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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궁문(送窮文) - 곤궁함아 날 떠나버려 제발! 제발 본문

산문놀이터/중국

송궁문(送窮文) - 곤궁함아 날 떠나버려 제발! 제발

건방진방랑자 2020. 8. 2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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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궁함아 날 떠나버려 제발! 제발

송궁문(送窮文)

 

한유(韓愈)

 

 

곤궁아, 너 떠난다기에 내가 준비했어

元和六年正月乙丑晦, 主人使奴星, 結柳作車, 縛草爲船, 載糗輿粻. 牛繫軛下, 引帆上檣, 三揖窮鬼而告之曰: “聞子行有日矣, 鄙人不敢問所途. 躬具船與車, 備載糗粻, 日吉辰良, 利行四方. 子飯一盂, 子啜一觴, 携朋挈儔, 去故就新, 駕塵彉風, 與電爭先, 子無底滯之尤, 我有資送之恩, 子等有意於行乎?”

 

나 너 이때까지 옆에서 항상 있었는데 떠나라니, 너무하네

屛息潛聽, 如聞音聲, 若嘯若啼. 砉欻嚘嚶, 毛髮盡竪, 竦肩縮頸. 疑有而無, 久乃可明. 若有言者曰: “吾與子居四十年餘. 子在孩提, 吾不子愚, 子學子耕, 求官與名, 惟子是從, 不變于初. 門神戶靈, 我叱我呵, 包羞詭隨, 志不在他. 子遷南荒, 熱爍濕蒸, 我非其鄕, 百鬼欺陵, 太學四年, 朝齏暮塩, 惟我保汝, 人皆汝嫌. 自初及終, 未始背汝, 心無異謀, 口絶行語, 於何聽聞, 云我當去? 是必夫子信讒, 有間於予也. 我鬼非人, 安用車船, 鼻嗅臭香, 糗粻可損. 單獨一身, 誰爲朋儔. 子苟備知, 可數以不. 子能盡言, 可謂聖智. 情狀旣露, 敢不廻避.”

 

거짓말마, 너에겐 5명의 벗들이 있어서 날 항상 괴롭히잖아

主人應之曰: “子以吾爲眞不知也邪? 子之朋儔, 非六非四, 在十去五, 滿七除二. 各有主張, 私立名字, 捩手覆羹, 轉喉觸, 凡所以使吾面目可憎, 語言無味者, 皆子之志也.

其一名曰智窮’, 矯矯亢亢, 惡圓喜方, 羞爲姦欺, 不忍害傷.

其次名曰學窮’, 傲數與名, 摘抉杳微, 高挹群言, 執神之機.

又其次曰文窮’, 不專一能, 怪怪奇奇, 不可時施, 秖以自嬉.

又其次曰命窮’, 影與形殊, 面醜心姸, 利居衆後, 責在人先.

又其次曰交窮’, 磨肌戞骨, 吐出心肝, 企足以待, 寘我讐寃.

凡此五鬼, 爲吾五患, 飢我寒我, 興訛造訕, 能使我迷, 人莫能間. 朝悔其行, 暮已復然, 蠅營狗苟, 驅去復還.”

 

그렇게 깊은 뜻이!

言未畢, 五鬼相與張眼吐舌, 跳踉偃仆, 抵掌頓脚, 失笑相顧, 徐謂主人曰: “子知我名, 凡我所爲, 驅我令去, 小黠大癡. 人生一世, 其久幾何. 吾立子名, 百世不磨. 小人君子, 其心不同, 惟乖於時, 乃與天通. 携持琬琰, 易一羊皮, 飫於肥甘, 慕彼糠糜. 天下知子, 誰過於予. 雖遭斥逐, 不忍子疏, 謂予不信, 請質詩書.”

主人於是垂頭喪氣, 上手稱謝, 燒車與船, 延之上座.

 

 

 

 

해석

 

곤궁아, 너 떠난다기에 내가 준비했어

 

元和六年正月乙丑晦, 主人使奴星,

원화 6년 정월 을축일 그믐에 주인이 하인 성()으로 하여금

 

結柳作車, 縛草爲船,

버들을 엮어 수레를 만들고 풀을 묶고 배를 만들어

 

載糗輿粻.

마른밥을 싣고 양식을 실었다.

 

牛繫軛下, 引帆上檣,

소를 멍에의 아래에 매었고 돛을 끌고 돛대를 올려

 

三揖窮鬼而告之曰:

세 번 궁귀(窮鬼)에게 읍하고서 말하였다.

 

聞子行有日矣,

들어보니 자네들이 떠난다고 한 지 여러 날이라 하니,

 

鄙人不敢問所途.

비루한 사람이라 감히 떠날 곳을 묻지는 못하겠노라.

