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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재 - 후산가서(後山家序) 본문

산문놀이터/삼국&고려

길재 - 후산가서(後山家序)

건방진방랑자 2022. 7. 27.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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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망한 걸 보고 세상을 바꾸려는 마음은 접은 채 은둔하련다

후산가서(後山家序)

 

길재(吉再)

 

 

부귀한 자식들이 잘 되고, 서민 자식들이 못 되는 이유

天之生民, 莫不厚焉. 或爲君子而貴, 或爲小人而賤, 何也?

貴而爲貴, 賤而爲賤, 理之常也; 或貴而賤, 或賤而貴, 命之然也.

自古公卿之子, 生長富貴, 車馬足以代馳涉之艱難, 使令足以息四體之勤勞, 養而有兼珍之膳, 衣而有寒暖之宜. 旣生而君知之, 旣長而君命之, 祿秩之厚, 不期而至; 官爵之貴, 自然而加. 其知之也如此其易, 其貴之也如此其足, 此無他, 祖宗積累之勳, 豫養之恩故也.

庶人之子, 生長草菜, 霑體塗足, 衣不足以掩其身, 食不足以養其體, 迫寒餓死. 疲精極神, 動心忍性, 其功業之著而後有司知之, 有司知之而後朝廷聞之, 朝廷聞之而後君用之. 其知之也如此其難, 其達之也如此其遲, 此無他, 功業始基於一身, 無積累之漸, 豫養之恩故也.

 

나라가 망하며 10년의 공이 무너졌기에 은둔하련다

况愚也生長農畝, 賤而莫賤, 微而莫微.

年纔八九, 菜山牧羊, 年抗長矣, 朝耕夜讀, 螢窓十年, 寒衣蔬食自若也; 畎畝治耨, 霑體塗足亦自若也. 但以竭力耕田, 馳心經學, 下以養親, 上以事君, 養親則底豫其親, 事君則堯舜其君, 納民於唐虞, 躋世於三代, 此余平日所志也.

今也不幸, 逢天之慽, 十年之功, 掃地如也.

嗚呼! 天實爲之, 謂之何哉. 於是彷徨憾慨, 翻然改圖, 莫若隱然自晦, 掛冠蘿月, 吟嘯淸風 俯仰二儀之間, 逍遙一世之上, 不受當時之責, 永保性命之正. 如是則可以凌霄漢出宇宙之外, 豈羡千駟萬鍾之富貴乎.

 

此序曰: “今也不辛, 逢天之慽.” 又曰: “莫若隱然自晦.”, 則此序之作, 正在致仕隱居之後矣. 冶隱先生言行拾遺卷上

 

 

 

 

 

 

해석

 

부귀한 자식들이 잘 되고, 서민 자식들이 못 되는 이유

 

天之生民, 莫不厚焉.

하늘이 백성을 태어나게 함에 누구에게나 넉넉하지 않음이 없었다.

 

或爲君子而貴, 或爲小人而賤, 何也?

그럼에도 혹은 군자가 되어 귀하게 되고 혹은 소인이 되어 천하게 되는 건 왜인가?

 

貴而爲貴, 賤而爲賤,

귀한 이가 귀하게 되고 천한 이가 천하게 되는 건

 

理之常也;

이치의 일상적인 것이지만

 

或貴而賤, 或賤而貴,

혹은 귀한 이가 천하게 되고 혹은 천한 이가 귀하게 되는 건

 

命之然也.

타고난 운명의 그러함이다.

 

自古公卿之子, 生長富貴,

예로부터 공경의 자식들은 부귀한 데서 자라나

 

車馬足以代馳涉之艱難,

수레와 말이 달리고 건너는 어려움을 대신하기에 넉넉하고

 

使令足以息四體之勤勞,

하인들이 사체의 수고로움을 쉬게 하기에 넉넉하며

 

養而有兼珍之膳, 衣而有寒暖之宜.

길러짐에 맛좋은 음식이 있고 입음에 추위와 더위에 마땅함이 있다.

 

旣生而君知之, 旣長而君命之,

이미 태어나선 임금이 그들을 알고 이미 성장해선 임금이 그들을 임명하니

 

祿秩之厚, 不期而至;

봉록과 벼슬의 두터움이 기약하지 않아도 이르러 오고

 

官爵之貴, 自然而加.

관직과 벼슬의 귀함은 자연히 더해진다.

 

其知之也如此其易,

알아줌이 이와 같이 쉽고

 

其貴之也如此其足,

귀해짐이 이와 같이 넉넉하니,

 

此無他, 祖宗積累之勳,

이것은 다른 게 없이 선조들이 쌓아온 공덕과

 

豫養之恩故也.

