수 있나?’하는 회의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 장면이야말로 현장의 교사가 애쓰면 애쓸수록 학생들은 공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교사가 많이 알면 알수록, 교사가 학생보다 우월한 존재일수록 학생들에게 많은 것을 전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기존의 교육관이 여지없이 무너지는 순간이라 할 수 있다. 때론 하나도 몰라도 가르칠 수 있고, 때론 가르치려 하지 않는 속에서 배움이 일어나기도 하는 등, 가르침과 배움은 하나로 규정될 수 없는 역동적인 흐름이니 말이다.

그래서 지금 상희쌤은 전면에 부각시켜 그런 내용들을 가르치려 하기보다 교사가 그런 생각으로 교과를 가르치면, 그런 생각들이 교과에 내재되어 자연스레 전달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건 곧 가르쳐야 한다는 부담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났다는 얘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올핸 좀 더 교사로서 나를 따르라는 자임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가벼워진 상태로 아이들을 만나게 될 거란 기대가 들었다.

 

 

열심히 고민하며 교단에 서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래도 올핸 좀 더 가벼워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됐다.

 

 

 

차별은 체계적으로, 일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성욱쌤은 특수학교쌤이며 장애인 교사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경험한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차별에 대한 얘기를 해줬는데 많은 부분이 와 닿았다. 아무래도 나를 포함한 교컴에 모인 쌤들과 다른 환경이다 보니, 장애인으로 느껴야 했던 차별, 그리고 현장의 문제들이 훨씬 적나라하게 보였을 것이다.

성욱쌤은 대놓고 차별하는 세상에 대한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1983년이 되어서야 장애인들에게 2종 보통 면허를 허가해줬으며(그 전까지는 이동권에 대한 어떤 논의도 없었다는 것이다), 1999년엔 무려 지적장애인강제불임시술이 도입되어 장애인의 인권을 깔아뭉갰고, 2종 보통이 허가된 지 17년이 지난 2000년에 와서야 1종 면허가 허용되었다고 한다. 성욱쌤은 별 표정의 변화 없이 그런 얘기를 담담히 해주셨지만, 얼핏 들었음에도 화가 치밀만한 얘기였다. 아마도 그렇게 담담히 얘기해주신 데엔, ‘세상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차별이 있거든요라는 말이 숨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예전에 동섭쌤은 비고츠키 강의를 통해, ‘장애란 원래 있는 게 아닌, 사회 시스템이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드러냈었다. 청각장애인들을 보고, 비니어드 섬의 사람들은 ! 그들은 장애인이 아니었어요, 단지 듣지 못하는 사람들이었지만요!”라고 말한다는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었다. 그렇게 장애에 대해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성욱쌤의 얘기를 듣다 보니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욱쌤이 준비해온 내용은 훨씬 많았다. 그래서 15분의 시간에 모두 할 순 없었다. 아마도 이렇게 다양한 선생님들이 모인 자리에서 발언할 기회는 많지 않기에 이 기회에 많은 얘기를 하고 싶으셨던 것 같았다. 하지만 시간은 정해져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중간에 부랴부랴 강연을 마쳐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번엔 아예 2시간 강연을 할 수 있게 해주던지, 그게 아니면 15분의 시간을 각자의 얘기 주제에 맞게 10~30분 정도로 탄력적으로 진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좀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린 너무도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

 

 

 

열정, 다양성, 그리고 선입견

 

모든 강연이 끝나고 나니,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고민하고 애쓰며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준규쌤은 이렇게 열심히 하는 선생님들이 있다는 것, 특히 젊은 선생님들이 최선을 다한다는 건 대단한 거 같아요라고 했는데, 그건 어제 뒤풀이에서의 얘기와 15분 강의에서 들은 얘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싶었다.

또한 교육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알게 되었다. 보통 교사라고 하면 초등쌤들과, 일반교과를 가르치는 중등쌤들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곳에 와서 특수학교쌤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교사 내에서도 어느 정도의 차별 의식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뿐인가, 나처럼 대안학교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이런 자리에 참석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자칫 잘못될 경우 교실밖 교사 커뮤니티가 아닌 그들만의 리그로 오해될 소지도 있다. 그러지 않으려면 교육이란 활동을 하고 있는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인식의 폭을 넓히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교육을 바꾸는 15의 여러 사례 중 해외 사례의 발표자가 반절이 넘었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교컴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역시 교컴도 유럽의 선진 교육만이 정답이라고 선망하고 있잖아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드디어 1박2일의 일정이 끝났다.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해 정리하고 있다.

 

 

인용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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