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공자의 담장은 몇 인이나 된다
叔孫武叔語大夫於朝, 曰: “子貢賢於仲尼.”
語, 去聲. 朝, 音潮.
○武叔, 魯大夫, 名州仇.
子景伯以告子貢. 子貢曰: “譬之宮牆, 賜之牆也及肩, 窺見室家之好.
牆卑室淺.
夫子之牆數仞, 不得其門而入, 不見宗廟之美, 百官之富.
七尺曰仞. 不入其門, 則不見其中之所有, 言牆高而宮廣也.
得其門者或寡矣. 夫子之云, 不亦宜乎!”
此夫子, 指武叔.
해석
叔孫武叔語大夫於朝, 曰: “子貢賢於仲尼.”
숙손무숙이 조정에서 대부에게 “자공이 공자보다 낫습니다.”라고 말했다.
語, 去聲. 朝, 音潮.
○ 武叔, 魯大夫, 名州仇.
무숙은 노나라 대부로 이름은 주구다.
子景伯以告子貢. 子貢曰: “譬之宮牆, 賜之牆也及肩, 窺見室家之好.
자경백이 자공에게 알려줬다. 그러자 자공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담장으로 비유하면, 나란 이의 담장은 어깨가 닿을 정도여서 건물이나 방 안의 좋은 것들을 엿볼 수 있습니다.
牆卑室淺.
담장이 낮고 집이 얕다.
夫子之牆數仞, 不得其門而入, 不見宗廟之美, 百官之富.
부자의 담장은 몇 인이나 되어 그 문을 찾아 들어가지 않고선, 종묘의 아름다움이나 벼슬아치의 많음을 보질 못합니다.
七尺曰仞.
7척을 인(仞)이라 한다.
不入其門, 則不見其中之所有,
그 문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그 안에 갖춰진 것들을 볼 수 없다.
言牆高而宮廣也.
담장이 높고 궁이 넓다는 말이다.
得其門者或寡矣. 夫子之云, 不亦宜乎!”
그 문을 찾아 들어간 이가 적습니다. 그러니 부자께서 그렇게 말씀한 것도 또한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此夫子, 指武叔.
여기서 부자란 숙손무숙을 가리킨다.
○ 중국 베이징(北京)에 있는 문묘(文廟)의 주련(柱聯)에는 ‘제가치국평천하(齊家治國平天下) 신사언야재방책(信斯言也布在方冊)’과 ‘솔성순도치중화(率性循道致中和) 득기문자비지궁장(得其門者譬之宮墻)’이 적혀 있었다. ‘제가, 치국, 평천하는 ‘대학’에 실려 있어 정말 말 그대로이고’ ‘솔성, 순도, 치중화는 담장에 비유하면 문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후자는 ‘중용’ 제1장의 ‘하늘이 명한 것을 성(性), 성을 따르는 것을 도(道), 도를 닦는 것을 교(敎)라 한다[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脩道之謂敎]’와 ‘중화(中和)를 이루면 천지가 자리 잡고 만물이 생육한다[致中和, 天地位焉, 萬物育焉]’는 가르침은, 담장이 높아 안이 보이지 않듯이 터득하기 어려우므로, 문으로 들어가 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 담장 운운은 ‘논어’ ‘자장(子張)’ 제23장에서 따왔다. 곧 노나라 대부 숙손무숙(叔孫武叔)이 조정에서 대부들과 이야기하다가 ‘자공(子貢)이 스승 중니보다 뛰어나다’고 평했는데, 자복경백(子服景伯)이 그 말을 전하자 자공은 위와 같이 말한 것이다.
궁장(宮牆)은 집을 둘러싼 흙담이다. 실가지호(室家之好)는 작은 집의 멋진 점이다. 인은 7척 혹은 8척이다. 득기문이입(得其門而入)은 공자의 교학(敎學)에 들어가 가르침의 본질을 보는 일을 뜻한다. 종묘지미(宗廟之美)는 종묘의 아름다움이란 말로, 공자의 도학(道德)의 아름다움을 비유한다. 백관지부(百官之富)는 종묘에서 일하는 인수가 많다는 말로, 공자의 지덕(智德)의 충실함을 비유한다.
학문의 진리에 관한 한, 과연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담장 너머로 집안의 아름다움조차 보지 못한 사람이 태반이 아닐까?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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