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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수양록, 상병 - 02.02.12(화) 사단장님과 설날을 보낸 사연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군대 수양록, 상병 - 02.02.12(화) 사단장님과 설날을 보낸 사연

건방진방랑자 2022. 6. 3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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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장님과 설날을 보낸 사연

 

02212() 맑음

 

 

212일은 민족 대명절 설날이었다. 이 날은 보통 설에 비해 아주 특이한 날이었는데 기본적으로 군에서 보내는 첫 번째로 보내는 설이란 게 그것이며 특히 사단장님하고 동석 식사를 하며 새해를 열었다는 게 그것이다. 새해 첫날에 전망대에서 해돋이를 본다며 사단장은 11일에 우리 부대에 오신다는 거다. 그래서 아침 식사를 우리 중대 대기 막사에서 하신다는 것이었는데, 그걸로 인해 우리들은 동석 식사를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사단장님을 맞이한다는 건 그렇게 그저 친구를 맞이하듯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사단장이 지나가는 곳에서 지적을 받아선 안 되기 때문에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청소하고 또 청소해야 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우린 며칠간 대기 막사 대청소를 해야 했고 심지어 그 전날엔 깨끗함을 유지하기 위해 아예 대기 막사를 쓰지 않고 놓아둬야 했다. 대기 막사는 밤 근무할 때 근무의 힘듦을 푸는 장소이자 식사를 하는 장소인데도 말이다. 그건 계급이 높은 사람에 대한 예의이자 내일 있을 식사 시간에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부분이었다.

 

그렇게 어둡고 지치며 불편했던 며칠간의 힘든 시간을 지나 설 당일을 맞이했다. 일개복으로 말끔히 차려 입은 우리는 대기막사에서 3007-1호가 올 때까지 대기하고 있었다. 드디어 주임원사님의 왔다는 소리와 함께 밖에서 필승이란 경례 소리가 천지를 울리듯 큼지막하게 들려왔다. 드디어 그토록 뵙고 싶었던 사단장이 오신 것이다. 사실 사단장님을 뵙고 싶단 표현보단 별 두 개를 단 계급장이 어떤지 보고 싶다고 표현하는 맞겠다. 수행인원 여럿과 함께 문을 열고 들어선 사단장님은 새해 복 많이 받아라라는 말씀과 함께 자리에 앉았고 우리들도 박수로 맞이한 채 자리에 앉았다. 그렇게 덕담과 덕담이 오고 가는 가운데 굴이 들어 있는 최고급 떡국을 10분 만에 뚝딱 먹어 치웠다. 며칠간의 그런 노력과 힘듦이 한 시간 만에 마무리되니 속이 다 시원하더라. 그렇게 끝나고 나서 밖에서 사단장님과 함께 전망대를 배경으로 당당한 모습을 카메라의 필름에 담았다.

 

그런데 갑자기 한참이나 시간이 흐른 35()이 되어서야 이런 글을 왜 쓰느냐고? 여기에 이렇게 좀 특이한 사실이 전혀 기록되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건 내 서술방식의 문제인 것이다. 아무래도 표현력이 중요시 되는 소설을 좋아하기도 하고 사실 위주의 짧은 일기만을 쓰다 보니 생긴 문제인지 아쉽기만 했다. 그래서 앞으론 사실에 좀 더 접근해서 그 상황에 따른 일련의 과정들을 그려나가듯 스케치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를 계기로 글쓰기도 한 단계 나아지게 될 거다.

 

 

사단장님의 설날 방문에 우리 중대는 며칠 전부터 끙끙 앓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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