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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과 춘천 여행 - 7. 나미나라공화국이란 스토리텔링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남이섬과 춘천 여행 - 7. 나미나라공화국이란 스토리텔링

건방진방랑자 2019. 10. 2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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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 가득 짐을 들고 남이섬가평 선착장으로 걸어간다. 선착장 주차장엔 관광버스들이 즐비하다. 얼마나 많은 관광객들이 있을지 걱정과 기대가 동시에 된다. 선착장에 들어서니 한옥풍의 건물이 보이고 사람떼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역시나 유명 관광지답게 내국인부터 외국인까지, 여행객부터 수학여행을 온 학생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지금 시간은 평일 2시 40분인데, 사람들이 많기도 많다.

 

 

 

남이섬이 유명한 이유는 무엇일까?

 

남이섬은 겨울연가로 유명해진 곳이다. 겨울연가라는 드라마로 인해 일본에 한류 열풍이 불었다. 그 당시 일본의 중년 여성들은 배용준에게서 일본 남성에겐 느끼지 못한 부드러운 남성미와 사르르 녹는 듯한 감미로움을 느끼며 그를 추앙하여 욘사마라는 별명까지 붙여줬고, 그런 흐름은 드라마 촬영지로의 방문까지 이어져 남이섬은 일약 유명관광지가 되었다. 이런 광경이 얼마나 이채롭게 느껴졌으면 일본의 저명한 학자인 우치다 타츠루 선생이나 한국의 고전평론가인 고미숙 선생도 욘사마가 열풍인 이유?’에 대해 분석하기까지 했을까.

 

 

겨울연가와 남이섬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래서 남이섬은 더욱 유명지가 되었다.

 

 

그렇다면 2002년에 반영한 겨울연가의 인기가 아직까지 남아있기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는 거라 볼 수 있을까? 물론 14년이나 흘렀다고 해서 그 드라마의 영향력이 하나도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지금에서야 그 드라마를 보게 되어 찾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예전에 남이섬에 찾았다가 느낌이 좋아서 다시 찾는 사람도 있을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선 그런 사람은 극히 일부일 것이고 지금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건 서울 근교에서 가장 쉽게 올 수 있는 이색적인 장소라는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 애초에 남이섬은 지금과 같이 운치가 있는 곳은 아니었을 것이다. 원랜 작은 봉우리에 불과한 곳이었고 인적도 드문 외진 곳이다 보니, 남이장군은 유배를 왔고 이곳에서 죽게 된 것이다. 그러던 곳이 청평댐으로 인해 북한강 상류의 수위가 올라가며 잠기면서 섬이 되었고, 유원지로 개발되면서 지금과 같은 모양새를 갖추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곳에선 쫙 펼쳐진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걸으며 운치를 맛볼 수 있고, 넓지는 않지만 잘 꾸며진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유를 느낄 수 있다. 더욱이 바로 옆엔 번지점프와 짚와이어, 웨이크보드와 같은 레져생활을 즐길 수도 있으니, 사람들에게 한 번 정도는 가보고 싶은 곳으로 떠오르지 않았을까.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주말이나 휴가철엔 이곳을 찾아오고 있는 것이고 우리가 여행을 간 날은 평일임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는 것이다.

 

 

평일인데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다. 

 

 

 

남이섬은 한국 내의 외국?

 

선착장에 들어서자마자 나미나라공화국 입국을 환영합니다라는 이상한 문구가 보이고, 여권 운운하는 말들도 보인다. 그 순간 여기에 들어가려면 여권이 있어야 하나?’라는 우스꽝스러운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분명히 한국 땅이지만, ‘혹시나 여기만 외국령인가?’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남이섬을 특별한 곳으로 꾸미려는 스토리텔링에 불과했다. 한국의 땅이지만 외국에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꾸며놨던 것이다. 그러니 남이섬에 배를 타고 들어가는 사람들은 은연중에 외국의 섬에 놀러간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그에 따라 저절로 기대감이 싹트게 된다.

단재학교에서 섬으로 여행을 간 적은 두 번 있었다. 완도에서 보길도로 들어갈 때도, 강화도에서 석모도로 들어갈 때도 당연히 배를 타고 갔지만, 어느 곳도 여기처럼 선착장에서부터 뭔가 다른 이미지를 느끼게 해주는 곳은 없었다. 그런 곳은 너무도 익숙한 여객터미널의 모습이었고, 그곳의 사람들도 여행객과 주민이 섞여 아주 일상적인 풍경으로 배를 탔으니 말이다.

 

 

해남 화흥포항에선 보길도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다. 아주 평이한 여객터미널이다.

 

 

이렇게 이채로운 광경을 보면서 왜 그런 같은 차이점이 생겼을까?’를 생각해보니, 그 까닭은 섬의 역사와 관련이 있겠더라. 보길도나 석모도 같은 곳은 원래부터 사람이 살던 유인섬으로 사람이 사는 곳으로 발달되다가 점차 관광지로 유명해진데 반해, 남이섬은 무인섬이었던 곳을 관광지로 꾸몄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했던 것이다. 바로 그런 고민의 결과가 나미나라공화국이란 스토리텔링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에게 남이섬은 한 번은 가고 싶은 곳이니, 그런 식의 노력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만약이지만 그런 식으로 스토리텔링을 했음에도 사람이 거의 오지 않는 섬이 되었다면, 이렇게 기획한 사람은 얼마나 몸 둘 바를 몰랐을까. 어찌 보면 결과적으로 잘 되었기 때문에 나미나라공화국이란 스토리텔링이 괜찮아 보이는 것일 뿐, 그렇지 않았다면 유치하니까 사람들이 안 오지라는 비아냥을 듣게 되었을 것이다.

 

 

'나미나라공화국 입국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이채롭다.

 

 

 

인용

목차

사진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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