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김대유상필재선생운(次金大猷上畢齋先生韻)
夏蟲那可語寒氷 | |
大聖猶謙一未能 | |
欲識古人無犯隱 | |
莫將牛馬說耕乘 | |
人於處世戒淵氷 | |
用舍行藏久鮮能 | |
縱使幽蘭蓬艾混 | |
芳香肯被臭蕕乘 | |
藍出其靑水出氷 | |
立言休道覓吹能 | |
淸夷和惠俱先覺 | |
進退中間時各乘 | |
空山花落月如氷 | |
蜀魄聲中哭未能 | |
自是無心人世事 | |
帝鄕何處白雲乘 | |
道亦多岐似炭氷 | |
身家日用世皆能 | |
也知心性非空寂 | |
頓悟何須效演乘 | 『濯纓先生文集』 續上 |
이 시는 김굉필이 필재 선생에게 올린 시에 차운한 시이다.
텅 빈 산에 꽃이 지고 달도 얼음처럼 차가운데, 두견새 울음소리를 듣고도 통곡할 수 없다(두견새 울음은 원통하게 죽은 端宗의 울음이요, 이 울음소리를 듣고도 통곡할 수 없다는 것은 당시의 허탈한 상실감을 의미함). 이로부터 세상사에 뜻이 없어져 현실을 등지고, 흰 구름을 타고 제향으로 가고 싶다(흰 구름을 타고 제향으로 간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통곡조차 할 수 없는 시대 상황이라면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는 의미).
『해동잡록』에 그의 생평(生平)이 아래와 같이 간략히 실려 있다.
“본관은 金海이며 자는 季雲이요, 호는 濯纓子인데 首露王의 후예다. 佔畢齋의 문하에서 수업하였으며, 成宗 병오년에 사마시에 장원급제하고 같은 해 甲科에 올라, 문장과 氣節로써 세상에 이름이 높았다. 연산 때 무오사화가 일어나자 權景裕·權五福과 함께 죽었다. 세상에 간행된 문집이 있다[金海人 字季雲 號濯纓子 首露王之裔 受業於佔畢齋門下 我成廟丙午 中司馬壯元 登同年甲科 以文章氣節名世 燕山戊午史禍起 與權景裕權五福同死 有集行于世].”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년, 1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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