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가 애첩과 잘 되길 바라네 1608년 4월에
여이여인 무신사월(與李汝仁 戊申四月)
허균(許筠)
君家文君甚警慧, 必知春色片時, 其肯爲沙吒利終守節乎. 諺曰: “十斫木無不顚.” 君其圖之.
彼雖熟金帳羔兒之味, 雪水煎茶, 殊亦雅事.
使其過我, 必曰: “幾乎虛度此生也.” 君語之曰: “飛者上有跨者.” 則必動於言矣 『所覆瓿稿』 卷之二十一
해석
君家文君甚警慧, 必知春色片時,
그대 집의 문군(文君)【한 나라의 부호 탁왕손(卓王孫)의 딸 탁문군(卓文君)을 말한다. 사마상여가 유혹하는 거문고 소리에 반하여 밤중에 집을 빠져 나와 그의 아내가 되었다. 여기선 첩을 말한다】은 매우 경애롭고 지혜로워 반드시 젊음이 짧다는 걸 알리니,
其肯爲沙吒利終守節乎.
기꺼이 사타리【사타리(沙吒利): 토번족 장수 / 타인의 처첩이나 민간의 부녀자들을 멋대로 강탈하여 소유하는 권귀(權貴)를 가리킴】를 위해 마침내 수절하려나.
諺曰: “十斫木無不顚.” 君其圖之.
속담에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라고 했으니 그대가 그걸 도모해보게.
彼雖熟金帳羔兒之味,
저가 비록 금빛 휘장에서 고아【고아(羔兒): 중국 명주(名酒)의 하나】의 맛에 익숙해졌더라도
雪水煎茶, 殊亦雅事.
눈 녹인 물로 달인 차도 매우 또한 우아한 일이지.
使其過我, 必曰: “幾乎虛度此生也.”
만약 나를 지나쳐간다면 반드시 “거의 이번 생을 헛되이 보낼 뻔했네.”라고 말하겠네.
君語之曰: “飛者上有跨者.”
자네가 그에게 “나는 놈 위에 타는 놈 있다.”라고 말한다면,
則必動於言矣 『所覆瓿稿』 卷之二十一
반드시 말에 감동할 것이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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