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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 - 대화만음(對花漫吟)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정철 - 대화만음(對花漫吟)

건방진방랑자 2021. 4. 1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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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고서 나지막이 읊조리며

대화만음(對花漫吟)

 

정철(鄭澈)

 

 

花殘紅芍藥 人老鄭敦寧

화잔홍작약 인로정돈녕

對花兼對酒 宜醉不宜醒

대화겸대주 의취불의성 松江續集卷之一

 

 

 

 

해석

花殘紅芍藥 人老鄭敦寧 붉은 작약꽃 시들고 왕의 인척인 돈녕 정존겸(鄭存謙)은 늙어가네.
對花兼對酒 宜醉不宜醒 꽃을 대하고 술까지 앞에 두었으니 마띵히 취하고 마땅히 깨진 말자구. 松江續集卷之一

 

 

해설

이 시는 시든 꽃을 대하고서 느낀 심정을 노래한 것이다.

 

정철(鄭澈)이 마주하고 있는 대상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붉은 작약꽃이다. 그런데 그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은 아름답게 피어난 싱싱한 꽃이 아니라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을 시든 꽃이다. 꽃으로서의 제 기능을 상실해 가는 시든 꽃에서 그는 자신의 모습을 본다. 파란만장했던 정치적 힐항(頡頏)을 겪고서 쇠해 버린, 따라서 더 이상의 현실적 가능성을 모색하기 어려운 처지의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이와 같은 시각에서 바라볼 때 자연 경물의 의미 또한 도학적(道學的) 의식 속의 그것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주지하다시피 조선 전기 도학적 이념에 기반을 둔 시의식에서 형상화되는 자연(自然), 우주 만물과 인간에 내재하는 ()’의 구현태이면서, 그 자체로 거대한 하나의 조화를 이루는 형상이었다. 따라서 자연 경관과 사물을 대하는 자세에 더 큰 관심이 있었다. 반면에 송강(松江)의 작품에서는 그러한 형이상학(形而上學的) 의미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박종우, 송강 정철의 시세계와 정치현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25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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