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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 찾아온 유학자들, 순자 - 인간중심적, 이성중심적 사유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강의실에 찾아온 유학자들, 순자 - 인간중심적, 이성중심적 사유

건방진방랑자 2022. 3. 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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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중심적, 이성중심적 사유

 

 

순자는 하늘과 인간, 그러니까 자연 질서와 인간 문명을 명확히 구별하려고 애썼습니다. 나아가 그는 인간 문명의 힘이 자연 질서를 압도한다는 점을 보다 명확히 밝히려고 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자연 질서의 법칙을 이해하게 되면, 인간이 그것을 이용할 수 있다고 보는 순자의 이성주의적 발상입니다.

 

다음 글은 순자가 자신의 이런 정신을 시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하늘을 위대하게 여기고 그것을 사모하는 것과 사물을 길러서 그것을 통제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낫겠는가? 하늘을 추종하여 그것을 기리는 것과 하늘이 낳은 것을 통제하여 이용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낫겠는가? 계절을 바라보며 그것을 기다리는 것과 계절에 대응하여 그것을 활용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낫겠는가?

大天而思之, 孰與物畜而制之; 從天而頌之, 孰與制天命而用之; 望時而待之, 孰與應時而使之;

대천이사지, 숙여물축이제지; 종천이송지, 숙여제천명이용지; 망시이대지, 숙여응시이사지;

 

사물을 그대로 방치하고 그것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것과 능력을 다해 그것을 변화시키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낫겠는가? 사물을 사모하여 그대로 방치하는 것과 사물을 통제하여 잃지 않도록 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낫겠는가? 사물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바라는 것과 사물을 완성하는 능력을 갖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낫겠는가? 그러므로 사람을 버리고 하늘을 사모하게 되면, 만물의 본래 모습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순자』 「천륜

因物而多之, 孰與理物而勿失之; 願於物之所以生, 孰與有物之所以成. 故錯人而思天, 則失萬物之情.

인물이다지, 숙여리물이물실지; 원어물지소이생, 숙여유물지소이성. 고착인이사천, 즉실만물지정.

 

 

분명 자연[]은 계절의 변화를 낳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이러저러한 사물들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순자는 이렇게 주장합니다. 자연이 계절과 사물을 만들어내는 것을 수동적으로 기다리며 그것에 감사하기보다는, 차라리 우리가 능동적으로 계절에 대응하고 사물을 통제하라고 말입니다. 어찌 보면 이것은 서양의 인간 중심적인 전통에 상당히 근접한 발상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이성의 힘으로 자연의 법칙을 장악하여 인간의 요구를 충족시키라는 주장이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이런 인간 중심적이고 이성 중심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었던 탓에 순자의 사유는 오히려 동양 사상의 전통에서 쉽게 오해받았고 무시되었다는 점입니다. 동양 사상의 전통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일종의 유기체적인 것으로, 다시 말해 조화로운 전체로 사유하기를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동양의 전통에서 자연을 인간의 삶을 위한 수단으로 파악하여 통제해야 할 대상으로 여겼던 순자의 생각은 당연히 낯선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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