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장
내가 이 집을 헐겠노라
제71장
1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이 집을 헐겠노라. 그리고 아무도 그것을 다시 짓지 못하리라.”
1Jesus said, “I shall destroy this house, and no one will be able to build it again.”
많은 사람이 언뜻, 예수가 성전을 헐겠노라고 한 말을 연상할 것이다. 마태, 마가에는 간접화법의 형태로 요한에는 직접화법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마태와 마가는 ‘사흘 안에 다시 지음’이라는 문제를 실제로 전혀 예수 자신의 ‘사흘만에 부활함’이라는 알레고리적 해석과 관련시키지 않았다. 그것은 물리적으로 성전을 붕괴시키겠다는 예수의 말의 간접인용이었으며, 그의 대역 죄목을 드러내기 위한 언사일 뿐이었다. 그 죄목의 언사를 ‘부활’과 연결시킨 것은 오직 요한이었다.
(마 26:61) 가로되, “이 사람의 말이, ‘내가 하나님의 성전을 헐고 사흘 안에 지을 수 있다’ 하더라.”
(막 14:58) 우리가 그의 말을 들으니, ‘손으로 지은 이 성전을 내가 헐고, 손으로 짓지 아니한 다른 성전을 사흘 안에 지으리라 하더라’ 하되.
(요 2:19)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너희가 이 성전을 헐라. 그리하면 내가 사흘 동안에 그것을 일으키리라.”
도마의 예수는 성전을 말하지 않는다. 역사적 예수는 근본적으로 예루살렘성전의 권위를 인정하거나, 그러한 제도적 권위에 얽매이거나 할 사람이 아니었다. 여기 도마에서 ‘이 집’이 무엇인지를 한정하여 지칭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은 모든 세속적인 ‘집’, 어떠한 안락과 지속과 보호막을 주는 제도의 상징일 수도 있다. 예수는 나라를 본다. 새 세상을 본다. 인간의 영적인 변화를 본다. 따라서 헌 세상의 집은 헐어버려야 마땅한 것이다. 그 ‘헐어버림’은 다시 지을 대상이 아니라 비가역적인 완결이다. 도마의 예수에게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
‘내가 이 집을 헐겠노라’고 한 것을 만약 예수가 성전을 두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석한다면, 그것은 구약적 세계의 파기를 의미하는 것이다. 아무도 그것을 다시 지어서는 아니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물리적 성전의 파기와 새로운 영적 성전의 건설이라는 역사적 예수의 테마는 순교자 스테판의 사상으로 승계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지극히 높으신 이는 손으로 지은 곳에 계시지 아니하시나니’(행 7:48). 행 6:14에 나타나 있듯이 나사렛 예수는 분명히 성전과 모세의 율법을 근원적으로 거부한 인간이었다. 이러한 예수의 철저한 사상과 말씀이, 복음서기자들에 의하여 부활론의 맥락에서 애매하게 변형되어간 것이다. 나는 이 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철저하고 단호한 부정의 정신을 심히 사랑한다.
▲ 도마복음의 기록자 도마의 모습. 괴레메 뱀교회(Yilanh Church)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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