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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명곤의 신명한 거문고 소리를 비유로 표현하다
客遊關西知音誰 | 관서에 나그네처럼 유람하는데 지음 누군가? |
椵島華人樊後遲 | 가도의 중국인 번후지라네. |
都督毛公請一見 | 도독 모문룡공이 한 번 보길 청하여 |
鎭海樓前敞華宴 | 진해루 앞에 화려한 잔치 열었네. |
歷階而進按曲來 | 계단을 지나 곡조를 연주하니 |
况復春波張池面 | 더군다나 다시 봄물결이 연못 겉면에 일렁이고 |
香撥星星四五聲 | 향발 1의 드문드문한 4~5 가락이 |
自是風流萬古情 | 이로부터 만고의 정인 풍류라네. |
毛公聞之動顔色 | 모공이 그걸 듣고 안색이 바뀌며 |
暢叙胸間不平志 | 가슴 속 불평한 뜻이 풀렸고 |
絃將手語弄和音 | 현이 손재주를 가지고 화음을 희롱하니 |
梨花萬樹催花事 | 뭇 나무의 배꽃이 꽃놀이 재촉하네. |
雄如壯士出戰挑 | 웅장하기가 장수가 출전하길 북돋는 것 같아 |
洞庭樓船破楊么 | 동정호의 누선을 양요 2가 격파하는 것 같고 |
淸如碎珮滿烟雨 | 맑기는 안개비 가득한 곳에서 패옥이 부서지는 것 같아 |
湘妃漢女琅琅語 | 상강의 아황(娥皇)ㆍ여영(女英)과 한수의 여신의 낭낭한 소리 같네. |
哀音交戛變淸彈 | 애달픈 소리가 교차하여 연주되어 맑은 소리로 변하면 |
瑪瑙甕擊玻瓈盤 | 마노 독으로 파려의 쟁반을 치는 듯하고 |
三峽流泉指下滑 | 삼협의 흐르는 샘물이 손가락 아래 흘러 |
巨浪時吼龍爪灘 | 거센 물결이 이따금 용조탄에서 포효하는 듯하네. |
灘聲抑揚流復絕 | 여울 소리 오르락내리락 울렸다가 끊겼다가 |
至喜亭下始休歇 | 지희정 3 아래에 이르러 처음으로 그치네. |
丁香古壁秋陰生 | 정향 4과 고벽에 가을 그늘이 생겨 |
遙送冷猿第一聲 | 아득이 추운 원숭이의 첫 한 마디 보내오는 듯하네. |
迎霜九月桂葉墜 | 서리 맞이한 9월에 계수나뭇잎 떨어져 |
警露三更仙鶴鳴 | 삼경에 이슬에 놀란 신선의 학 울어대는 듯하고 |
軒戈掃塵九野畫 | 헌원의 창이 티끌 청소하여 천하를 평정하니 |
萬國梯航奉玉帛 | 만국의 산 넘고 물 건너 5 옥과 비단을 바치러 오는 듯하네. |
炎天新雨道少人 | 무더위에 막 비 내려 길에 사람 적고 |
碧山倒影江湖白 | 푸른산의 뒤집어진 그림자로 강이 희끗하니 |
催絃拂柱半酣中 | 반쯤 취해 거문고 재촉하고 거문고발 떨치며 |
古調新聲談不容 | 옛가락에 새소리 나니 말을 형용치 못하는 듯하네. |
인용
- 향발(香撥): 용향발(龍香撥)의 줄임말로, 비파 따위의 악기를 탄주(彈奏)할 때 쓰는, 용향이란 좋은 향나무로 만든 술대[撥子]이다. [본문으로]
- 양요(楊么): 송(宋)나라 호남(湖南) 사람으로 원명(原名)은 태(太)이다. 앞서 정주(鼎州) 사람 종상(鍾相)이 빈부귀천(貧富貴賤)을 평등하게 한다는 구실로 기병(起兵)하였다가 패망하자, 양요가 그 뒤를 이어 기병하여 동정호(洞庭湖)를 거점으로 여러 번 그 주사(舟師)로 관군을 물리쳤다. 금인(金人)이 유예(劉豫)와 함께 와 초치(招致)하였으나 양요는 그 사신을 베어 버렸다. 뒤에 악비(岳飛)에 의해 익사(溺死)하고 말았다. [본문으로]
- 지희정(至喜亭): 중국 호남성 의창시(宜昌市)에 있는 정자 이름이다. 이곳은 삼협이 끝나는 지점으로 장강의 물이 이르러 평탄해지기 때문에 선인들이 기뻐한다고 해서 붙여졌다. [본문으로]
- 정향가(丁香歌): 마음에 맺혀 풀리지 않는 감정을 나타내는 노래. 이상은(李商隱) 대증시(代贈詩)에, “파초 잎은 피질 못하고 정향은 맺혀 있어, 봄바람을 함께 향해 제각기 수심이로세[芭蕉不展丁香結 同向春風各自愁]”하였다. [본문으로]
- 제항(梯航): 사닥다리를 놓고 산에 오르고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넌다는 뜻으로,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먼 곳을 감을 이르는 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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