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사략을 지어 올립니다
진삼국사략전(進三國史略箋)
권근(權近)
역사서는 후대에 저술되나, 거울삼을 건 전대에 있다
唐書成宋儒之手, 盖編摩必待於後人; 殷鑑在夏后之時, 惟治亂可觀於前代. 玆修『史略』, 用瀆宸聦.
기자부터 삼국까지의 미세한 역사서
粤我海隅之邦, 實是天作之地. 自檀君之啓祚, 千載相承. 及箕子之受封, 八條爲治, 年代已邈, 文籍不傳. 四郡瓜分, 勢難久於遙制. 三國鼎峙, 力莫能於合幷, 日相尋於甲兵. 時僅有其國史, 記傳聞則多涉於荒恠, 錄所見則未盡其詳明.
고려의 『삼국사기』에 대한 평가
逮至高麗, 有臣富軾, 凡例取法於馬『史』, 大義或乖於『麟經』. 且一事之始終, 率再書於彼此. 方言俚語之相雜, 善政嘉謨之罕傳, 國別爲書, 人難參究.
『삼국사략』을 편수하게 된 경위와 편집방향
恭惟聖惟天縱, 學就日新, 周情孔思之精微, 極硏六籍之蘊奧. 漢綱ㆍ唐目之備具, 博觀百代之規模. 不鄙臣等之空踈, 俾任史家之纂述, 乃約舊史, 勒成新書. 非徒去其繁蕪, 盖欲便於考閱.
주상께옵서 한 번 이 책을 봐주시옵소서
臣等顧乏三長之學, 思效一得之愚, 朝修暮刪, 雖欲勉於櫽括, 衮褒鉞貶, 豈足與之鋪張. 然善惡之俱存, 故勸懲之斯著, 聽政之暇, 如蒙賜於暫觀, 致治之方, 未必無其小補. 『陽村集』 卷之二十四
▲ 이 책은 권근, 하륜, 이첨 등이 편찬하여 2개월 만에 7권의 책으로 완성했다.
해석
역사서는 후대에 저술되나, 거울삼을 건 전대에 있다
唐書成宋儒之手,
당나라 역사서는 송나라 유자들의 손에서 완성되었으니
盖編摩必待於後人;
대저 편집은 반드시 후대의 사람을 기다리고
殷鑑在夏后之時,
은나라의 본보기는 하나라 우임금의 시대에 있었으니
惟治亂可觀於前代.
오직 다스려짐과 혼란함은 전대에서 볼 수 있습니다.
玆修『史略』, 用瀆宸聦.
이에 『동국사략』을 편수(編修)하여 임금의 은총을 헤아리옵니다.
기자부터 삼국까지의 미세한 역사서
粤我海隅之邦, 實是天作之地.
우리는 바다 모퉁이에 나라가 있으니 실로 하늘이 지어준 땅이옵니다.
自檀君之啓祚, 千載相承.
단군께서 복을 여심으로부터 천년동안 서로 이어졌습니다.
기자께서 봉함을 받고 8조법으로 다스렸으나
年代已邈, 文籍不傳.
시대가 이미 아득해져 글과 서적이 전하지 않습니다.
四郡瓜分, 勢難久於遙制.
그리고 한사군(漢四郡)으로 오이처럼 분열되어【과분(瓜分): 오이가 쪼개지는 것처럼 갈기갈기 땅이 나뉘어졌다는 것.】 먼 곳을 제어하기 어려웠습니다.
三國鼎峙, 力莫能於合幷, 日相尋於甲兵.
삼국이 솥발처럼 정립(鼎立)하여 힘으로 합병할 수 없어 날마다 서로 전쟁만을 생각합니다.
時僅有其國史, 記傳聞則多涉於荒恠,
이때에 겨우 역사서가 있긴 했지만 전하여 듣고 기록한 것들은 대부분 황당하고 허탄한 데에 이르렀으며
錄所見則未盡其詳明.
봐서 기록한 것들은 자세한 설명을 다하지 않았습니다.
고려의 『삼국사기』에 대한 평가
고려 때에 이르러 신하 김부식이 대부분
법례는 사마천의 『사기』에서 법을 취하였지만 대의는 간혹 『춘추』에서 어긋났습니다.
且一事之始終, 率再書於彼此.
또한 한 가지 일의 처음과 끝이 대강 여기저기에 반복되게 쓰여 있습니다.
方言俚語之相雜, 善政嘉謨之罕傳,
그리고 사투리와 속된 말이 서로 섞여 선정(善政)과 아름다운 계책이 드물게 전해졌고
國別爲書, 人難參究.
나라별로 역사서가 만들어져 사람들이 참고하여 연구하기 어렵습니다.
『삼국사략』을 편수하게 된 경위와 편집방향
恭惟聖惟天縱, 學就日新,
공손히 생각건대 성스럽고 하늘의 자질을 이으셔서 배움이 날로 새로워지는 데로 나아가
주공의 마음과 공자의 생각의 정미(精微)함으로 육서(六書)의 깊은 뜻을 지극히 연구하셨습니다.
漢綱ㆍ唐目之備具, 博觀百代之規模.
한강(漢綱)과 당목(唐目)의 구비됨과 백대의 규모를 두루 보시었습니다.
不鄙臣等之空踈, 俾任史家之纂述,
쓸모없는 저희들의 엉터리 같음에도 역사서의 편수를 맡겨주셨으니,
乃約舊史, 勒成新書.
이에 옛 역사서를 요약하여 새로운 역사서를 수정하여 완성하였사옵니다.
非徒去其繁蕪, 盖欲便於考閱.
번잡하고 엉성한 부분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대저 참고하여 보기에 편하도록 하였습니다.
주상께옵서 한 번 이 책을 봐주시옵소서
臣等顧乏三長之學, 思效一得之愚,
저희들은 돌아보건대 삼장(三長)【삼장(三長): 才ㆍ學ㆍ識見을 말하며, 이 세 가지가 있어야 역사를 기술할 수 있다고 함.】의 학문은 모자라나 한 번 얻은 어리석음을 본받아,
朝修暮刪, 雖欲勉於櫽括,
아침에 수정하고 저녁에 깎아내어 비록 바로 잡기【은괄(檃括): 기울어지고 굽은 것을 바로잡는 기구로, 굽은 것을 잡는 것을 檃이라 하고 모난 것을 잡는 것은 括이라 함.】에 힘썼다 하나
衮褒鉞貶, 豈足與之鋪張.
화곤(華袞)의 찬양함과 부월(鈇鉞)의 질책【范寧의 『春秋傳序』에, “한 글자의 찬양이 華袞보다 낫고, 한 글자의 꾸지람이 鈇鉞보다 엄하다.”라고 한 데서, 華袞은 칭찬을, 鈇鉞은 꾸지람을 나타냄.】을 어찌 넉넉히 펼쳐냈다 하겠습니까.
然善惡之俱存, 故勸懲之斯著, 聽政之暇,
그러나 선과 악을 함께 보존하였기에 권선징악(勸善懲惡)이 여기에서 드러나 정사를 들으시는 여가에
如蒙賜於暫觀,
만약 잠시 이 책을 보시는 은총을 하사하신다면
致治之方, 未必無其小補. 『陽村集』 卷之二十四
다스림의 방법에 반드시 조금의 도움이라도 없지는 않을 것이옵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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