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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사, 2부 뿌리① - 1장 그리스 문명이 있기까지, 크레타를 대신한 그리스 본문

역사&절기/세계사

서양사, 2부 뿌리① - 1장 그리스 문명이 있기까지, 크레타를 대신한 그리스

건방진방랑자 2022. 1. 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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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레타를 대신한 그리스

 

 

크레타가 지중해의 패자로 군림할 때 그리스 반도에 아무도 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아주 옛날 그리스에는 펠라스기인들이 살고 있었는데, 말하자면 그리스의 원주민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기원전 2000년 무렵 북쪽에서 사나운 민족이 내려와 펠라스 기인들을 제압하고 그리스의 지배자가 되었다. 바로 아리아인이었다. 중앙아시아에서 인도로 남하한 아리아인들이 원주민인 드라비다족을 정복한 것과 비슷한 시기에, 서쪽의 유럽으로 이동한 아리아인들은 따뜻한 남쪽을 찾아 그리스 남부에 이르렀다.

 

인도로 간 아리아인이 인더스 문명을 파괴하고 카스트 제도를 만들어 원주민을 차별한 것과는 달리, 그리스에 온 아리아인은 원주민과 자연스럽게 혼혈과 혼합을 이루면서 새로운 문명을 개척했다호메로스의 저작에서는 그리스인을 아카이아인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 말은 펠라스기인과 아리아인이 혼혈된 그리스인을 가리킨다. 여기서 유래해 미케네 시대의 그리스인을 아카이아인이라고도 불렀다. 하지만 호메로스가 굳이 아카이아인이라는 말을 쓴 이유에 대해서는 달리 추측해볼 수도 있다. 호메로스의 생존 시기는 기원전 9세기~ 기원전 8세기로 추정된다. 이때는 도리스인의 침입으로 시작된 이른바 암흑시대’(92~93쪽 참조)의 말기다. 혹시 호메로스는 그리스 문명을 파괴한 이민족 도리스인을 제외한 그리스인을 별도의 이름으로 부르고 싶었던 게 아닐까?. 이들은 그리스에서도 가장 남쪽의 펠로폰네소스 반도에 여러 왕국을 건설했다(그리스 중앙부에는 넓은 평야가 없어 정착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남하하는 과정에서 갈라져나간 부족들은 계곡을 따라 해안 지대로 나갔다. 이들이 나중에 폴리스들을 이루게 된다). 좁은 지역에 여러 나라가 몰려 있으면 서열이 정해지게 마련이다. 그중에서 가장 큰 세력으로 성장한 곳은 미케네였다. 미케네는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동쪽 해안가에 위치한 덕분에 크레타의 선진 문명을 받아들이기 쉬웠으며, 점차 그리스의 맹주 격으로 성장해 황금의 미케네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초기 그리스 문명은 미케네가 주도했기에 미케네 문명이라 부른다.

 

에게 해 일대에서 크레타는 지는 해였고, 그리스는 뜨는 해였다. 크레타 문명이 아직 힘을 잃지 않았던 기원전 1600년경에 이미 미케네는 크레타를 따라잡았다. 그리스의 테세우스가 미노타우로스를 처치하는 신화는 바로 이 시기에 크레타를 정복한 사건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마침내 미케네는 크레타를 대신해 에게 문명의 새로운 중심지가 되었다.

 

그러나 그리스가 지중해 동부를 완벽하게 제패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시험을 더 통과해야 했다. 당시 이오니아(오늘날 터키의 지중해 연안과 그 일대의 섬들)에는 그리스와 경쟁할 만한 소왕국들이 많았던 것이다. 페니키아인들이 건설한 식민지에서 발전한 이오니아의 왕국들은 지리적 여건을 한껏 이용해 지중해 동부의 해상무역을 장악하고 있었다.

 

전성기의 크레타는 그 국가들과 사이좋게 지중해 무역을 균점했으나 크레타를 제압하고 등장한 신흥 강자인 미케네는 그럴 의사가 별로 없었던 듯하다. 양측은 이내 지중해 무역권을 놓고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이 한판 대결이 바로 호메로스가 일리아스오디세이아에서 시로 읊었던 트로이 전쟁이다.

 

 

귀부인의 사냥 미케네의 귀족 여성들이 전차를 타고 사냥에 나선 모습이다. 여성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아시리아의 부조, 여성이 철저하게 남성의 보조 역할만 담당하는 이집트의 그림과 달리, 크레타와 그리스의 벽화에는 이렇게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들이 많다. 비록 오리엔트 문명의 씨앗을 받아 키운 것이지만 일찍부터 드러난 서양 문명의 한 가지 특징이라 하겠다.

 

 

인용

목차

한국사 / 동양사

신화가 말해주는 역사

오리엔트와 그리스의 중매

신화와 역사의 경계

암흑을 가져온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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