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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현 - 역옹패설후(櫟翁稗說後) 본문

산문놀이터/삼국&고려

이제현 - 역옹패설후(櫟翁稗說後)

건방진방랑자 2020. 7. 1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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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설에 맞게 골계를 쓴 것이니, 이상하게 여기지 말라

역옹패설후(櫟翁稗說後)

 

이제현(李齊賢)

 

 

客謂櫟翁曰: “子之前所錄, 述祖宗世系之遠, 名公卿言行, 頗亦載其間, 而乃以滑稽之語, 終焉, 後所錄, 其出入經史者無幾, 餘皆雕篆章句而已, 何其無特操耶? 豈端士壯夫所宜爲也.”

答曰: “坎坎擊鼓列於風, 屢舞婆娑編于雅. 矧此錄也, 本以驅除閑悶, 信筆而爲之者, 何怪夫其有戲論也. 夫子以博奕者, 爲賢於無所用心, 雕篆章句, 比諸博奕, 不猶愈乎. 且不如是, 不名爲稗說也.” 東文選

 

 

 

 

해석

客謂櫟翁曰:

손님이 역옹에게 말했다.

 

子之前所錄, 述祖宗世系之遠,

자네가 전에 기록한 것은 조상 계보의 원대함을 기술하고,

 

名公卿言行, 頗亦載其間,

이름난 공경의 언행도 매우 또한 그 사이에 실려 있지만

 

而乃以滑稽之語, 終焉,

곧 골계의 말로 끝마쳤고

 

後所錄, 其出入經史者無幾,

뒤에 기록한 것은 경전과 역사서에 나오고 들어간 게 얼마 없고,

 

餘皆雕篆章句而已, 何其無特操耶?

나머지는 모두 장구를 꾸민 것일 뿐이니 어째서 특이한 지조가 없는 건가?

 

豈端士壯夫所宜爲也.”

어찌 단정한 선비나 강직한 사내가 마땅히 행할 것인가?”

 

答曰: “坎坎擊鼓列於風

대답했다. “둥둥 북을 두드리며 주우를 원망한 시감감격고(坎坎擊鼓): () 나라 주우(州吁)가 환공(桓公)을 시해하고 자립하여 송()ㆍ위()ㆍ진()ㆍ채()가 연합하여 정() 나라를 칠 때에, 여기에 종군하던 위나라 사람이 주우를 원망하던 시에서 읊은 내용이다.는 풍()에 나열하고

 

屢舞婆娑編于雅.

자주 파사를 술취해 방탕하게 춤춘 시루무파사(屢舞婆娑): 시경빈지초연(賓之初筵)위무공(衛武公)이 술에 빠졌다가 뒤에 뉘우쳐 자신을 경계하기 위해 지은 시로, 술자리를 초기엔 점잖게 마시다가 취할수록 예법을 잃어 의관(衣冠)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멋대로 춤을 추는 추태를 서술한 시를 말한다.도 아()에 편입되었다.

 

矧此錄也, 本以驅除閑悶, 信筆而爲之者,

하물며 이 기록은 본래 한가로운 번민을 제거하려 붓 가는 대로 그걸 지은 것이니,

 

何怪夫其有戲論也.

어째서 장난스레 논의한 것을 괴이하게 여기는가?

 

夫子以博奕者, 爲賢於無所用心,

부자께서는 장기나 바둑을 하는 것이 마음을 쓰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하였으니,

 

雕篆章句, 比諸博奕, 不猶愈乎.

장구를 꾸미는 것이 장기나 바둑을 하는 것에 비하면 오히려 낫지 않은가.

 

且不如是, 不名爲稗說也.” 東文選

또 이와 같지 않았다면 패설이라 이름 짓지 않았으리라.”

 

 

인용

목차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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