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 1.5. 중도에 관한 인용부분
여기 ‘중도’(中道)에 관하여 인용된 부분은 붓다가 사르나트에 와서 다섯 비구를 만나 설법한 초전법륜 중에서 과거를 회상하며 중도의 자각을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다.
팔리어삼장은 근세에 불교남전지역에 유럽인들의 제국주의적 손길이 뻗치면서 그들 유럽인학자들의 손에 의하여 새롭게 정리되고 그 유니크한 가치가 세계에 소개되기 시작했다. 1824년 클러프(B, Clough)에 의하여 최초의 팔리어문전이 출판되었고, 1826년 뷔르누프(E. Burnouf)와 랏센(Ch. Lassen)이 공동으로 『팔리어연구』를 출판하였다. 그리고 1855년 파우스뵐(V. Fausböll)이 학술적 가치가 있는 최초의 원전으로서 『법구경(法句經)』(Dhammapada)을 출판함으로써 세계 학술계에 일대 충격을 던졌다. 『법구경(法句經)』은 팔리삼장 중 경장에 분류되어 있는 다섯 번째 니까야인 소부(小部) 속에 들어있는 것이다.
1870년대 불후의 노작인 『팔리어사전』(A Dictionary of the Pali Language, 1870∼73)이 칠더즈(R. C. Childers)에 의하여 간행되고, 1881년에는 리즈 데이비즈(T. W. Rhys Davids)가 런던에 팔리성전협회(Pali Text Society)를 설립하여 팔리어 삼장의 원전출판에 착수하기 시작하였다. 우리가 보통 ‘PTA본’이라고 하는 것은 이 런던의 팔리성전협회 판본을 지칭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팔리어삼장은 1935년부터 1941년까지 『남전대장경(南傳大藏經)』이라는 이름으로 일본학자들(高楠博士功績記念會纂譯)에 의하여 번역ㆍ출간되었다. 65권 70책의 방대한 분량에 이르고 있는데 팔리어삼장과 약간의 장외전적(藏外典籍)의 완역이다. 사계의 대석학들의 매우 치밀한 작업이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 팔리어를 모를지라도 일본어를 통하여 손쉽게 이 팔리어삼장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그런데 이 삼장 중 『마하박가』는 우리나라에서도 최봉수선생에 의하여 완역되었다. 일본어 번역에 의존치 않은 팔리어 직역이며 그 명쾌함과 유려함이 일역에 비해 손색이 없을 뿐 아니라 우리 가슴에 훨씬 잘 와 닿는다. 나는 『남전』역과 최봉수역, 이 양자를 절충하여 인용하였다. 내가 인용한 부분은 『大品』第一大犍度, 初誦品의 여섯 번째 初轉法輪중 제17단락이다.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간략히 인용하겠다. 『대품』1-6-17, 『남전대장경』 3-18(3권 18쪽). 그런데 최봉수 선생의 『마하박가』는 번호가 좀 다르다. 『남전대장경』이 PTA본에 근거한 반면, 최봉수의 『마하박가』는 1961년 인도에서 나온 NDP본(Nalanda Devanagari Pali Grantamala)에 근거했기 때문이다. NDP본은 미얀마본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PTA본과 내용상의 대차는 없다. 최봉수 옮김, 『마하박가』 1-7-1(서울 : 시공사, 1998), 제1권, p.59.
그리고 특기할 사실은 한국에도 한국빠알리성전협회(Korea Pali Text Society)가 1997년에 설립되어 지속적으로 팔리어삼장의 번역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국대학교ㆍ독일 본대학에서 학위과정을 마치고 스리랑카 빠알리 불교대학 교수까지 역임한 전재성박사에 의하여 『잡아함경』에 해당되는 『쌍윳따 니까야』(Sanṃyutta-Nikāya) 전체가 11권으로 번역, 이미 출간되었다. 전재성 역주, 『빠알리대장경, 쌍윳따 니까야』, 전11권, 서울 : 한국빠알리성전협회, 1999~2002. 텍스트는 PTA본을 썼다. 정확한 원전지식의 기초 위에서 착실한 번역을 시도하고 있는 전재성박사의 고독한 작업에 경의를 표한다. 의식있는 독자들의 성원을 빈다. 『쌍윳따 니까야』는 5부 니까야 중에서도 가장 고층대의 모음집이며 역사적 붓다의 리얼한 모습이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아카누마 치젠(赤沼智善)은 그 소박한 내용의 느낌이 공자의 『논어』와도 같다고 평했는데 적중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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