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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목차 1. 작은 전시회를 기록하려는 이유기억으로 남긴 시간기록으로 낚아 챈 시간 2. 1학기 동안의 학습결과를 나누는 자리 작은 전시회작은 전시회는 뭐예요?전시회를 준비하는 손길들, 말길들 3. 준비과정을 통해 교육의 가능성을 보다교육의 핵심은 ‘어떻게 성숙한 인간으로 만드는가?’ 하는 것잘 알지도 못하면서어른의 시선이 문제일 수 있다 4. 모범생이 되지 말라문제없는 내 아이가 문제다어른의 시선이 아닌, 그 사람의 시선으로 5. 작은 전시회, 큰 기쁨작은 전시회, 큰 기쁨의 전시회옆방 아카펠라아카펠라 공연, 한 학기의 성장을 그대로 보여준 특급 공연 인용목차 / 지도사진
5. 작은 전시회, 큰 기쁨 연습이 끝나고 이제 곧 학부모님들이 오실 시간이 되었다. 부엌은 분주하다. 학부모님들에게 대접할 간식을 만들고 차를 대접하기 위해 물을 끓인다. 아이들의 역할은 세 파트로 나누었다. 부엌에서 음식을 만드는 파트, 학교 앞에서 학부모님에게 인사를 건네고 안내를 하는 파트, 학교로 들어온 부모님에게 전시회를 볼 수 있도록 안내해 드리고, 서빙을 담당하는 파트로 말이다. ▲ 각 역할에 맞게 배치되어 임무에 충실하고 있다. 작은 전시회, 큰 기쁨의 전시회 한 분씩 학부모님이 오실 때마다 아이들도 바빠지기 시작했고, 덩달아 학교에는 활기가 넘쳐났다. 학습발표회는 공연을 보는 것이기에 정숙한 분위기라고 한다면, 작은 전시회는 축제 분위기라고나 할까. 모두 기뻐하는 표정이 보기 좋았고 아..
4. 모범생이 되지 말라 ‘어른을 흉내내려 애쓴다’는 말이 쉽게 와 닿지 않는다면, 아래에 인용한 글을 읽어보며 생각을 정리하도록 하자. 1. “내 아이는 문제가 없어요.” 2. “내 아이는 착해요.” 3. “내 아이는 공부를 잘해요.” 나는 문제가 있는 아이들보다 이런 아이들이 나중에 더 큰 문제를 일으킨다고 본다. 1. 문제가 없었기로 앞으로 문제가 생기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자살하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남에게 별 문제를 안 일으킨다. 다만 자신에게 단 한 번 문제를 일으키는 것일 뿐이다. 2. 착하기로 끝없이 불만이 쌓인다. 하고 싶은 말을 참고, 하고 싶은 행동을 참고, 자신의 욕망을 끝없이 유예하는 아이, 그 아이의 내면은 갈가리 찢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3. 판검사들이 공..
3. 준비과정을 통해 교육의 가능성을 보다 작은 발표회를 준비하며 어떻게 음식을 마련할 것인지, 그리고 그때 부모들에게 모금을 할 것인지를 정하는 이런 식의 일련의 과정을 보고 있으니, 아이들이 부쩍 자랐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무언가를 하고자 의견을 내놓기도 하고, 그걸 진행해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면 그걸 뿌리치거나 무시하기보다 귀담아 듣고 어떻게든 절충안을 만들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 1학기 마무리 여행에서 아이들은 밤새도록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게임도 하며 놀았다. 소통의 장이 무언지 보여준 그 때. 교육의 핵심은 ‘어떻게 성숙한 인간으로 만드는가?’ 하는 것 단재 교육과정의 핵심은 아이들을 성숙한 존재로 키우는 것이다. 그런 성숙한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소통 능력이 있어야 한..
2. 1학기 동안의 학습결과를 나누는 자리 작은 전시회 단재학교에선 1년에 한 번씩 학습발표회를 한다. 늘 그랬던 것은 아니고 1학기에 한 번씩 1년에 총 2번을 할 때도 있었다. 일반학교에서의 학습 결과물은 시험이란 형식으로 보여줄 수 있지만, 단재학교는 시험을 보지 않기 때문에 학습 결과물을 보여줄 수가 없다. 물론 ‘배움 이후에 가시적인 결과물이 꼭 필요한가?’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상당히 유의미한 의문이지만, 여기서는 논외로 하겠다. ▲ 2012년 1학기 학습발표회 때의 초대장. 작은 전시회는 뭐예요? 학습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 우리가 택한 방식은 ‘학습발표회’였고, 그건 어찌 보면 한 학기별로 하는 게 맞다. 학기별로 아이들이 배우는 내용이 다르고, 성장한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
1. 작은 전시회를 기록하려는 이유 아주 상투적이고 진부한 표현으로 시작해보자. ‘2015학년도 1학기가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마무리 짓는 시기가 왔다’ 이런 상투적인 표현이 담고 있는 내용은 시간이 그만큼 빠르다는 의미이고, 시작과 끝의 인상이 워낙 강렬한 탓에 중간 과정은 별로 생각이 안 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다 정말로 그랬다. 2월부터 3월까지 2개월 동안은 검정고시 준비 기간이었기에 정신없이 사회와 역사를 공부한 후 아이들에게 알려줘야 했고, 4월부터는 본격적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일상을 채워갔다. 학교라는 성격상 수시로 여러 일들이 발생했고 더욱이 대안학교라는 특성상 매우 역동적이기까지 하다보니, 의식적으로 시간을 인식하려 하지 않으면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갔다. 그래서 ‘벌써..
