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벌판
요야(遼野)
김정희(金正喜)
山到石嶺盡 萬里橫襟前
산도석령진 만리횡금전
天地空虛處 儘在此中間
천지공허처 진재차중간
水凹與山凸 平掃疣贅縣
수요여산철 평소우췌현
乾端入何處 地體信覺圓
건단입하처 지체신각원
視極以爲際 到際又茫然
시극이위제 도제우망연
兩曜匪海出 皆從大陸緣
양요비해출 개종대륙연
白塔出菌頭 何以雄塞邊
백탑출균두 하이웅새변
遊雲弄狡獪 時自幻遠山
유운롱교회 시자환원산
千秋大哭塲 戲喩仍妙詮
천추대곡장 희유잉묘전
譬之初生兒 出世而啼先
비지초생아 출세이제선
十方恒沙佛 無量百億千
십방항사불 무량백억천
如將此地量 還復着一連
여장차지량 환부착일연
依舊從線路 人行殊可憐
의구종선로 인행수가련
李墨莊云大氣盤旋. 『阮堂全集』 卷九
해석
山到石嶺盡 萬里橫襟前 | 산은 청석령【청석령(靑石嶺): 요동의 봉황성(鳳凰城)에서 서북쪽으로 195리 되는 곳에 있는 고개로, 푸른 돌이 많아 청석령이라 칭한다고 한다. 】에 이르러 다하고 만 리가 옷깃 앞에서 비껴 있네. |
天地空虛處 儘在此中間 | 천지가 텅 빈 곳, 모든 것이 이 가운데에 있다네. |
水凹與山凸 平掃疣贅縣 | 강의 오목한 것과 산의 볼록한 것, 사마귀 같이 솟은 것 평평하게 쓸은 듯. |
乾端入何處 地體信覺圓 | 하늘의 끝은 어느 곳으로 들어갔고 땅은 참으로 둥글다는 걸 깨닫게 하네. |
視極以爲際 到際又茫然 | 끝을 보고 ‘끝’이다 여겼는데 끝에 이르니 또한 아득하기만 하네. |
兩曜匪海出 皆從大陸緣 | 해와 달이 바다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모두 큰 땅을 따라 떠오르네. |
白塔出菌頭 何以雄塞邊 | 백탑은 솟아난 버섯머리 같지만 어찌 변방의 웅장한 것이라 하리오. |
遊雲弄狡獪 時自幻遠山 | 떠도는 구름이 교활하게 희롱하여 때때로 스스로 먼 산인 헛보이네. |
千秋大哭塲 戲喩仍妙詮 | 오랜 세월의 크나큰 통곡처, 재미난 비유로 오묘한 설명이로다. |
譬之初生兒 出世而啼先 | 비유하면 처음 아이가 날 때 세상에 나와 울기를 먼저 하는 것. |
十方恒沙佛 無量百億千 | 시방【십방(十方): 동ㆍ서ㆍ남ㆍ북ㆍ동남ㆍ서남ㆍ동북ㆍ서북ㆍ상ㆍ하를 가리킴.】엔 항상 모래 부처가 있어 백 억 천 억으로 무량하니 |
如將此地量 還復着一連 | 만약 이 땅으로 헤아린다면 도리어 다시 한 군데에 집착한 것이라네. |
依舊從線路 人行殊可憐 | 예전처럼 실 같은 길 따르니 사람의 걸음 매우 가련쿠나. 『阮堂全集』 卷九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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