 

躬具船與車, 備載糗粻,

몸소 배와 수레를 갖추었고 마른밥과 양식을 갖추어 실었으니,

 

日吉辰良, 利行四方.

날이 길하고 때는 좋아 사방으로 가기에 괜찮으리라.

 

子飯一盂, 子啜一觴,

자네는 한 사발을 먹고 한 잔을 마셔

 

携朋挈儔, 去故就新,

무리들을 이끌고 옛 곳을 버리고 새 곳으로 감에

 

駕塵弓彉風, 與電爭先,

티끌을 타고 바람을 당겨 우레와 먼저 하길 다툰다면

 

子無底滯之尤,

자네는 지체하는 근심이 없을 것이고

 

我有資送之恩,

나는 재물을 주는 은혜가 있으리니

 

子等有意於行乎?”

자네들은 떠날 뜻이 있는가?”

 

 

 

나 너 이때까지 옆에서 항상 있었는데 떠나라니, 너무하네

 

屛息潛聽,

숨을 멈추고 잠잠히 들어보니

 

如聞音聲, 若嘯若啼.

음성이 들리는 듯하여 휘파람 소리인 듯, 우는 소리인 듯했다.

 

砉欻嚘嚶,

그러다 휙하며 희미해지다 한숨 쉬는 듯 우는 듯하니

 

毛髮盡竪, 竦肩縮頸.

털이 쭈뼛 서고 두려운 나머지 어깨가 쫄아 들고 목이 움츠러들었다.

 

疑有而無, 久乃可明.

있는 듯 없는 듯 의심되더니, 이윽고 분명해져

 

若有言者曰:

말하는 사람이 있는 듯 말하였다.

 

吾與子居四十年餘.

내가 자네와 산 지 40여년이다.

 

子在孩提, 吾不子愚, 子學子耕,

자네가 어릴 적에 나는 자네를 어리석다 여기지 않았고,

 

求官與名, 惟子是從,

자네가 배우고 밭 갈며 관직과 명예를 구함에 나는 자네를 따라

 

不變于初.

초심을 바꾸지 않았네.

 

門神戶靈, 我叱我呵,

문호의 귀신들을 내가 꾸짖어

 

包羞詭隨, 志不在他.

속임수로 따르는 것을 부끄러워했으니 뜻이 딴 데에 있지 않았다.

 

子遷南荒, 熱爍濕蒸,

자네가 남쪽 황야로 좌천됨에 무덥고 습하니

 

我非其鄕, 百鬼欺陵,

나의 고향이 아니었으며, 온갖 귀신이 속이고

 

太學四年, 朝齏暮塩,

능멸했고 태학에 있은 지 4년에 아침으로 나물을 먹고 저녁으론 소금에 먹었지만,

 

惟我保汝, 人皆汝嫌.

나는 너를 보호했고 사람들은 모두 너를 의심했지.

 

自初及終, 未始背汝,

처음부터 마칠 때까지 너를 배신하지 않아

 

心無異謀, 口絶行語,

마음에 다른 꾀가 없고 입으로 떠난다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於何聽聞, 云我當去?

어디서 듣고 내가 마땅히 떠난다고 말하는가?

 

是必夫子信讒, 於予也.

이것은 반드시 자네가 참소를 믿어 나와 틈이 생긴 것이로다.

 

我鬼非人, 安用車船,

나는 귀신으로 사람이 아니니 어찌 수레와 배를 쓰겠으며

 

鼻嗅臭香, 糗粻可損.

코로 냄새를 맡으니 마른밥과 양식은 버려도 되네.

 

單獨一身, 誰爲朋儔.

나는 홀로 한 몸이니 누가 벗이 되겠는가.

 

子苟備知, 可數以不.

자네가 진실로 갖추어 안다면 셀 수 있겠는가?

 

子能盡言, 可謂聖智.

자네가 말을 다한다면 성지(聖智)라 말할 수 있네.

 

情狀旣露, 敢不廻避.”

정상이 이미 드러났으니 감히 회피하지 않으려네.”

 

 

 

거짓말마, 너에겐 5명의 벗들이 있어서 날 항상 괴롭히잖아

 

主人應之曰:

주인이 그것에 응하여 말했다.

 

子以吾爲眞不知也邪?

자네는 내가 참으로 모른다고 생각하는가?

 

子之朋儔, 非六非四,

자네의 벗은 여섯도 아니고 넷도 아니고

 

在十去五, 滿七除二.

열에서 다섯을 빼며, 7에서 2를 뺀 것이네.

