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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비파행(後琵琶行) - 2. 김명곤의 신명한 거문고 소리를 비유로 표현하다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후비파행(後琵琶行) - 2. 김명곤의 신명한 거문고 소리를 비유로 표현하다

건방진방랑자 2021. 8. 2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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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명곤의 신명한 거문고 소리를 비유로 표현하다

 

客遊關西知音 관서에 나그네처럼 유람하는데 지음 누군가?
椵島華人樊後遲 가도의 중국인 번후지라네.
都督毛公請一見 도독 모문룡공이 한 번 보길 청하여
鎭海樓前敞華宴 진해루 앞에 화려한 잔치 열었네.
歷階而進按曲來 계단을 지나 곡조를 연주하니
况復春波張池面 더군다나 다시 봄물결이 연못 겉면에 일렁이고
香撥星星四五聲 향발[각주:1]의 드문드문한 4~5 가락이
自是風流萬古情 이로부터 만고의 정인 풍류라네.
毛公聞之動顔色 모공이 그걸 듣고 안색이 바뀌며
暢叙胸間不平志 가슴 속 불평한 뜻이 풀렸고
絃將手語弄和音 현이 손재주를 가지고 화음을 희롱하니
梨花萬樹催花事 뭇 나무의 배꽃이 꽃놀이 재촉하네.
雄如壯士出戰挑 웅장하기가 장수가 출전하길 북돋는 것 같아
洞庭樓船破楊么 동정호의 누선을 양요[각주:2]가 격파하는 것 같고
淸如碎珮滿烟雨 맑기는 안개비 가득한 곳에서 패옥이 부서지는 것 같아
湘妃漢女琅琅語 상강의 아황(娥皇)ㆍ여영(女英)과 한수의 여신의 낭낭한 소리 같네.
哀音交戛變淸彈 애달픈 소리가 교차하여 연주되어 맑은 소리로 변하면
瑪瑙甕擊玻瓈盤 마노 독으로 파려의 쟁반을 치는 듯하고
三峽流泉指下滑 삼협의 흐르는 샘물이 손가락 아래 흘러
巨浪時吼龍爪灘 거센 물결이 이따금 용조탄에서 포효하는 듯하네.
灘聲抑揚流復絕 여울 소리 오르락내리락 울렸다가 끊겼다가
至喜亭下始休歇 지희정[각주:3] 아래에 이르러 처음으로 그치네.
丁香古壁秋陰生 정향[각주:4]과 고벽에 가을 그늘이 생겨
遙送冷猿第一聲 아득이 추운 원숭이의 첫 한 마디 보내오는 듯하네.
迎霜九月桂葉墜 서리 맞이한 9월에 계수나뭇잎 떨어져
警露三更仙鶴鳴 삼경에 이슬에 놀란 신선의 학 울어대는 듯하고
戈掃塵九野畫 헌원의 창이 티끌 청소하여 천하를 평정하니
萬國梯航奉玉帛 만국의 산 넘고 물 건너[각주:5] 옥과 비단을 바치러 오는 듯하네.
炎天新雨道少人 무더위에 막 비 내려 길에 사람 적고
碧山倒影江湖白 푸른산의 뒤집어진 그림자로 강이 희끗하니
催絃拂柱半酣中 반쯤 취해 거문고 재촉하고 거문고발 떨치며
古調新聲談不容 옛가락에 새소리 나니 말을 형용치 못하는 듯하네.

 

 

 

 

인용

전문

해설

 

 
  1. 향발(香撥): 용향발(龍香撥)의 줄임말로, 비파 따위의 악기를 탄주(彈奏)할 때 쓰는, 용향이란 좋은 향나무로 만든 술대[撥子]이다. [본문으로]
  2. 양요(楊么): 송(宋)나라 호남(湖南) 사람으로 원명(原名)은 태(太)이다. 앞서 정주(鼎州) 사람 종상(鍾相)이 빈부귀천(貧富貴賤)을 평등하게 한다는 구실로 기병(起兵)하였다가 패망하자, 양요가 그 뒤를 이어 기병하여 동정호(洞庭湖)를 거점으로 여러 번 그 주사(舟師)로 관군을 물리쳤다. 금인(金人)이 유예(劉豫)와 함께 와 초치(招致)하였으나 양요는 그 사신을 베어 버렸다. 뒤에 악비(岳飛)에 의해 익사(溺死)하고 말았다. [본문으로]
  3. 지희정(至喜亭): 중국 호남성 의창시(宜昌市)에 있는 정자 이름이다. 이곳은 삼협이 끝나는 지점으로 장강의 물이 이르러 평탄해지기 때문에 선인들이 기뻐한다고 해서 붙여졌다. [본문으로]
  4. 정향가(丁香歌): 마음에 맺혀 풀리지 않는 감정을 나타내는 노래. 이상은(李商隱) 대증시(代贈詩)에, “파초 잎은 피질 못하고 정향은 맺혀 있어, 봄바람을 함께 향해 제각기 수심이로세[芭蕉不展丁香結 同向春風各自愁]”하였다. [본문으로]
  5. 제항(梯航): 사닥다리를 놓고 산에 오르고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넌다는 뜻으로,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먼 곳을 감을 이르는 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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