미리 길러온 은혜 때문에 그런 것이다.

 

庶人之子, 生長草菜, 霑體塗足,

서민의 자식은 풀과 채소에서 자라 몸은 젖고 발은 흙이 묻어도

 

衣不足以掩其身, 食不足以養其體,

옷으론 그 몸을 가리기에 부족하고 먹을 것으론 그 몸을 기르기에 부족하여

 

迫寒餓死.

추위가 닥쳐오면 아사하게 된다.

 

疲精極神, 動心忍性,

극도로 정신을 써서 피폐해지고 마음을 분발시키고 성질을 참게 함으로

 

其功業之著而後有司知之,

공의 업적이 드러난 이후에 관리가 알아주고

 

有司知之而後朝廷聞之,

관리가 알아준 이후에 조정에 알려지며

 

朝廷聞之而後君用之.

조정에 알려진 이후에 임금이 등용한다.

 

其知之也如此其難, 其達之也如此其遲,

알려짐이 이와 같이 어려우며 도달하기가 이와 같이 더디니,

 

此無他, 功業始基於一身,

이것은 다른 게 없이 공의 업적이 한 몸에 기초한 것이지

 

無積累之漸, 豫養之恩故也.

점차로 쌓아와 미리 길러온 은혜가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나라가 망하며 10년의 공이 무너졌기에 은둔하련다

 

况愚也生長農畝,

게다가 나는 시골에서 자라

 

賤而莫賤, 微而莫微.

천하여 더 천할 게 없고 미천하여 더 미천할 게 없다.

 

年纔八九, 菜山牧羊,

나이 겨우 8~9살에 산에서 캐며 양을 길렀으며

 

年抗長矣, 朝耕夜讀,

나이가 먹어선 아침에 밭갈고 저녁에 독서하여

 

螢窓十年, 寒衣蔬食自若也;

반딧불 주머니와 눈 비친 창으로 공부한 지 10년에 서늘한 옷과 거친 밥에도 유유자적했고

 

畎畝治耨, 霑體塗足亦自若也.

밭에서 김매기를 하여 몸에 젖고 발에 흙이 묻음에도 또한 유유자적했다.

 

但以竭力耕田, 馳心經學,

다만 힘을 다해 밭을 갈며 경학에 마음을 다해

 

下以養親, 上以事君,

아래론 어버이를 봉양하고 위로는 임금을 섬겼으며

 

養親則底豫其親, 事君則堯舜其君,

어버이를 봉양하면 어버이께서 기뻐하셨고 임금을 섬기면 그 임금을 요순이 되도록 하여

 

納民於唐虞, 躋世於三代,

백성을 요순시대에 들어가도록 했고 세상을 하은주(夏殷周)에 나아가도록 했으니,

 

此余平日所志也.

이것이 내 평소의 뜻이다.

 

今也不幸, 逢天之慽,

이제는 불행히 하늘의 근심인 나라가 멸망한 상황을 만나

 

十年之功, 掃地如也.

10년의 공이 땅을 쓸어버림과 같다.

 

嗚呼! 天實爲之, 謂之何哉.

! 하늘이 실로 이렇게 했으니 무얼 말하랴.

 

於是彷徨憾慨, 翻然改圖,

이에 방황하며 감개하다가 갑작스레 도모함을 고쳐

 

莫若隱然自晦, 掛冠蘿月,

은밀히 스스로 감춘 채 갓을 여라 사이에 걸어두고

 

吟嘯淸風

맑은 바람에서 읊조리며

 

俯仰二儀之間, 逍遙一世之上,

출세와 은둔의 두 뜻 사이에서 굽어보고 우러르며 한 세상의 위에서 소요하여

 

不受當時之責, 永保性命之正.

당시의 책임을 감당하지 않고 성명의 바름을 길게 보전하는 것만 못하다 여겼다.

 

如是則可以凌霄漢出宇宙之外,

이와 같이하면 하늘을 박차고 우주의 바깥으로 나갈 수 있으니,

 

豈羡千駟萬鍾之富貴乎.

어찌 천 마리의 사마와 만종의 부귀를 부러워하랴.

 

 

此序曰: “今也不辛, 逢天之慽.”

이 서문에서 이제는 불행히 하늘의 근심인 나라가 멸망한 상황을 만났다.”고 했고

 

又曰: “莫若隱然自晦.”,

또한 은밀히 스스로 감춘다.”라 했으니,

 

則此序之作, 正在致仕隱居之後矣. 冶隱先生言行拾遺卷上

이 서문이 지어진 건 바로 벼슬 사양하여치사(致仕): ‘나이가 많아 벼슬을 사양하고 물러난다는 뜻이다. 은둔한 이후였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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