 

各有主張, 私立名字,

각각 주장이 있고 사사로이 이름과 자를 세워

 

捩手覆羹, 轉喉觸,

손을 비틀어 국을 엎지르게 하고 혀를 바꿔 휘를 저촉케 하여

 

凡所以使吾面目可憎,

나의 진심으로 하여금 밉게 만들고

 

語言無味者, 皆子之志也.

언어가 무미해지는 것이 다 그대들의 뜻이네.

 

其一名曰智窮’, 矯矯亢亢,

하나는 이름이 지혜의 곤궁함이니 굳세고 강하여

 

惡圓喜方,

원만함을 미워하고 모난 것을 좋아하며

 

羞爲姦欺, 不忍害傷.

간사함과 속임수를 부끄러워하여 차마 해치거나 상하지 않게 하네.

 

其次名曰學窮’, 傲數與名,

그 다음 이름이 학문의 곤궁함이니 운수와 명예를 거만하게 보며

 

摘抉杳微, 高挹群言, 執神之機.

아득하고 미묘한 것을 들춰내고 높이 여러 말을 당겨 신의 기미를 잡게 하네.

 

又其次曰文窮’, 不專一能,

또 그 다음은 글짓기의 곤궁함이니, 하나의 재능을 온전히 하지 않아

 

怪怪奇奇, 不可時施, 秖以自嬉.

기괴하게 시대에 베풀 수 없고 단지 스스로 기쁘게 하네.

 

又其次曰命窮’, 影與形殊,

또 다음은 운명의 곤궁함이니, 그림자와 형체가 어긋나고

 

面醜心姸,

얼굴은 추하나 마음은 고와

 

利居衆後, 責在人先.

이익은 무리의 뒤에나 오게 하고 질책은 남보다 앞에 있게 하네.

 

又其次曰交窮’, 磨肌戞骨,

또 다음은 사귐의 곤궁함이니, 피부를 갈고 뼈를 치며

 

吐出心肝, 企足以待,

심장과 간에 있는 것을 토해내어 발돋움하고 기다리지만

 

寘我讐寃.

나를 원수의 자리에 두네.

 

凡此五鬼, 爲吾五患,

무릇 이 다섯 귀신은 나에게 다섯 가지 근심이 되어

 

飢我寒我, 興訛造訕,

나를 주리고 나를 춥게 하며, 거짓말을 일으키고 헐뜯음을 날조하여

 

能使我迷, 人莫能間.

나로 하여금 헛갈리게 하여 사람에 섞이지 못하게 하네.

 

朝悔其行, 暮已復然,

아침에 그 행실을 후회하다가 저녁이면 이미 다시 그렇게 하여

 

蠅營狗苟, 驅去復還.”

파리처럼 앵앵거리고 개처럼 구차하여 쫓아 버려도 다시 돌아오네.”

 

 

 

그렇게 깊은 뜻이!

 

言未畢, 五鬼相與張眼吐舌,

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다섯 귀신이 서로 눈을 풀고 혀를 내빼며

 

跳踉偃仆, 抵掌頓脚,

뛰다가 쓰러져 손바닥을 치고 다리를 꺾으며

 

失笑相顧, 徐謂主人曰:

실소하면서 서로를 돌아보며 천천히 주인에게 말했다.

 

子知我名, 凡我所爲,

자네는 나의 이름, 나의 하는 것을 알고도

 

驅我令去, 小黠大癡.

우리를 몰아 쫓아내려 하니 약간은 약은 거지만, 크게는 어리석은 거네.

 

人生一世, 其久幾何.

인생일대에 오래 살아봐야 얼마인가?

 

吾立子名, 百世不磨.

나는 그대의 이름을 세워 백 세대에도 갈아지지 않게 하려는 것이네.

 

小人君子, 其心不同,

소인과 군자는 그 마음이 같지 않으니

 

惟乖於時, 乃與天通.

오직 시속에 어긋나야 곧 하늘과 통한다네.

 

携持琬琰, 易一羊皮,

옥을 가지고서도 양가죽과 바꾸며,

 

飫於肥甘, 慕彼糠糜.

단 것에 배불러 저 쭉정이를 사모하는 구나.

 

天下知子, 誰過於予.

천하에 자네를 아는 것이 누가 나를 넘어서리오.

 

雖遭斥逐, 不忍子疏,

비록 배척함과 축출함을 당했으나 차마 자네를 소홀히 할 수 없으니,

 

謂予不信, 請質詩書.”

나의 말을 믿지 못한다고 말하겠거든, 자네가 써온 시서에 질정해보길 청하네.”

 

主人於是垂頭喪氣, 上手稱謝,

주인은 이에 머리를 늘어뜨리고 기를 잃어 손을 올려 사례하고

 

燒車與船, 延之上座.

수레와 배를 불태우고서 그들을 상좌에 불러 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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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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