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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3장 싯달타에서 대승불교까지 - 『도행반야경(道行般若經)』과 월지국 루가참의 기적 같은 번역 본문

고전/불경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3장 싯달타에서 대승불교까지 - 『도행반야경(道行般若經)』과 월지국 루가참의 기적 같은 번역

건방진방랑자 2021. 7. 14.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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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행반야경(道行般若經)과 월지국 루가참의 기적 같은 번역

 

 

그럼 진짜 8천송반야경의 모습은 어떤 것이었을까? 현존하는 한역대장경(漢譯大藏經) 속에 반야라는 말이 들어간 아주 희한한 경전이 하나 있습니다. 도행반야경(道行般若經)이라는 문헌이지요. 인도사람들은 진리의식만 강하고, 역사의식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누가 무엇을 했다는 것을 역사적 사건으로서 기술하는 데 별 관심이 없습니다. 인도역사기술방식에서 정확한 연대를 말하기 힘든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죠. 그런데 도행반야경이라는 문헌은 지루가참이라는 번역자의 이름이 명기되어 있고, 그 번역자가 중국에 와서 이 경을 한역(漢譯)한 시기를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는 인도측 역사에서는 얻기 어려운 것이기에 진실로 매우 소중한 것입니다.

 

우선 지루가참의 ()’월지국(月支國)’(혹은 월씨국月氏國이라고도 함)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월지의 루가참이라는 의미입니다. ‘루가참(婁迦讖)’은 산스크리트어 Lokakṣema의 음역입니다. 이 사람은 후한시대 환제(桓帝, 재위 146~167)의 말기에 중국에 왔으며 도행반야경AD 179(광화光和 연간)에 번역해낸 것이 확실합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어학교습소도 없었고 외국어학원도 없는 상황에서 전혀 생소한 문명에 도착하여 한 15년 만에 그토록 난해한 불경을 소리글체계의 문자에서 뜻글체계의 문자로 바꾼다는 것, 그것도 전혀 전례가 없는 상황에서 모든 단어나 개념을 쌩으로 지어내어야만 하는 창조의 작업, 그것이 과연 얼마나 어려운 과정이었을까 하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그것은 천재적인 쿠차국(龜玆國, Kingdom of Kucha, 출신의 스님이며 역경의 대가인 꾸마라지바Kumārajīva, 344~413)가 활약하기 전 이미 2세기가 훨씬 넘는 시기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사의한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손오공을 부리며 인도를 다녀온 삼장법사 현장이 장안에 돌아온 것도 꾸마라지바가 장안에 온 것보다도 244년 후의 일이었습니다(AD 645, 당태종 때). 그러니 지루가참이 얼마나 빠른 시기에, 얼마나 위대한 고전의 원류를 번역해내었는가 하는 것은 기적 같은 사실입니다. 그때는 안세고(安世高, 생몰 미상. 안식국安息國Parthia의 황태자. 왕위를 동생에게 물려주고 출가, 후한 환제桓帝 초년에 낙양에 왔다)가 소승경전을 번역하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그러한 초기정황에서 지루가참이 곧바로 반야경의 조형이라고 할 수 있는 도행반야경을 번역했다고 하는 것은 문명간의 교류의 정황이 극히 신속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시 감각으로 본다면 방탄소년단의 소식이 곧바로 미국ㆍ영국ㆍ프랑스 젊은이들에게 전해지는 것과도 같은 속도라고 말할 수 있겠죠.

 

 

 

 

인용

목차

반야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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