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장
너의 왼손이 너의 오른손이 하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하게 하라
제62장
1예수께서 가라사대, “나는 나의 신비로운 가르침을 듣기에 합당한 자들에게만 나의 신비를 드러내노라. 2너의 왼손이 너의 오른손이 하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하게 하라.”
1Jesus said, “I disclose my mysteries to those who are worthy of my mysteries. 2Do not let your(sg.) left hand know what your(sg.) right hand is doing.”
도마 속의 예수의 가르침은 결코 이해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앞 장에서도 우리가 알 수 있듯이, ‘둘이 한 침대에서 자고 있다. 하나는 죽을 것이요, 하나는 살 것이다.’ 이런 오묘한 명제를 맥락없이 갑자기 툭 던진다. 마치 조주(趙州)의 선문답과도 같다. 그러므로 예수 가르침의 신비로운 오의(奧義)는 반드시 그 해석이 발견되어야 하며, 그 이면의 뜻이 탐구되어야 하며, 그 깊이가 천착(穿鑿)되어야 하며, 그 의미가 삶 속에서 실천되어야 한다. 예수의 오의는 그 오의를 듣기에 합당한 소수에게만 드러날 수밖에 없다. 돼지에게 진주를 던져봤자 돼지가 그것을 알아볼 리 만무한 것이다. 제62장은 제61장의 예수와 살로메의 문답을 마무리 짓는 멘트일 수도 있다. 진리에 대한 깨달음이란 천박한 인간들의 세계일 수 없는 것이다. 진리의 깊이는 그 듣는 자의 인격의 깊이에 따라가는 것이다.
제1절은 공관복음서에 비유의 비의성에 관한 멘트로 나타나고 있다.
(막 4:11) 이르시되,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너희에게는 주었으나, 외인(外人)에게는 모든 것을 비유로 하나니,
(마 13:11) 대답하여 가라사대, 천국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에게는 허락되었으나, 저희에게는 아니 되었나니.
(눅 8:10) 가라사대,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에게는 허락되었으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유로 하나니, 이는 저희로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려 함이니라.
도마는 살아있는 예수의 가르침 그 자체의 ‘심오함’을 말하고 있으나, 공관복음서에서 말하는 신비(비밀)의 대상은 하나님 나라에 관한 것이다.
제2절은 마태복음에 나타나고 있다.
(마 6:3)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마태 기사는 위선자들의 구제방식을 비판하면서 제자들을 경계하는 말씀이다. 도마자료는 가르침의 오의를 알아들을 수 없는 자에게 함부로 전할 필요가 없다는 신중한 경계의 맥락을 타고 있다. 도마에는 가르침의 공개성과 제한성이 항상 공존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본 장은 제한성에 그 강조점이 있다.
▲ 이집트 테베지역 덴데라에 있는 하토르신전(Temple of Hathor)의 입구 오른쪽에 있는 탄생의 방(mammisi, birth house) 벽면에는 오시리스(오른쪽)와 이시스(왼쪽)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 호러스(가운데)가 조각되어 있다. 그런데 이 모습은 아기예수 탄생설화와 겹쳐서 이해되었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은 이것을 용인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 아름다운 조각을 모두 정(釘)으로 쪼아버렸다(5~6세기). 신앙이 이런 짓이나 열심히 하는 행위라고 한다면 한번 기독교신앙의 의미를 본질적으로 반추해볼 만하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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