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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우리는 단재학교 영화팀이예요 목차 1. 김민석과 송지민 들어가며: 두터운 오해의 지층을 깎아내며 김민석: 화를 가슴에 안고 있는 그대 송지민: 불안, 자기비하에서 벗어나 열망으로 날아올라라 2. 오현세와 박주원 오현세: 관심도 없고, 재미도 없이 그냥 살아간다 박주원: 조급과 여유 사이 3. 임승빈과 이건호 임승빈: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에 헤매다 이건호: 맞서느니, 피한다. 그러다 파한다 4. 학교 상담의 한계를 넘어 우리 모두 함께 커간다 학교 상담이 지닌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학생들도 이젠 맞설 수 있게 되었다 인용 목차
4. 학교 상담의 한계를 넘어 우리 모두 함께 커간다 학교 상담이 지닌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학교 다니던 시절, 교무실에 가야 한다는 것은, 더욱이 상담을 한다며 가야 한다는 것은 엄청나게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획일화된 성적으로 나의 위치는 이미 정해져 있었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도 교사의 머릿속엔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이니 인간 대 인간으로 이야기하여 나의 길을 찾아간다기보다, 이미 정해진 길을 받아들이도록 강요 아닌 강요를 하는 시간이었으니 말이다. 그 당시의 학교 상담 시간은 상담을 빙자한 교사 독백 시간에 다름 아니었던 것이다. 교장선생님의 조례 훈화라든지 식전에 내빈으로 오는 시의원의 축사 같은 것이 그 전형이죠. 그런 말을 듣는 것은 고역입니다. 인간이라면 고통을 느끼는 ..
3. 임승빈과 이건호 임승빈: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에 헤매다 승빈이는 부모님과의 사이에서 많이 힘들어 하는 편이다. 어머니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대학에 가라’고 얘기한다고 한다. 이때의 대학이란 당연히 인서울 대학이며 심지어, ‘고려대 영상학과’를 지명하기도 한단다. 아버지는 어떨까? 아버지는 어머니의 의견에 동의하시며, 성공회대 정도로는 성에 안 차니, 10대 대학에 들어가길 바란다고 한다. 이런 부모님들의 마인드를 알기 때문에, 승빈이는 단재학교에 굳이 다닐 필요가 없이 입시학원에 가면 되지 않냐고 묻기도 했단다. 하지만 어머니는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며 반대하셨다고 한다. 원하는 것과 현실의 것이 일치하지 않으니,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위의 상황과 같은 하나의 장면이 있다. 작년 대안학교 연..
2. 오현세와 박주원 오현세: 관심도 없고, 재미도 없이 그냥 살아간다 오현세는 해주오씨이고 한자로는 炫世(빛날현, 세상세-세상을 빛내라)이다. 외할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라고 한다. 지금껏 어머니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그러니 현세도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 환경이 4월이 되면 바뀐다고 한다. 4월에 할아버지네는 자양동으로 이사를 가시며, 어머니와 현세는 그대로 신도림에 산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현세에 대해 스마트폰을 많이 하는 것과 책을 거의 읽지 않는 것을 걱정하신다고 했다. 현세의 꿈은 ‘영화감독’이라고 한다. 할 것 없을 때마다 보는 게 영화였기 때문에, 단순히 영화감독도 괜찮다고 생각한 것이다. 단재학교에 올 때 어머니는 긍정적이었지만, 외할아버지..
1. 김민석과 송지민 들어가며: 두터운 오해의 지층을 깎아내며 2014년을 준비하며 학생들을 개인 상담을 하게 되었다. 가장 적은 시간을 함께 한 현세도 한 학기를 같이 했고, 지민이는 어느덧 일 년이나 함께 했다. 그 외의 아이들은 2년을 꼬박 함께 한 것이다. 시간이 흐른다고 사람을 알게 되는 건 아니다. 처음이야 ‘서로를 알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기에 촉수를 세우고 탐색하려 할 테지만, 시간이 흐르면 어느새 관성에 의해 관계는 흘러가기 때문이다. 영화팀원들과의 관계도 그런 관성에 따른 것일 뿐, 시간이 흐른 만큼 그만큼 서로에 대한 앎의 지층이 두터워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른 만큼 ‘서로에 대한 오해만 깊어진다’고 판단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학기 초에 자연스럽게 이야..
