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외국 사절단을 접대하는 공자의 모습
10-3. 임금께서 공자를 불러 외국사절단을 접대케 하시었다. 이때는 얼굴빛이 장중하게 변하시었고 걸음은 의례에 맞는 종종걸음을 하시었다. 영빈대열에 같이 서있는 동료에게 말을 전할 때는 말을 전하는 방향에 따라 두 손을 읍하여 좌우로 상체를 움직이게 되는데, 늘어진 옷자락의 앞뒤 재봉선이 가지런히 맞아 흐트러짐이 없었다. 빠르게 나아가실 때에는 긴 소매깃이 좌우로 펄럭이는 모습이 새가 날개를 편 듯하였다. 10-3. 君召使擯, 色勃如也, 足躩如也. 揖所與立, 左右手. 衣前後, 襜如也. 趨進, 翼如也. 빙례가 종료되고 외국사절단을 보내고 나면 반드시 명령을 잘 수행하였다고 복명해야 한다. 그때 공자께서는 이와 같이 말 씀하시었다: ‘손님들은 뒤돌아 볼 일 없이 잘 떠났습니다.’ 賓退, 必復命曰: “賓不顧矣.” |
이런 장을 적당히 눈치로 때우려고 하는데 반드시 『의례』의 「빙례(聘禮)」나 『주례』, 그리고 『주자어류』 권38 등을 참고하여야 한다. 춘추열국의 시대에는 제후들 사이에서 사절단을 보내 서로 상대방의 제후의 안부를 묻는 친선교류를 수시로 행하였다. 이것을 빙례(聘禮)라고 한다. 이 외국사절을 맞이하는 주인측 접대역(接待役)의 중신(重臣)들을 빈(擯)이라고 한다. 이들은 성문 안쪽 동쪽에 남북일렬로 서서 손님을 맞이하게 되는데 서쪽에는 똑같이 외국사절단이 일렬로 서게 된다. 사절단 사람들은 개(介)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들이 말하는 방식이 가관이다.
빈객과 주인이 직접 말을 하는 법이 없다. 먼저 빈객이 말을 전할 때에도 상개에서 먼저 전하고, 상개는 차개에게, 그래서 말개에게 전달되면 말개가 말빈에게 전하고, 말빈부터 다시 차례로 올라가 나중에는 주인에게 그 말이 전하여지면 그때서야 빈객과 주인이 마주보면서 눈짓으로 공수를 하며 서로에게 예의를 표하는 것이다. 이 과정이 왔다리갔다리 반복되는 것이다. 주나라 천자에게서 받은 등급의 명수(命數)가 정해져 있는데【『주례』 춘관 「전명(典命)」을 보라】, 제후이면 구명(九命)이다. 따라서 모든 국가 절도를 다 아홉수로 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빈객의 경우는 아홉수를 다 쓰고, 주인의 경우는 그 반만 쓰기 때문에 다섯 명의 빈(嬪)이면 족하다. 하여튼 이러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공자의 행동을 적어놓은 것이다. 마지막 복명(復命)시의 공자의 말에 대하여 조선의 대유 퇴계(退溪)는 『사서석의(四書釋義)』에서 ‘凡人有未慊事, 則多顧’라는 주석을 달아 놓았다. ‘대저 사람들이 만족스럽지 못한 일이 있으며 자꾸 뒤를 돌아보게 마련이다’라는 뜻이다. 퇴계의 해석의 맥락에 따라 번역하였다.
말개(末介) | ⇆●⇆●⇆●⇆●⇆●(次介)⇆●(上介)⇆●(賓客) |
⇅ | |
말빈(末擯) | ⇆◯(次擯)⇆◯(上擯)⇆◯(主人) |
‘擯’은 필인(必刃) 반이다. ‘躩’은 구약(驅若) 반이다. ○ ‘빈(擯)’은 주국(王國)의 임금이 외국의 사절손님을 접대하라고 내보내는 사람들이다. ‘발(勃)’은 얼굴빛이 변하는 것이다. ‘각(躩)’은 땅에서 발을 높게 떼지 못하고 끄는 종종걸음이다. 모두 임금의 명령을 공경하게 받드는 까닭에 생겨나는 행동양식이다.
擯, 必刃反. 躩, 驅若反. ○ 擯, 主國之君所使出接賓者. 勃, 變色貌. 躩, 盤辟貌. 皆敬君命故也.
‘襜’은 적점(亦占) 반이다. ○ ‘소여립(所與立)’이란 같이 영빈 대열에 나란히 서있는 다른 빈자(擯者)를 일컫는다. 그런데 주인측의 빈은 등급을 나타내는 명수(命數)의 반만 쓰면 된다. 상공(上公) 즉 제후는 구명(九命)이니, 그 반인 다섯사람만 빈으로 써서 주인과 빈객 사이의 말을 전한다. 그 말을 전할 때 좌측의 사람(빈)에게 읍할 때는 그 한 손을 좌쪽으로 돌리고, 우측의 사람(빈)에게 할 때는 그 읍한 손을 우쪽으로 돌린다. ‘첨(襜)’은 옷자락이 흐트러짐이 없이 가지런한 모습이다.
襜, 亦占反. ○ 所與立, 謂同爲擯者也. 擯用命數之半, 如上公九命, 則用五人, 以次傳命. 揖左人, 則左其手; 揖右人, 則右其手. 襜, 整貌.
(趙進, 翼如也). 빠르게 큰 걸음으로 나아가실 때는 공수한 것을 풀고 우아하게 흔들며 걸어가는 모습이 마치 새가 날개를 편 듯하였다. (擯退). 임금의 공경을 풀게 하는 것이다.
疾趨而進, 張拱端好, 如鳥舒翼. 紓君敬也.
○ 이 한 절은 공자께서 임금을 위하여 빈상(擯相)이 되었을 때의 모습을 기록한 것이다.
○ 此一節, 記孔子爲君擯相之容.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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