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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구름이 북쪽 궁궐에 걸쳐 있어 운횡북궐(雲橫北闕) 정이오(鄭以吾) 玉葉橫金闕 朱甍照碧天 옥엽횡금궐 주맹조벽천 丁東傳促漏 戌北釀霏煙 정동전촉루 술북양비연 佳氣晴相擁 高標望更連 가기청상옹 고표망갱연 南山將獻壽 穆穆萬斯年 남산장헌수 목목만사년 『新增東國輿地勝覽』 卷三 해석 玉葉橫金闕 朱甍照碧天 구름【옥엽(玉葉): 시어(詩語)로 구름을 뜻한다.】이 금빛 궁궐에 비껴 있고 붉은 용마루는 푸른 하늘을 비추네. 丁東傳促漏 戌北釀霏煙 뚝뚝【정동(丁東): 물시계의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의 의성어(擬聲語)이다.】 촉급히 물시계소리【옥루(玉漏): 물시계의 미칭】 전하고 북쪽에선 안개 연기 뭉치네. 佳氣晴相擁 高標望更連 아름다운 기운이 갠 날에 서로 끌어당기고 높은 기상 바라보니 다시 연이어지네. 南山將獻壽 穆穆萬斯年 남산【..
경상도 선산에 있는 죽장사에서 죽장사(竹長寺) 정이오(鄭以吾) 衙罷乘閑出郭西 僧殘寺古路高低 祭星壇畔春風早 紅杏半開山鳥啼 寺有老人星壇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 衙罷乘閑出郭西 아파승한출곽서 관청일 마치고 한가함을 타고서 서쪽 성곽으로 나오니 僧殘寺古路高低 승잔사고로고저 스님 조금 있고 사찰은 낡아 길은 높다가 낮다가 하네. 祭星壇畔春風早 제성단반춘풍조 별 제사 지내는 사단【제성단(祭星壇): 고려ㆍ조선 시대에, 태백성에게 제사를 지내던 제단. 함경남도 광포에 있다.】에 봄 바람 이르지만 紅杏半開山鳥啼 홍행반개산조제 붉은 살구는 반쯤 펴 산새 지저귀네. 절에 노인성단이 있다[寺有老人星壇]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설 이 시는 선산부사로 있을 때 관청 일을 마치고 시간을 내어 인근(隣近)에 있는 죽장사에 올라 쓴..
몹시 게을러져용심(慵甚) 이첨(李詹) 平生志願已蹉𧿶 爭奈慵踈十倍多 午寢覺來花影轉 暫携稚子看新荷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平生志願已蹉𧿶평생지원이차이평생 뜻으로 원하는 것이 이미 어긋나서爭奈慵踈十倍多쟁내용소십배다게으르고 어설픔이 열 배나 많은 걸 어찌 하랴[爭奈]?午寢覺來花影轉오침각래화영전낮잠 깨고 나니 꽃 그림자 옮겨 와서暫携稚子看新荷잠휴치자간신하잠시 어린 아들 데리고 새 연꽃 본다네.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설인간이란 어른이 되어서도 마냥 무지개를 쫓는 어린이의 연장선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이다. 그러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침내 비틀거리는 발길로 실의(失意)의 언덕에 와 주저앉아 버리고 만다. 인제 여일(餘日)이 얼마 남지 않은 노경에 이르렀음을 자각함에서다. 만사휴재(萬事休哉)! 팽팽히 버텨오던 ..
백성을 대신하여 노래하다 대민음(代民吟) 원천석(元天錫) 生涯寒似水 賦役亂如雲 생애한사수 부역난여운 急抄築城卒 兼抽鍛鐵軍 급초축성졸 겸추단철군 風霜損禾稼 縷雪弊衣裙 풍상손화가 루설폐의군 未忘妻孥養 心煎火欲焚 미망처노양 심전화욕분 『耘谷行錄』 卷之五 해석 生涯寒似水 賦役亂如雲 생애 차갑기가 물 같고 부역 어지럽기가 구름 같네. 急抄築城卒 兼抽鍛鐵軍 급하게 성을 쌓을 졸병을 뽑고 겸하여 철을 단련할 군사를 뽑네. 風霜損禾稼 縷雪弊衣裙 바람과 서리가 벼농사 망치고 실눈이 옷을 해지게 했네. 未忘妻孥養 心煎火欲焚 처자식 양육을 잊지 못해 마음 졸여 불타려 하네. 『耘谷行錄』 卷之五 해설 농민의 참상을 대신 읊은 노래이다. 차가운 물처럼 살아가기 힘들고 뒤엉켜 있는 구름처럼 부역은 뒤죽박죽이다. 성을 쌓는다고 급..
9월 15일에 국가에서 정창군을 왕위에 세우고 전왕의 부자를 신돈의 자손이라 하여 서인으로 폐위한 것을 듣고서 문금월십오일 국가이정창군립왕위 전왕부자 이위신돈자손 폐위서인(聞今月十五日 國家以定昌君立王位 前王父子 以爲辛旽子孫 廢爲庶人) 원천석(元天錫) 前王父子各分離 萬里東西天一涯 可使一身爲庶類 正名千古不遷移 祖王信誓應乎天 餘澤流傳數百年 分揀假眞何不早 彼蒼之鑑照明然 『耘谷行錄』 卷之四 해석 前王父子各分離 전왕부자각분리 전 왕조의 부자가 각각 떨어지니 萬里東西天一涯 만리동서천일애 만 리 동쪽과 서쪽으로 하늘의 한 끝이라네. 可使一身爲庶類 가사일신위서류 가령 한 몸을 평민으로 만들 수 있다해도 正名千古不遷移 정명천고불천이 정명은 천고토록 옮기지 못하리. 해설 이 시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1389년 9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