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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비파행(後琵琶行) - 4. 재주가 있음에도 말년이 안타깝네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후비파행(後琵琶行) - 4. 재주가 있음에도 말년이 안타깝네

건방진방랑자 2021. 8. 2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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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재주가 있음에도 말년이 안타깝네

 

開城地卽長干里 개성의 땅은 곧 상가와 마을이 혼재된 마을[각주:1]이라
大道靑樓歌管聲 큰 길 푸른 누각엔 피리소리 나네.
試借琵琶理舊曲 시험삼아 가야금 빌려 옛 곡조 타니
舊曲換作新音生 옛 곡조가 바뀌어 새 소리 나네.
當壚美人色沮喪 탁문군[각주:2]의 색이 꺾였고
得之於心應手鳴 마음에 얻어 손을 따라 울리네.
幸有北里富薰天 다행히 북리의 하늘 찌를 듯한 부자들이
邀余堂上側耳聽 나를 맞아 당상에서 귀를 기울여 듣네.
解衣衣我奏餘聲 옷을 벗어 나를 입히고 남은 소리 연주시키니
紫霞洞裏千花明 자하동 속에 온갖 꽃이 분명해지네.
飢火年來失曲譜 굶주림의 불로 연래에 곡조를 잃어버렸고
千里遂作長洲行 천리에 마침내 천리길 떠났지.
長淵地無一錐立 장연의 땅엔 하나의 송곳 세울 곳 없지만
幸賴金沙僧濟急 다행히 금사 스님에 힘입어 구제함이 급하였네.
玉山無禾天馬飢 옥산에 벼가 없어[각주:3] 천마가 굶주리고
夢爲枯魚過河泣 마른 물고기가 강을 지나며 우는[각주:4] 꿈이려네.
我亦救貧道士者 나 또한 가난을 구제하는 도사[각주:5]라서
爲分繒錢淚先濕 비단 돈을 나누려 하니 눈물이 먼저 적시네. 翠虛集2

 

 

 

 

인용

전문

해설

 

 
  1. 장간리(長干里): 상인과 원주민이 혼거(混居)하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진(晉) 나라 좌사(左思)의 「오도부(吳都賦)」 주(註)에 "건업(建業) 남쪽 5리 지점에 산언덕이 있고, 그 사이의 평지에 이민(吏民)이 혼거하는데, 이곳을 장간(長干)이라고 하니, 이른바 대장간(大長干)과 소장간(小長干)의 마을이 이어져 있다." 하였고, 이곳 상인의 처를 소재로 하여 그곳의 풍속을 절묘하게 묘사한 이백(李白)의 「장간행(長干行)」이 또 유명하다. 『이태백집(李太白集)』 卷3 [본문으로]
  2. 당로미인(當壚美人): 한(漢) 나라 때 사마상여(司馬相如)가 아내 탁문군(卓文君)과 함께 목로집을 차리고서, 아내에게는 손님에게 술을 팔게 했기에 온 말이다. 『사기(史記)』 卷117 「사마상여열전(司馬相如列傳)」 [본문으로]
  3. 옥산무화(玉山無禾): 옥산은 서왕모(西王母)와 목천자(穆天子)가 연회하던 군옥산(群玉山)을 말한다. 이태백(李太白)의 천마가(天馬歌)에 "비록 옥산의 벼가 있더라도[雖有玉山禾] 오랜 굶주림을 치료하지는 못한다[不能療苦飢]" 하였다. [본문으로]
  4. 고어과하읍(枯魚過河泣): 한(漢)나라 때 무명작가의 "하수 위 흐느끼는 마른 고기여, 후회한들 이제는 때를 놓쳤네. 글 보내 방어 연어 경계하거니, 얘들아 출입 거취 부디 삼가소.[枯魚過河泣 何時悔復及 作書與魴鱮 相敎愼出入]"라는 고시(古詩)를 인용한 것이다. 《古詩賞析 卷6 漢詩》 사람 손에 들려 하수(河水) 가를 지나가는 건어(乾魚)의 처량한 처지를 슬퍼하며, 아직 사람 손에 잡히지 않은 고기들에게 맛있는 미끼에 현혹되어 건어와 같은 신세가 되지 말 것을 당부한 것으로, 곧 행동거지를 신중히 못해 화를 당한 사람이 아직 화를 당하지 않은 벗을 경계하는 뜻이다. [본문으로]
  5. 구빈도사(救貧道士): 자는 숙무(茂叔), 호는 구빈(救貧)인 양균송(楊筠松)을 가리킨다. 당나라 희종(僖宗) 떄의 국사로 그는 부귀영화를 천하게 여기고 산수에 마음을 두어 결국 벼슬자리에서 떠났다. 힘을 다해 가난한 백성들을 구제했기에 '구빈선인(救貧仙人)' 또는 '구빈선생(救貧先生)'의 호칭을 받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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