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군자의 모습
子曰: “君子義以爲質, 禮以行之, 孫以出之, 信以成之. 君子哉!”
孫, 去聲.
○ 義者制事之本, 故以爲質, 幹. 而行之必有節文, 出之必以退遜, 成之必在誠實, 乃君子之道也.
○ 程子曰: “義以爲質, 如質幹然. 禮行此, 孫出此, 信成此. 此四句只是一事, 以義爲本.”
又曰: “‘敬以直內, 則義以方外.’ ‘義以爲質, 則禮以行之, 孫以出之, 信以成之.’”
해석
子曰: “君子義以爲質, 禮以行之, 孫以出之, 信以成之. 君子哉!”
공자께서 “군자는 의로움으로 바탕을 삼고 예로 이것을 행동하며 공손함으로 이것을 내놓고 믿음으로 이것을 이루는 것이니, 이것이야말로 군자다.”라고 말씀하셨다.
孫, 去聲.
○ 義者制事之本, 故以爲質, 幹.
의(義)는 일을 제재하는 근본이기 때문에 바탕으로 삼아 주관케 하고,
而行之必有節文, 出之必以退遜,
행할 때는 반드시 절문함이 있고 낼 때엔 반드시 겸손함으로 하며,
成之必在誠實, 乃君子之道也.
이룰 때는 반드시 성실함에 있어야 하니, 이것이 곧 군자의 도다.
○ 程子曰: “義以爲質, 如質幹然.
정명도(程明道)가 말했다. “의로움으로 바탕을 삼는다는 것은 근간처럼 한다는 것이다.
禮行此, 孫出此, 信成此.
예(禮)로 이것을 행하고, 공손함으로 이것을 내며, 믿음으로 이것을 이룬다.
此四句只是一事, 以義爲本.”
네 구절은 다만 한 가지 일이니, 의(義)를 근본으로 삼은 것이다.”
又曰: “‘敬以直內, 則義以方外.’
또한 말했다. “경(敬)으로 내면을 곧게 한다면 의(義)가 외면을 올곧게[方正] 한다.
‘義以爲質, 則禮以行之,
의(義)로 바탕을 삼으면 예(禮)가 그것을 실행하고
孫以出之, 信以成之.’”
공손함이 그걸을 내놓으며 믿음으로 그것을 이룬다.”
○ 고전에서 말하는 군자란 어떠한 존재인가. 그 대답이 ‘논어’ ‘위령공(衛靈公)’의 이 장(章)에 담겨 있다.
의(義)는 성훈(聲訓)의 풀이에 따르면 마땅할 의(宜)다. 주자는 마음을 제어하여 일의 마땅함에 부합시키는 것이 의(義)라고 설명했다. 의이위질(義以爲質)은 이의위질(以義爲質)과 같다. 질(質)은 질간(質幹)이요, 본질(本質)이다. 예(禮)는 존비(尊卑)를 구별하고 사물을 질서(秩序) 지우는 준칙이다. 에이행지(禮以行之)는 이예행지(以禮行之)와 같으며, 손이출지(孫以出之)와 신이성지(信以成之)도 같은 구문이다. 같은 짜임의 어구들을 늘어놓은 유구법(類句法)의 표현이다. 손(孫)은 손(遜)과 같으니, 겸손(謙遜)이다. 신(信)은 성신(誠信)이다. 행지(行之)ㆍ출지(出之)ㆍ성지(成之)의 지(之)는 모두 의(義)를 가리킨다. 단, 현대 학자들은 이 지(之)에 휴지(休止) 기능만 있다고 보기도 한다. 군자재(君子哉)는 군자라 할 수 있으리라고 영탄하는 말이다.
의이위질(義以爲質)ㆍ예이행지(禮以行之)ㆍ손이출지(孫以出之)ㆍ신이성지(信以成之)에 대해 앞의 둘이 조행(操行), 뒤의 둘이 언어(言語)를 가리킨다고 보거나 그 넷이 순차적이라고 보기도 한다. 정약용은 예이행지(禮以行之)는 위행(危行, 행동을 준엄하게 함), 손이출지(孫以出之)는 언손(言孫, 말을 낮춰 함)을 뜻하며, 신(信)이 언(言)과 행(行)을 총괄한다고 보고, 의(義)와 신(信)이 수미(首尾)를 이루고 언(言)과 행(行)은 신의(信義)의 두 날개라고 분석했다. 위행(危行)과 언손(言孫)은 ‘헌문(憲問)’의 “나라에 도가 있으면 말도 준엄하게 하고 행동도 준엄하게 하며, 나라에 도가 없으면 행동은 준엄하게 하되 말은 공손하게 해야 한다[邦有道, 危言危行; 邦無道, 危行言孫].”고 한 말에서 나왔다.
군자는 의(義)를 본질로 삼아 예의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고 겸허하게 말을 하며 시종 신실한 사람이다. 고원(高遠)한 존재는 아니지만 주위에서 쉽게 찾기 어려운 인물인 듯하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고전 > 논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어 위령공 - 19. 죽을 때에 이르러선 일컬어짐이 있어야 한다 (0) | 2021.10.13 |
---|---|
논어 위령공 - 18. 군자가 근심거리로 여기는 것 (0) | 2021.10.13 |
논어 위령공 - 16. 함께 모여 시답잖은 얘기를 한 이에게 (0) | 2021.10.13 |
논어 위령공 - 15. ‘어찌할까’라는 말조차 없는 사람 (0) | 2021.10.13 |
논어 위령공 - 14. 원망을 멀리하는 방법 (0) | 2021.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