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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우칭 - 황주죽루기(黃州竹樓記) 본문

산문놀이터/중국

왕우칭 - 황주죽루기(黃州竹樓記)

건방진방랑자 2020. 9. 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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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로 좌천되어 지은 대나무 누대를 두고 가는 아쉬움에 대해

황주죽루기(黃州竹樓記)

 

왕우칭(王禹偁)

 

 

죽루이기에 하면 좋은 것들

黃岡之地多竹, 大者如椽. 竹工破之, 刳去其節, 用代陶瓦, 比屋皆然, 以其價廉而工省也. 子城西北隅, 雉堞圮毁, 蓁莽荒穢, 因作小樓二間, 與月波樓通.

遠呑山光, 平挹江瀨. 幽闃遼夐, 不可具狀. 急雨, 有瀑布聲, 冬宜密雪, 有碎玉聲, 宜鼓琴, 琴調和暢, 宜詠詩, 詩韻淸絶, 宜圍棋, 子聲丁丁然, 宜投壺, 矢聲錚錚然, 皆竹樓之所助也.

 

한가롭게 죽루에 오르는 여유로움

公退之暇, 披鶴氅衣, 戴華陽巾, 手執周易一卷, 焚香黙坐, 消遣世慮, 江山之外, 第見風帆沙鳥, 煙雲竹樹而已.

待其酒力醒, 茶煙歇, 送夕陽, 迎素月, 亦謫居之勝槪也.

彼齊雲落星, 高則高矣, 井幹麗譙, 華則華矣, 止于貯妓女, 藏歌舞, 非騷人之事, 吾所不取.

 

좌천되어 어디든 가야만 하는 내 신세

吾聞竹工, : “竹之爲瓦僅十稔, 若重覆之, 得二十稔.”

! 吾以至道乙未歲, 自翰林出, 丙申移廣陵, 丁酉又入西掖, 戊戌歲除日, 有齊安之命, 己亥閏三月到郡, 四年之間, 奔走不暇. 未知明年, 又在何處, 豈懼竹樓之易朽乎. 後之人與我同志, 嗣而葺之, 庶斯樓之不朽也. 咸平二年八月十五日記.

 

 

 

 

 

 

해석

 

죽루이기에 하면 좋은 것들

 

黃岡之地多竹, 大者如椽.

황강의 땅에 대나무가 많아 큰 것은 서까래만 했다.

 

竹工破之, 刳去其節,

대나무 장인이 그걸 쪼개 마디를 벗겨내

 

用代陶瓦, 比屋皆然,

질그릇 기와를 대신하여 이웃의 집들이 모두 그러하니,

 

以其價廉而工省也.

가격은 낮았고 공사가 생략되었다.

 

子城西北隅, 雉堞圮毁, 蓁莽荒穢,

자성자성(子城): 성안에 설치한 또 다른 작은 성의 서북쪽 모퉁이의 성가퀴가 무너져 잡초가 우거지고 황폐해

 

因作小樓二間, 與月波樓通.

연이어 작은 누각 2칸을 지으니 월파루와 통했다.

 

遠呑山光, 平挹江瀨.

멀리에선 산빛을 삼키고 평평한 곳은 강과 여울 당기는 듯하여

 

幽闃遼夐, 不可具狀.

그윽하고 고요하며 멀고도 멀어 자세히 형상할 수 없다.

 

急雨, 有瀑布聲,

여름에 소나기가 좋으니 대나무 지붕에 닿으면 폭포소리가 나고

 

冬宜密雪, 有碎玉聲,

겨울엔 함박눈이 좋으니 대나무 지붕에 소복히 앉으면 옥소리가 나며

 

宜鼓琴, 琴調和暢,

거문고 타기에 좋으니 거문고 가락이 화창하고

 

宜詠詩, 詩韻淸絶,

시를 읊기에 좋으니 시의 운이 맑고도 뛰어나며

 

宜圍棋, 子聲丁丁然,

바둑 두기 좋으니 바둑알 소리 쨍쨍 울리고

 

宜投壺, 矢聲錚錚然,

투호 던지기 좋으니 화살소리 쒹쒹 나니

 

皆竹樓之所助也.

모두 죽루가 도와주기 때문이다.

 

 

 

한가롭게 죽루에 오르는 여유로움

 

公退之暇, 披鶴氅衣,

공무에서 물러나 한가하게 학창의(鶴氅衣)를 입고

 

戴華陽巾, 手執周易一卷,

수양건을 쓰고 손엔 주역한 권을 집고

 

焚香黙坐, 消遣世慮,

향을 사르고 조용히 앉아 세상의 근심을 풀어내니

 

江山之外, 第見風帆沙鳥,

강산 밖엔 다만 바람에 나부끼는 돛과 모래벌 새와

 

煙雲竹樹而已.

안개와 구름 대나무 숲만이 보일 뿐이었다.

 

待其酒力醒, 茶煙歇,

술의 힘이 깨고 차 달이던 연기 사라지길 기다려

 

送夕陽, 迎素月,

석양을 보내고 흰 달을 맞이하니

 

亦謫居之勝槪也.

또한 귀양 가서 거처하는 좋은 경치이다.

 

彼齊雲落星, 高則高矣,

저 제운루(齊雲樓)와 낙성루(落星樓)가 높긴 높아

 

井幹麗譙, 華則華矣,

정간루(井幹樓)와 여초루(麗譙樓)가 화려하긴 화려하지만

 

止于貯妓女, 藏歌舞,

기녀를 모으고 가무하는 이를 간직함에 그치니

 

非騷人之事, 吾所不取.

시인의 일이 아닐뿐더러 내가 취할 것도 아니다.

 

 

 

좌천되어 어디든 가야만 하는 내 신세

 

吾聞竹工,

내가 대나무 장인에게 들어보니

 

: “竹之爲瓦僅十稔,

그가 말했다. “대나무로 만든 기와는 겨우 10년 가지만

 

若重覆之, 得二十稔.”

만약 두 겹으로 덮는다면 20년을 지낼 수 있네.”

 

! 吾以至道乙未歲, 自翰林出,

! 나는 지도 을미년에 한림로부터 저주(滁州) 가로 나와

 

丙申移廣陵, 丁酉又入西掖,

병신년에 광릉으로 옮겼고 정유년에 또 서액서액(西掖): 중서성(中書省)을 말한다. 중서성이 대궐 오른쪽에 있기 때문에 우조(右曹)라 하고, 오른편은 서쪽이 되므로 서액이라고도 한다.으로 들어갔고

 

戊戌歲除日, 有齊安之命,

무술년 섣달 그믐에 제안(黃岡)으로 가라는 명령이 있어

 

己亥閏三月到郡,

기해년 윤 3월에 군에 이르렀으니

 

四年之間, 奔走不暇.

4년 간에 바빠 겨를이 없었다.

 

未知明年, 又在何處,

내년엔 또한 어느 곳에 있을지 모르니

 

豈懼竹樓之易朽乎.

어찌 죽루의 썩기 쉬움을 걱정하겠는가.

 

後之人與我同志, 嗣而葺之,

후대 사람으로 나와 뜻이 같아 이어 지붕을 엮는다면

 

庶斯樓之不朽也.

거의 이 죽루는 썩지 않을 것이다.

 

咸平二年八月十五日記.

함평 2815일에 쓰다.

 

 

인용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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