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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중용, 인간의 맛, 김용옥, 통나무, 2011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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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 인간의 맛, 김용옥, 통나무, 2011

건방진방랑자 2019. 6. 1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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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궁극적으로 언어의 노예다. 자기가 만들어 놓은 언어의 굴레를 맴돌 뿐이다. -28

 

곽점죽간의 하나인 語叢 二의 제29간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喜生於性, 樂生於喜, 悲生於樂이것은 에서 발현된 기쁨이라는 감정이, “즐거움으로 발전되고, 또 그것이 슬픔으로 전환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옛 사람들이 이라는 것을 단순하고 맹목적인 쾌락으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 매우 복잡한 인식론적 중층성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인간학적 과제상황으로서 파악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82

 

인간을 교육시킨다고 하는 문제는 결코 이성적 인간을 만드는 데만 그 목적이 있지 아니 하다. 이성은 상식이다. 우리가 배양해야 할 것은 情感의 윤리성과 심미성이다. 심미적 감성을 결여한 윤리는 독선적이고 맹목적일 수 있으며, 윤리적 당위를 결여한 심리는 나른하고 자기기만적일 수 있다. -83

 

이며, ‘이다. ‘의 가치의 총화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맛은 힘을 창출한다. 소기된 바의 목적을 낭비없이 달성함으로써 힘을 증대시키며 또 동시에 힘을 제약시킨다. 절제없는 맛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119

 

好問이란 끊임없이 가슴을 열고 타인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이다. 중대사에 있어서 홀로의 판단에 의지하지 않는다. ‘호문이라 해서 자신의 판단을 흐리지는 않는다. 판단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나 자신이다. 타인의 앎을 물음을 통하여 나의 것으로 만드는 덕성이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는 것이다. -135

 

영재교육? 나는 단연코 반대다! 사람들이 평범한 지혜를 물을 줄을 모르고, 도사랍시고 음양오행, 주역 운운하며 우스꽝스러운 개량한복이나 입고 뻥끗거리는 족속들이 결국 이 사회의 분위기를 흐려놓는 것이다. 남들보다 대학교를 10년 더 먼저 나온다 한들, 10년 더 빨리 학문이 성취되는 것도 아니요, 10년만큼 더 많이 이 사회에 이바지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10년 더 빨리 출세하는 것도 아니다. -136

 

노자를 주해한 왕필의 다음과 같은 명언에 한번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사랑하지 마라! 사랑을 하기만 하면 반드시 만들고, 세우고, 베풀고 감화를 주면, 만물은 스스로 자기를 잘 가꾸어 나가는 데 오히려 그들의 참모습을 파괴하는 것이 된다. 은혜가 있고 함이 있으면, 사물들이 치우치게 되어 공존의 미덕을 상실한다. 不仁也. 仁者, 必造立施化, 有恩有爲. 造立施化, 則 物失其眞; 有恩有爲, 則 物不具存.”(5)

 

순자는 그의 책 修身편에서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하였다: “천리마는 하루에 천리를 간다고 뽐낸다. 그러나 조랑말이라도 열심히 가기만 하면 열흘이면 같은 목적지에 너끈히 도달할 수 있다. 夫驥一日而千里, 駑馬十駕則亦及之矣.”

문제는 가는 목적지가 명확히 있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아무리 천리마라도 가는 목적지를 명확히 정하지 않고 천방지축으로 날뛰기만 하다 보면 골근이 다 상하여 도중에 뒈지게 되어 있다. 사실 순자가 이 말을 했을 때는 천리마의 존재를 사실상 부정한 것이다. 인간세에 천리마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신화일 뿐이다.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별 기능이 없다. 인간세의 참된 모습이라는 것은 조랑말들이 부지런히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착실하게 가고 있는 것일 뿐이다. 천리마처럼 보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 조랑말들의 범용성의 위대함, 그 근원적 방향성을 파악하지 못하면 허공의 신화로 끝나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 땅에 아무런 임팩트를 주지 못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도 성적이 좋지 못한 범용한 소년이었다는 것을 상기하자! -267

 

誠之者는 성해지려고 노력하는 과정process이다. ‘는 앞의 말을 동사화시키는 작용이 있다. 그러니까 誠者는 성 그 자체이며 하느님 그 자체이다. 그것은 우주의 신성Divinity 그 자체이다. 그러나 성지자는 성해지려고 끊임없이 발버둥치는 인간의 노력이다. 그래서 그것을 사람의 길人之道이라고 말한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결국 이라는 종착역을 향해 칙칙폭폭 끊임없이 달려가는 誠之호 열차의 모습이다. 그 종착역을 도달할지 안 할지는 여기 질문의 대상이 되질 아니 한다. 왜냐 열차는 달리는 한에 있어서만 열차이기 때문이다. 열차는 과정이다. 인생은 과정이다. 인생의 목적이란 그 과정에 내재하는 것이다. ‘성자성지자에 내재하는 것이다. -278

 

 

 

 

인용

목차

조랑말이 되어 뚜벅뚜벅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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