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보내는 헌사
우선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보리사바하’라는 주문은 단지 음역일 뿐이므로 한자상의 의미는 없습니다. 그래서 아주 다양한 음역표기가 있으나, 나는 고려대장경의 현장(玄奘)본을 따랐습니다. 그리고 발음은 우리 절깐에서 흔히 독송하는 발음을 썼습니다. 사계의 권위자인 나카무라 하지메(中村元) 박사는 우리 고려장경의 텍스트를 그대로 썼습니다. 보통 일본에서는 ‘羯諦羯諦 波羅羯諦, 波羅僧羯諦, 菩提薩婆詞’라는 음역도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절깐에서는 보통 마지막 구절을 ‘보리사바하(菩提娑婆訶)’로 표기하지요. ‘승사하(僧莎詞)’도 고대의 발음은 ‘스바하’의 발음이 났던 모양이에요.
그 원래 발음은 매우 명료합니다.
가떼 가떼 빠라가떼 빠라상가떼 보드히 스바하
gate gate pāragate pārasaṃgate bodhi svāhā
이 산스크리트어의 뜻은 비록 주문이지만 명료한 뜻이 있습니다. 그것을 번역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제아제 揭帝揭帝 |
건너간 자여 건너간 자여! |
바라아제 般羅揭帝 |
피안에 건너간 자여! |
바라승아제 般羅僧揭帝 |
피안에 완전히 도달한 자여! |
보리사바하 菩提僧莎詞 |
깨달음이여! 평안하소서! |
마지막의 ‘스바하(svāhā, 僧莎詞)’는 ‘행복하소서!’ ‘만세!’의 뜻으로 인도인들이 인사말로 흔히 쓰는 용어입니다. 모든 만트라나 다라니는 ‘스바하’라는 결어로 맺는 형식을 취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 주문은 종교적 주술로서 해석되면 곤란합니다. 여기 숨은 주어는 당연히 관세음보살입니다. 건너간 자, 지혜의 완성에 도달한 자는 관세음보살입니다. 관세음보살이 누구입니까? 나는 이 텍스트의 첫머리에서 이 『심경』을 읽고 있는 바로 여러분 자신이라고 설파했습니다. 이 『심경』은 궁극적으로 내가 나에게 설파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관세음보살이 누구입니까? ‘나’가 누구입니까? 이 나는 바로 보살혁명, 새로운 반야혁명의 주체세력입니다. 보리 사바하! ‘깨달음이여! 평안하소서!’라는 뜻은 보살혁명의 주체세력들에게 바치는 헌사(eulogy)입니다. 여러분! 여러분들은 이 주문을 외우면서 바로 여러분들의 시공간 속에서 새로운 보살혁명을 만들어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반야’의 궁극적 의미이겠지요.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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