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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대담 - 위대한 출발 본문

고전/불경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대담 - 위대한 출발

건방진방랑자 2022. 3. 1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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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출발

 

 

인도인들은 간지스 강 가트 건너편의 땅을 사악한 땅이라 불렀다. 그러나 싯달타는 바로 그 땅을 정토로 만들었다.

 

 

수보리야! 간지스강에 가득찬 모래알의 수만큼, 이 모래만큼의 간지스 강들이 또 있다고 하자! 네 뜻에 어떠하뇨? 이 모든 간지스 강들에 가득찬 모래는 참으로 많다하지 않겠느냐?

須菩堤 如恒河中 所有沙數 如是沙等 恒河 於意云何 是諸恒河沙 寧爲多不

 

 

금강경11분이 묘사하고 있는 그 현장, 바로 그 카시의 간지스 강 모래밭. 사악한 땅의 모래밭에서 정성스럽게 두손모아 기도하고 있는 저 여인을 보라!

 

 

 

 

나의 가슴은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계단을 올라갈 때 많은 승려들이 우리를 에워쌌다. 그 중 나에게 인사를 한 사람은 라크도르(Lhakdor)라는 승려였다. 라크도르는 달라이라마의 지적인 분신과도 같은 대 학승이었다. 영어를 거침없이 하는 대학자였다. 나중에 달라이라마와 나의 대화에 동석한 사람은 타클라와 라크도르였다. 타클라는 사회ㆍ경제ㆍ정치적 측면에서, 라크도르는 종교ㆍ철학적 측면에서 달라이라마의 대화를 보좌했다. 물론 달라이라마와 나의 대화는 통역없이 직접 영어를 매체로 이루어졌다.

 

날씨도 너무 화창했다. 꼬불꼬불 계단을 올라갔다. ~ 달라이라마께서 빙그레 웃으시면서 꿈에서 본 모습대로 나를 맞이하기 위해 문밖에 나와 계신 것이 아닌가? 나는 양탄자가 깔린 궁 안의 널찍한 방으로 안내되었다. 나는 궁 안에 들어가자마자 달라이라마님께 큰절을 올렸다. 그가 어떻게 생각하든 말든 나는 한국인으로서 장자에 대한 최상의 존경을 표시한 것이다. 달라이라마께선 꼭 꿈에서처럼 날 손수 일으키시며 자리로 안내했다. 사실 나는 그와 만나게 될 곳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었다. 그런데 우리의 대화의 장소로 택하여진 곳은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이상적인 공간이었다. 텅 빈 곳에 자그마한 서안을 하나 놓고 책상다리를 하고 둘이서 마주보고 앉아있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크나큰 행운이었다. 나는 평소 때도 걸상에 다리를 내리고 앉지를 않는다. 그리고 평생을 가부좌 자세로 살아왔다. 나는 그 많은 책을 모두 가부좌 자세에서 집필한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서안 앞의 가부좌 자세는 서양인들에게는 지극히 불편한 포즈이겠지만 나에게는 모태의 자궁과도 같은 편안한 자세였다. 난 처음엔 송구스러워 좀 멀리 앉았지만 점차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사진을 남군에게 부탁했는데 앵글이 잘 안 나온다고 몰래 좀 가까이 붙어 앉으라고 손짓을 하는 것이었다. 난 달라이라마님께 양해를 구하고 서안 앞으로 바싹 다가갔다. 성하께선 꼭 어린 동생을 가슴에 껴안 듯, 가까이 오라고 편하게 손짓하시는 것이었다. 이렇게 우리의 대화는 시작되었다.

 

우선 저는 우리 한국동포들과 함께 티벹인민의 고통에 대하여 충심의 동정(sympathy)을 표시합니다영어의 심파티’(sympathy)라는 말 속에는 우리말처럼 어떤 일방적인 연민의 뜻이 내포되어 있지 않다. 그냥 같이 느낀다는 공감의 뜻이다.. 저는 고전학자(Classicist)입니다. 이 세계의 다양한 문명의 고전을 섭렵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만 저는 중국의 고전들을 가장 깊이 있게 연구했습니다. 저의 학문적 디시플린은 철학(philosophy)이며, 그 영역으로 말한다면 중국고전학자(Sinologist)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인 친구들도 많고, 세계의 중국학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많은 양식있는 학자들과 두터운 교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티벹의 문제는 인류의 양심이 해결해야만 할 공통의 과제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티벹인민의 고통을 통하여 저는 인류가 인간의 가치있는 삶에 대한 새로운 각성과, 그리고 사회정의ㆍ국제질서에 대한 명료한 도덕적 인식을 회복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오늘 저의 성하와의 대화가 그러한 인간의 진보에 대하여 조그만큼의 도움이라도 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우리의 대화는 여기서 시작되었다.

 

 

인용

목차

금강경

반야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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