12. ②강: 어른이 된다는 것 학교가 끝나고 바로 와서인지 에듀니티에 도착한 시간은 6시 30분이었다. ‘설마 이렇게 이른 시간에 누가 강의실에 오겠어?’라는 생각으로 강의실에 들어서니, 세상에나 나보다 먼저 온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바로 트위스트 교육학의 창시자이자, 이동연구소의 소장인 동섭쌤이었다. 오늘 오전에 내발산초등학교에서 학부모 대상의 특강이 있어서 3시간 강의를 하고 바로 온 것이라 하더라. ▲ 정신없이 이곳저곳 왔다갔다 하며 바빴던 하루의 끝에 '트위스트 교육학' 2강이 시작됐다. 동섭쌤의 강의 스타일, 방심하는 순간 치고 들어가기 7시엔 바로 강의가 시작되었다. “오늘 새벽 3시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부산에서 KTX를 타고 서울역에서 내려 1호선을 타고 가다가 5호선으로 환승해서 ..
8. ①강: 인성점수가 10점 상승했습니다? 길고 길었던 1강 후기의 본격담에 드디어 이르렀다. 등산할 때 가장 힘든 구간은 뭐니 뭐니 해도 정상이 보이는 구간이다. 눈에 보이니 금방이라도 올라갈 것 같고, 그에 따라 숨은 턱 밑까지 차오른다. ▲ 동섭레스트 등반에 오신 여러분 제1캠프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좀 더 높은 시좌를 획득하기 위해 우린 동섭레스트를 오른다 그 때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얼마 가면 정상에 도착하나요?”라고 물으면,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조금만 가면 바로 나와요”라고 답한다. 그래서 10분을 걷고, 20분을 걷지만 정상은 가까워지기보다 오히려 ‘꼭 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는 것처럼 점점 더 멀어져 간다. 기대와 실망의 앙상블 속에 몸은 더욱 더 지쳐간다. 바로 이런 마음의 ..
14. 공생의 기술: 잡색의 삶 그 사람을 공감할 수 있으려면 역지사지를 하려 할 게 아니라, 바로 그 사람의 그런 특성이 나 자신에게도 이미 있다는 걸 알게 될 때, 비로소 공감하게 된다. 그것이야말로 너와 나를 완전히 나누어 생각하는 게 아니라, 바로 ‘나=너’라는 차이를 무화시키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내 안에 내가 모르던 내가 있다(우치다식 구렁덩덩신선비) 그러면서 재밌는 얘길 해주신다. 우치다쌤은 형이 있는 가정에서 태어나 자랐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자기에게 여성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몰랐으며, 젊었을 때는 공격적이며 폭력적인 사람이었다고 고백하신 것이다. 하지만 삶의 반전은 그가 결혼하고 이혼했을 때 찾아온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바라는 것은 생리적인 현상의 해결과 안정적으로 자랄 수..
3. 교육의 이유, 성숙한 인간 만들기 아이의 성숙이 힘들어지게 된 데엔 ‘① 반부권제 사회의 도래, ② 욕망의 균질화, ③ 가족의 해체’라는 다양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지금까지 살펴봤다. ▲ 가족의 해체는 더욱 급격화되고 있다. 여기엔 기업의 전략이 숨어 있다. 성숙의 문제는 사회구조의 문제이기에, 흐름을 바꿔야 한다 하지만 이런 반부권제 사회에서 아이의 성숙에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건 딸의 경우라기보다 아들의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딸은 ‘어머니와 싸울 것인가, 도망갈 것인가?’에 대해 선택을 해야 할 때, 모든 권한을 쥐고 있는 어머니를 보며 모델로 삼을 수 있다. 그러나 아들은 아버지가 더 이상 성숙의 모델이 되지 못하기에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그와 같은 상황이 반세기동안이나 이어지며 아들들은..
2. 성숙을 방해하는 구조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이처럼 욕망의 균일화는 매우 광범위하게 진행되었다. 이런 욕망의 균일화와 함께 동시에 일어난 것이 ‘가족의 해체’라 할 수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봤을 때, 가족이란 구성단위는 눈엣가시였다. 왜냐 하면 가족이란 단위는 소비활동이 가장 소극적으로 일어나는 단위였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돈을 혼자 벌어오지만, 그것을 쓰는 데는 가족들의 동의가 필요한 시기였다. 그러니 가족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소비활동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더욱이 과거엔 지금처럼 핵가족도 아닌 대가족이었고 자급자족이 가능한 형태였으니, 기업의 입장에선 한숨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 한국도 1인가구 시대에 접어 들며, 혼밥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이 밑바닥엔 기업과 미디어의 전략..
1. 아빠가 사라진 시대의 속내 한국과 일본에서 아이들 성숙의 문제가 대두되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지금 사회는 아버지가 어떤 성숙의 모습을 보여야 하는지 망각해버린 사회가 되고야 말았다. 각 가정에서 아버지들은 지위를 잃어버림과 동시에 발언권도 잃게 되었다. 이와 같이 아버지가 가정 내에서 지위를 어떻게 상실하게 되었는지 다룬 영화들이 헐리우드에서 나오고 있다. ▲ 그의 마지막 주연작. 이 영화에서 나타난 아버지의 모습이야말로 현대 아버지의 모습의 압축판이라 할 수 있다. 친족관계는 사회구조적으로 만들어진다 클린트 이스티 우드Clint Eastwood(1930~)의 작품을 보면 이와 같은 상황을 자세히 알 수 있다. 20년간 딸에게 미움을 받는 아버지 역할로 나오기 때문이다. 밖에선 슈퍼히어로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