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색을 떠나시오, 상을 떠나시오
이색이상분(離色離相分)
20-1.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부처가 색신을 구족한 것으로 볼 수 있느냐? 없느냐?”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색신을 구족하신 것으로 보아서는 아니 되옵니다. 어째서 그러하오니이까? 여래께서는 ‘색신을 구족했다하는 것은 곧 색신을 구족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로소 색신을 구족했다고 이름할 수 있는 것이오니 이다.”
“須菩堤! 於意云何? 佛可以具足色身見不?” “不也. 世尊! 如來不應以具足色身見. 何以故? 如來說具足色身, 卽非具足色身. 是名具足色身.”
“수보리! 어의운하? 불가이구족색신견불?” “불야. 세존! 여래불응이구족색신견. 하이고? 여래설구족색신, 즉비구족색신. 시명구족색신.”
20-2.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여래가 뭇 상을 구족한 것으로 볼 수 있겠느냐?”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뭇 상을 구족하신 것으로 보아서는 아니 됩니다. 어째서 그러하오니이까? 여래께서 ‘뭇 상이 구족되었다 하는 것은 곧 구족된 것이 아니다’라고 설하셨기 때문이오이다. 그래서 비로소 뭇 상이 구족되었다고 이름할 수 있는 것이오니이다.”
“須菩堤! 於意云何? 如來可以具足諸相見不?” “不也. 世尊! 如來 不應以具足諸相見. 何以故? 如來說諸相具足, 卽非具足. 是名諸相具足.”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가이구족제상견불?” “불야. 세존! 如來 불응이구족제상견. 하이고? 여래설제상구족, 즉비구족. 시명제상구족.”
여기 제1절에 바로 내가 앞에서 말한 삼신(三身)의 한 테마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는 분명하게 ‘색신(色身)’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 산스크리트 원문은 ‘rūpa-kāya(루빠까야)’로 되어 있다. 바로 여기서 ‘응신(應身)’이니 ‘화신(化身)’이니 하는 따위의 후대의 개념을 쓰지 않고, ‘색신(色身)’이라는 말을 썼다는 것 자체가 『금강경』 텍스트의 초기경전적 성격을 확보해주는 것이다.
‘루빠’란 바로 『반야심경』에서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 할 때의 바로 그 ‘색’이다. ‘루빠’란 ‘구체적인 형체를 가진 것’의 뜻이다. 즉 공간을 점유하는 것, 데카르트의 용어를 빌리면 연장성(extension)을 갖는다는 의미다.
‘구족한다’는 것은 ‘단려(端麗)한 신체를 완성한다.’ ‘단정한 모습을 구비하고 있다’의 뜻이다.
한번 생각해보라! 나 도올이 도올서원에 서서 강의를 할 때, 앞에 있는 도올서원 재생들에게 이와 같이 말한다면?
“나 여기 서있는 도올이 단정한 신체를 구비하고 있다고 그대들은 생각하는가?” 역사적 실체로서의 신체를 구비하고 있는 도올 김용옥은 과연 여기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한번 말해보라!
여기 제2절의 ‘뭇 상(제상諸相)’이라 한 것은 제5분에서 언급한 32상류(三十二相類)의 색신(色身)을 형용한 말의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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