3. 교사는 전문가여야만 할까? 또 달랐던 부분이 있다. 2013년 당시엔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가 현장을 지도했다. 나는 영화를 전공하지도 않았고, 제작에 대해서도 기초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늘 ‘전문가의 좀 더 체계적인 도움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게 아닐까?’ 고민했었다. ▲ 광진청소년수련관과의 인연으로 아웃리치에도 참석할 수 있었다. 배움은 바로 이런 곳에서도 이루어진다. 교육 전문가란 따로 있다? 아무래도 나의 부족한 부분이 도드라져 보였고, 그게 아이들에겐 ‘좀 더 체계적인 교육에 대한 갈급함이 있지 않을까’라는 부분이 미안했던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가 지도하는 ‘영화 만들기 수업’은 영화팀 아이들에게 그런 갈급함을 채워주는 기회임과 동시에,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 생..
1. 전주와 영화제, 그리고 여행 삶은 아이러니다. 막상 그곳에 살 땐, 그곳의 가치를 알지 못한다. 떠나고 난 후에야 그곳의 가치를 알게 되고 그제야 부랴부랴 찾아가게 된다. 그건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막상 곁에 있을 땐 그 소중함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떠난 후엔 빈자리에 몸서리치며 맘 아파한다. 하지만 그 순간엔 이미 늦는다. 후회는 언제나 때늦은 깨달음일 수밖에 없다. ▲ 떠난 다음에야 전주를 다시 보게 됐고, 이렇게 여행처럼 다시 오게 됐다. 고향 전주로 여행을 떠나다 이처럼 전주에 살 땐 전주영화제에 가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건 제주도에 사는 사람이 제주도를 둘러보지 않는 것과 같다. 4월에 단재친구들과 제주도를 여행할 때, 성산리 일대에서 자전거 바퀴를 때우느라 민가에 신세를 져야..
지리산 종주기 목차 13.11.11(월)화엄사 ⇒ 노고단 불안을 품은 동지들화엄사에서의 점심공양우린 노고단에 오르다우린 노고단에 올랐다 13.11.12(화)노고단 ⇒ 연하천 입산시간 지정제와 비박금지등산하며 공부한다편함 뒤에 있는 불편함 13.11.13(수)연하천 ⇒ 세석 기암괴석을 헤치고 가다자극적인 맛과 자극적인 인간위기상황에서 드러난 역량갑작스런 상황에서의 저력 13.11.14(목)세석 ⇒ 장터목 궁하해야 통한다여유롭던 하루제석봉의 횡사목첫 천왕봉 등반과 저녁만찬 13.11.15(금)장터목 ⇒ 털보농원 새벽 천왕봉 등반기세 번째 천왕봉 등반기천왕봉이 알려준 지혜막힐 때 새 길이 열린다두 가지 광경지리산 종주를 마치며 인용목차 / 지도여행기
1. 불안을 품은 동지들이여 ▲ 첫째 날 경로: 남부사무소 정류소 ~ 노고단 대피소 아침 6시 30분에 남부터미널에서 구례로 떠나는 버스를 타기로 했다. 지난 10월에 부산영화제를 갈 때 7시 30분 버스를 타려했는데, 늦은 학생들 때문에 차를 놓친 경험이 있었다. 개인의 작은 실수가 단체에겐 엄청난 피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그 때에 비하면 무려 한 시간이나 일찍 출발하는 것이고 그러려면 새벽부터 부산을 떨어야 하지만, 늦을 거라는 걱정은 거의 하지 않았다. ▲ 새벽 길을 나서서 간다. 첫 전철을 타기 위해. 종주를 위해. 불안을 맘속에 간직한 동지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배낭을 최종적으로 점검하고 아침밥을 먹고 길을 나섰다. 해가 뜨기 전의 새벽 거리의 운치는 이루 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