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군자가 근심거리로 여기는 것
子曰: “君子病無能焉, 不病人之不己知也.”
○ 凡章指同而文不異者, 一言而重出也.
해석
子曰: “君子病無能焉, 不病人之不己知也.”
공자께서 “군자는 무능함을 병으로 여기지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근심거리로 여기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셨다.
○ 凡章指同而文不異者,
모든 장의 뜻은 같고 문장이 다르지 않은 것은
一言而重出也.
한 번 말했는데 「학이」16과 「이인」14와 「헌문」32와 「위령공」18에서 거듭 나왔다.
○ 중국 진(晉)나라 때 두예(杜預)는 자기 이름을 영원히 전할 방법을 생각해서 ‘춘추’의 해석서인 ‘춘추좌씨전’에 주석을 달고 낙양성 동쪽 수양산에 자기 무덤을 미리 만들고는 묘표(墓表)에 새길 글을 직접 지었다. 그리고 자기 공적을 기록한 비를 두 개 만들어 하나는 현산(峴山)에 세우고 하나는 한수(漢水)에 빠뜨려 두었다. 일반적인 사람은 죽은 뒤에 이름이 잊힐까 염려할 겨를은 아예 갖지도 못하고 살아 있는 동안에 자기 이름이 드러나지 못할까 봐 염려하고는 한다. 그렇기에 자기의 무능함은 탓하지 않고 남이 자기를 몰라준다고 투덜거리기 일쑤다. ‘논어’ ‘위령공(衛靈公)’의 이 장(章)에서 공자는 그렇게 투덜거리지만 말고 자신을 냉철하게 되돌아보라고 가르친다.
병(病)은 환(患)과 같다. 마음에 걸쳐두고 염려하는 것을 말한다. 무능(無能)은 재능(才能)이 없음이다. 인지불기지(人之不己知)는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이다.
공자는 ‘학이(學而)’에서 ‘불환인지불기지(不患人之不己知)요 환불지인야(患不知人也)니라’ 하고 ‘헌문(憲問)’에서는 ‘불환인지불기지(不患人之不己知)요 환기불능야(患己不能也)니라’고 했다. ‘학이(學而)’에서는 남의 옳고 그름과 간사하고 정직함을 잘 분변(分辨)하라 한 것이고 ‘헌문(憲問)’에서는 자기 자신의 무능함을 직시하라고 한 것이다. ‘위령공(衛靈公)’의 이 장(章)은 후자와 통한다. 공자는 군자라면 남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음을 병으로 여기지 않고 자신의 무능함을 병으로 여긴다고 말하여, 제자들에게 내면을 닦아 자신을 충실하게 하는 전내실기(專內實己)의 공부에 힘쓰라고 거듭 촉구한 것이다.
‘이인(里仁)’에서 공자는 ‘불환막기지(不患莫己知)요 구위가지야(求爲可知也)니라’고도 했다. 정말로 우리는 ‘알려질 만한’ 사람이 되도록 먼저 힘써야 하리라.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고전 > 논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어 위령공 - 20. 남에게서 구하는 사람과 자신에게서 구하는 사람 (0) | 2021.10.13 |
---|---|
논어 위령공 - 19. 죽을 때에 이르러선 일컬어짐이 있어야 한다 (0) | 2021.10.13 |
논어 위령공 - 17. 군자의 모습 (0) | 2021.10.13 |
논어 위령공 - 16. 함께 모여 시답잖은 얘기를 한 이에게 (0) | 2021.10.13 |
논어 위령공 - 15. ‘어찌할까’라는 말조차 없는 사람 (0) | 2021.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