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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도올선생 중용강의, 4장 - 2. 대학 교육 자율화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4장 - 2. 대학 교육 자율화

건방진방랑자 2021. 9. 17.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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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대학 교육 자율화

 

 

엊그제 김삼룡 원광대 총장님하고 신라호텔에서 불란서 요리를 먹으면서 얘기를 나누는데, 그 분은 교육부 장관인 우리 누나한테 불만인 거야. “어쩌자고 대학 입학 정원을 풀어주는 겁니까? 원광대학만 해도 서울에서 오는 학생이 보통 40%나 되는데, 정원이 풀리면 우리 대학의 상당과가 폐과를 하게 되어서 대학을 지탱할 수 없을 겁니다. 우리 대학뿐만 아닙니다. 지방대학들이 다 문제가 있고 특히 전문대학들은 난리가 났어요맞는 말이죠. 재수생 25만이 정체되었다는데, 정원이 풀리면 지방으로도 안 가겠고 전문대학에도 안 들어가려고 하겠죠. 전문대 가는 이유가 뭡니까? 4년제 대학정원을 풀어버리면 어떤 바보가 전문대학에 가겠느냐구요. 그리고 지방대학의 문제도 심각하겠지요. 그런데 내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선생님, 왜 그리들 걱정하십니까? 학생들이 안 오면 폐과를 하고 교수를 내쫓으면 될 거 아닙니까? (재생 웃음) 그렇게 간단한 걸 가지고..”

아니, 도올선생, 그걸 말이라고 합니까?”

 

나야 교수가 아니니까 맘 편하게 얘기할 수 있죠. 그러나 내 말은 당연한 거예요. 회사가 부도가 나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야죠. 대학교수라고 영구직이라는 그런 엉터리 보장이 어딨어요? 학생이 없으면 자연히 교수는 없는 겁니다. 도올서원에 학생 안 오면 도올서원은 당장 없어져요. 어떻게 지네들만 성역이라고 생각하느냐 이 말입니다.

 

지금 한국지성풍토에도 근본적인 사고의 변화가 와야 해요. 앞으로 대학 세계에도 자유 경쟁 시대가 오면 학자가 그저 학자라는 이유만으로 보호받을 수가 없습니다. 폐업할 놈들 폐업하고 문 닫을 곳들은 문 닫어야지. 여러분 남미 같은 데는 말이죠, 대학 문을 열어놓고 오십쇼, 오십쇼해도 대학에 안 와요. 근데 우린 25만의 재수생이 정체되고 머리가 터지도록 대학만 가려고 난리들인데 국가 제도 때문에 못 간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이 대학에 가고자 하면, 어떤 경우라도 그 해에 들어갈 수 있어야 됩니다. 그것만은 최소한 문교부가 보장해야할 일입니다. 자기 돈 내고 대학가고 싶다는 국민의 욕구를 충족 못 시킨 데서야 말이 됩니까? 도대체 뭐가 정치예요? 그러고 나서는 대학이 어떻게 운영되든 말든, 대학이 도태되든 말든, 학생들이 데모해서 총장실을 깨엎든 말든 놔두라 이겁니다. 교육부는 그런 거 개의하는 데가 아녜요. 그것은 대학의 자체 플랜에 속하는 문제입니다. 이제는 개념이 바뀌어야 합니다. 너무도 당연한 것을..

 

그래서 총장님께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요. 원광대 교수도 떠날 분들 떠나셔도 원불교의 종교정신이나 조용히 지키셔도 될 텐데 뭘 그렇게 걱정하십니까? 그러나 원광대 정도만 되도 이미 훌륭한 특성을 갖춘 대학이기 때문에 정원 푼다고 해서 쉽게 무너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기존 대학이 함부로 정원을 풀 리도 없고.. 결국 대학 자체의 자율에 의해서 조정되어 가게 될 겁니다.”라고 제 생각을 말씀드렸어요.

 

그리고 어느 과든 4년을 공부해야 된다는 것도 웃기는 거야. 이게 도대체 누가 만든 법칙입니까? 커리큘럼 짜다보면 교과과정이 5년도 될 수 있고 3년도 될 수 있고 2년도 될 수가 있는 거지. 각 과마다 그 특성에 따라 공부해야 하는 기간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이런 엉터리가 어딨어요! 또 초급대학, 전문대학, 일반대학의 구분이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아까 그 문젠 이렇게 해결할 수 있다 이 말이야. 왜 꼭 대학을 4년 댕겨야 되요? 무슨 놈의 비서학과를 4년씩이나 하고 있어야 하냐고. 앞으로는 교육부가 획일적으로 묶어 왔던 제도들을 과감히 다 풀어버려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 교육은 살 수가 없어요. 당분간은 혼돈이 오겠지만, 할 수 없는 거 아닙니까? 너무도 당연한 것을 이해하지 못해서 잘못되고 있는데. 이것 참! 내가 무얼 하다가 이렇게 삼천포로 빠졌지? 삼천포 재생이 또 항의하시겠네?(웃음) 또 샛길로 빠져 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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