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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남이섬과 춘천 여행 - 5. 경춘선은 상봉역에서 떠나네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남이섬과 춘천 여행 - 5. 경춘선은 상봉역에서 떠나네

건방진방랑자 2019. 10. 2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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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까지 왕십리역 경의중앙선 승강장으로 모이기로 했다. 지훈이와 현세는 조금 늦게 왔고, 준영이는 바로 가평역으로 온다고 하더라. 오늘은 작년 1학기 마무리 여행이었던 가평 도마천 여행 이후 오랜만에 상현이도 함께 가기로 했다.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 상현이 어머니에게 “12번 출구로 왔는데 어디로 가야 하나요?”라고 전화가 오더라. 그래서 태기와 성민이와 함께 12번 출구를 찾기 시작했다. 거긴 선상역사로 들어오는 곳이니, 당연히 승강장 위에 있었고 우린 그걸 알 리가 없었다. 그러니 한참을 헤맨 후에 승강장에서 위로 올라가야 12번 출구가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 바로 올라가 보니 개찰구 바로 앞에 상현이와 어머님이 서있더라. 상현이를 데리고 다시 승강장으로 내려오니, 그 사이에 늦었던 지훈이와 현세는 도착했고, 마침내 우리의 1학기 전체여행은 본궤도에 올랐다.

 

 

상봉역으로 가기 위해 전철을 기다리고 있다. 

 

 

 

춘천 가는 기차는 상봉역에서 떠나네

 

춘천에 가기 위해서는 왕십리역에서 중앙선을 타고 상봉역까지 간 후에, 상봉역에서 경춘선을 갈아타고 가야 한다. 2010년에 경춘선이 복선화되기 전엔 청량리역에서 경춘선 기차를 탈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2010년에 복선전철이 운행된 뒤론 더 이상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기차는 없어지게 되었고, 전철은 상봉역에서, ITX는 용산에서 출발하는 형식으로 이원화 되었다. 예전처럼 경춘선이 출발하던 청량리역도 아니고, 사람들이 많이 환승하는 왕십리역도 아닌 어중간한 상봉역이 경춘선 출발역으로 정해진 것이다.

 

 

다시는 볼 수 없게 된 광경.

 

 

그래서 경춘선을 애용하는 시민들은 출발역을 청량리역으로 환원해주던지, 아예 용산역까지 진입할 수 있도록 해주던지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나의 경우엔 경춘선 기차를 타본 적이 없으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알 순 없지만, 적어도 왕십리역과 같이 네 개 노선이 겹치는 곳이 출발역이 아닌 것은 불편하게 느껴지고, 지하철 노선도를 잘 알지 못할 땐 착각하기도 했었다. 얼핏 보면 경춘선과 중앙선을 헛갈려서 왕십리에서도 춘천 가는 기차를 탈 수 있구나라고 착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겨울 민들레 읽기 모임에 참석하러 마석역에 가려 할 때, 왕십리에서 경춘선 전철을 타러 기다렸었다. 그런데 왕십리역에 도착하여 상황을 보고 나서야, 거기선 한 번에 춘천에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 부랴부랴 상봉역으로 갔던 경험이 있다. 이렇게 착각하는 사람들이 없도록 출발역을 왕십리역으로 늘려주던지, 원래대로 청량리역을 해주던지 하면 좋을 것 같다.

 

 

경춘선을 타러 상봉역에 왔다. 

 

 

 

경춘선 기차에서 보는 풍경

 

경춘선은 지상으로만 달리기에 5월의 따스한 햇살이 만든 짙은 녹음을 음미하며 여행을 할 수 있다. 아침에 부산을 떠는 바람에 몸은 긴장되어 있었고, 피곤에 절어 있었지만, 그 순간 맑은 햇살과 온화한 기온은 온몸으로 받으니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그쯤 되니 우울한 사람은 햇살을 받아야 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 더욱이 어제 비가 와서 세상은 빗방울로 목욕을 한바탕 하고 난 뒤라 더 맑고 선명하게 보였다.

하지만 아이들은 여행을 떠난다는 사실에 잔뜩 들떠 있는지, 여느 학생들처럼 들떠서 깔깔 거리며 웃고 떠들고 있다. 그리고 걔 중에 몇 명은 스마트폰 화면 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이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현세는 이 날 ‘tunesholic’이란 게임에 빠져 하루 종일 이 게임만 할 기세였고, 성민이는 늦게 쿠키런이란 게임에 빠져 어떻게든 탐험가맛 쿠키를 모을 기세였다.

어찌 보면 이게 자유분방하고 그저 노는 게 한참 좋을 때인 학생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세상에 대한 관심보다 주위 친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장소를 이동하는 여행보다 한곳에서 친구와 오순도순 얘기하며 노는 것이 좋을 때이니 말이다.

햇살이 가장 좋은 5월에, 이런 아이들과 늦봄의 풍광을 여유롭게 누리며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은 축복 중에 축복이다. 가는 길에 보니 저 멀리 청평댐이 보인다. 2009년도에 한참 국토종단을 할 때 신청평대교를 건너며 청평댐을 봤었다. 그걸 무려 7년이나 지나서 이젠 전철을 타면서 보는 것이니, 기분이 남다르다.

 

 

다시 보는 청평댐. 반갑고도 반가워 절로 인사가 나왔다. 아이들은 게임을 하며 핸드폰 속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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