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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한글역주, 자장 제십구 - 23. 공자의 담장은 몇 인이나 된다 본문

고전/논어

논어한글역주, 자장 제십구 - 23. 공자의 담장은 몇 인이나 된다

건방진방랑자 2022. 12. 1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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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공자의 담장은 몇 인이나 된다

 

 

19-23. 노나라의 실권자인 대부 숙손무(叔孫武)이 조정에서 대부들에게 말하였다: “자공(子貢)이 중니(仲尼)보다 낫다
19-23. 叔孫武叔語大夫於朝, : “子貢賢於仲尼.”
 
공문에 호감을 지닌 중신(重臣) 자복경백(子服景伯)이 이 말을 자공에게 일러 주었다. 이에 자공이 말하였다: “비유컨대 부자(夫子)와 나의 경지는 건물의 담장과도 같다. 나 사(자공의 이름)의 담장은 어깨 높이 정도이다. 그래서 그 담 안의 건물들의 좋은 모습들을 힐끗힐끗 들여다 볼 수가 있다. 그러나 부자(夫子)의 담장은 여러 길이나 된다. 정식으로 그 대문을 찾아 들어가 보지 않는 이상, 그 안에 있는 종묘의 아름다움과 백관들이 일하는 건물들의 풍요로운 모습을 도저히 볼 수가 없다. 그러나 그 대문을 찾아 들어가는 자가 드물다. 숙손(叔孫) 부자의 잘못된 말씀이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겠는가?”
子景伯以告子貢. 子貢曰: “譬之宮牆, 賜之牆也及肩, 窺見室家之好. 夫子之牆數仞, 不得其門而入, 不見宗廟之美, 百官之富. 得其門者或寡矣. 夫子之云, 不亦宜乎!”

 

숙손무숙(叔孫武叔)’은 노나라의 삼환(三桓) 중의 하나인 숙손가의 대부 숙손주구(叔孫州仇)이다. 그러니까 이름()이 주구(州仇)이고 무()는 시호이다. 춘추경좌전에 정공 10년으로부터 애공 11까지 17년간 그 이름이 열한 번 나타나고 있다. 정공 10년부터 13(14, 공자세가(孔子世家))까지 약 4년 동안 공자는 노나라의 대신이었으므로, 당시 공자는 숙손주구와 같이 조정에서 일했을 것이다. 아마도 당시부터 공자에게 호감을 갖지 않은 삐딱한 인물이었을 것이다. 물론 공자가 정공 13년 거로(去魯)하여 방랑의 길을 걷는 동안 이 숙손무숙은 계속 실권을 잡고 있었다. 그리고 자공(子貢)이 외교관으로서 활약하는 모습은 좌전에 의하면 정공 15년 이후의 일이다. 자공이 특별히 노나라를 위하여 눈부신 활약을 한 것은 애공 7(BC 488, 공자 나이 64, 자공 나이 33) 애공이 오()나라와 증()에서 회맹할 때였다. 그렇다면 이 문답은 자공이 증의 회맹에서 이름을 날린 시기의 문답으로 추론된다. 그렇다면 이때 공자는 유랑중이었다. ‘자복경백(子服景伯)’14-38에서 자로를 옹호했던 인물로서 공문에 호감을 보이던 노 나라의 중신이었다.

 

자공의 말 중, 첫 마디의 궁장(宮牆)’을 대궐의 담장으로 해석하면 문맥이 이상해진다. 그냥 중립적인 건물을 의미하는 낱말로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옛말의 ()’은 보통집을 의미한다. ()’은 일곱 척()이다. 자의 비유는 절묘하다. 공자의 경지는 동네 낮은 토담을 스치면서 힐끗힐끗 쳐다보듯이 그러한 인상주의적(impressionistic) 감상으로는 이야기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다. 제대로 문을 열고 들어가 봐야만 하는 세계이나, 그 문을 열고 들어가 보는 사람은 없고 단지 자기들의 수준에서 속이 들여다보이지도 않는 세계에 대하여 엉터리로 지껄인다는 것이다. 인물의 위대함을 죽이는 것은 인상론적 모함이다. 역사에서 이런 모함에 스러져간 위대한 인물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자공의 이러한 정확한 디펜스가 없었더라면 오늘의 공자가 우리에게 전달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자공의 스승에 대한 로얄티(loyalty)는 한 개인에 대한 충성이 아니라 유교라는 문화를 창출해내었던 것이다.

 

같은 부자(夫子)’라는 표현이 공자와 숙손 두 사람에 대해 쓰인 것도 주목할 것.

 

 

 

 

인용

목차

전문 / 본문

공자 철학 / 제자들

맹자한글역주

효경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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