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1. 장천용의 기이한 행적
天慵子字天慵 | 천용자의 자는 천용인데, |
千人競指爲癡憃 | 천 사람이 다투어 손가락질하며 어리석다고 하네. |
生來不用巾網首 | 태어난 이래 망건을 머리에 쓰지 않아 |
對面蓬髮愁髼鬆 | 마주쳐 보면 봉두난발에 근심스럽고 수염은 덥수룩해. |
酒不經脣直入肚 | 술을 입술 거치지 않고 곧장 복부로 들이고 |
不省甛酸與醨醲 | 달거나 시거나 묽거나 짙거나 살피질 않네. |
稻沈麥仰斯無擇 | 벼로 발효했는지 보리로 발효했는지 이것 가릴 게 없고 |
淸如猫睛濁如膿 | 청주는 고양이 눈동자 같고 탁주는 고름 같지. |
肩荷伽倻琴一尾 | 어깨에 가야금의 한 끄트머리 들쳐매고 |
左手一笛右一筇 | 왼손엔 젓대 하나 오른손엔 지팡이 하나 있네. |
春風妙香三十六洞府 | 봄바람 부는 묘향산 36개의 골짜기 |
秋月金剛一萬二千峰 | 가을 달 뜬 금강산 1만 2천 봉우리. |
彈絲吹竹劃長嘯 | 현악기 타고 젓대 불고 휘파람 길게 불며 |
雲游霞宿無停蹤 | 구름에서 놀고 노을에서 자니 머문 자취 없어라. |
山行朴朔搜林覓睡虎 | 산에서 시작된 길 다니려 숲을 찾다가 잠자는 호랑이 발견하고 |
水行砰訇碾石駭湫龍 | 물에서 돌을 쾅하니 굴리니 바위가 늪의 용 놀래키네. |
去時綿裘施行丐 | 떠날 때 솜 가죽옷을 다니는 거지에게 시주하여 |
換着敗衣襤褸無完縫 | 낡고도 남루하여 제대로 꿰매지 않은 옷 바꿔입었지. |
歸來入室妻苦詈 | 돌아와 들어가니 아내는 매섭게 욕해대며 |
嚗嚗叩地叫天摽其胸 | 왁자지껄 ᄄᆞᆼ을 치고 하늘에 부르짖으며 가슴을 치지만 |
天慵子默不答 | 천용자는 침묵한 채 대꾸 않고 |
俛首摧眉順且恭 | 머리 숙이고 눈썹 돌려 순하면서도 또한 공손하기만 하네. |
道拾一拳怪石至 | 길에서 한 주먹 정도의 괴석을 주워서 |
方且解橐摩弄如璜琮 | 곧장 또한 주머니에서 빼서 귀한 보석처럼 어루 만지네. |
飢來走鄰屋 | 굶주리면 이웃집에 달려가 |
乞飮新醅一二三四鍾 | 새로운 막걸리 1잔 2잔 3잔 4잔을 구걸하여 마시네. |
酒酣發高唱 | 고주망태되면 높이 불러대니 |
激者中夷則 | 격렬한 곡조는 이칙에 적중하고 |
徐者中林鍾 | 느린 곡조는 임종에 적중하네. |
歌竟索紙蘸筆爲墨畫 | 노래 끝나면 종이 찾고 붓을 담가 수묵화를 그리니 |
畫出峭峰怒石急泉與古松 | 그림엔 깎아지른 봉우리와 성난 바위 급한 샘물과 오래된 소나무가 나오고 |
震霆霹靂黑陰慘 | 벼락과 천둥으로 어두워 참혹하며 |
氷雪淞凘皎巃嵸 | 강에 얼음이 얼고 산등성이 희네. |
或畫壽藤怪蔓相紏綰 | 혹은 장수한 칡과 괴이한 덩굴이 서로 얽힌 것을 그리고 |
或畫快鶻俊鷹相撞摐 | 혹은 신난 송골매와 훤칠한 매가 서로 치고 쫓는 것을 그리며 |
或畫游仙躡空放雲氣 | 혹은 노는 신선이 하늘을 올라 구름 기운 떠나는 것을 그리니 |
須眉葩髿森欲衝 | 수염과 눈썹은 흰색에 윤기나며 빼곡해 찌르려 하고 |
或畫窮僧兀坐搔背癢 | 혹은 곤궁한 스님이 우뚝히 앉아 등의 종기를 긁는 것을 그리니 |
鯊腮玃肩喎脣盍睫酸態濃 | 모래무지 뺨에 원숭이 어깨에 비뚫어진 입술에 속눈썹을 덮은 신산한 자태이며 |
或畫龍鬼噴火鬪蛇怪 | 혹은 용과 귀신이 불을 내뿜으며 뱀과 요괴와 싸우는 것을 그리고 |
或畫妖蟇蝕月侵兔舂 | 혹은 요사한 두꺼비가 달을 먹어 토끼가 방아찧은 것 침범한 것을 그리니 |
斷捥不肯畫婦女 | 팔뚝이 잘려 아낙네를 그리고 |
與畫牧丹勺藥紅芙蓉 | 목화와 작약, 붉은 부용을 그리는 건 기껍지 않네. |
亦肯賣畫當酒債 | 또한 기꺼이 그림을 팔아 술빚 감당하니 |
一日但酬一日傭 | 하루에 다만 술값 하루의 품값이네. |
常恐姓名到官府 | 항상 성명이 관아에 이를까 두려워해 |
有欲告者怒氣勃勃如劍鋒 | 고발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노기가 칼끝처럼 발발하네. |
인용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한시놀이터 > 서사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용자가(天慵子歌) - 해설. 활달하게 현장감을 지닌 채 기인한 인물을 그려내다 (0) | 2021.08.24 |
---|---|
천용자가(天慵子歌) - 2. 장천용과의 인연 (0) | 2021.08.24 |
김재찬 - 부여호사가(扶餘豪士歌) (0) | 2021.08.24 |
부여호사가(扶餘豪士歌) - 해설. 한시와 무협장르의 궁합 (0) | 2021.08.24 |
부여호사가(扶餘豪士歌) - 5. 소년의 말은 진짜더라 (0) | 2021.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