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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 - 산중사영(山中四詠)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이이 - 산중사영(山中四詠)

건방진방랑자 2021. 4. 1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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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속에서 네 가지로 읊다

산중사영(山中四詠)

 

이이(李珥)

 

 

樹影初濃夏日遲 晚風生自拂雲枝

幽人睡罷披襟起 徹骨淸涼只自知 風

 

萬里無雲一碧天 廣寒宮出翠微巓

世人只見盈還缺 不識氷輪夜夜圓 月

 

晝夜穿雲不暫休 始知源派兩悠悠

試看河海千層浪 出自幽泉一帶流 水

 

飛入靑山幾許深 洞中猿鶴知音

何如得逐神龍去 慰却蒼生望雨心 雲 栗谷先生全書卷之一

 

 

 

 

해석

樹影初濃夏日遲
수영초농하일지
나무 그림자 처음 짙어지니 여름의 해는 느리고
晚風生自拂雲枝
만풍생자불운지
느지막이 구름을 찌를 듯한 가지로부터 바람이 생기네.
幽人睡罷披襟起
유인수파피금기
은둔한 사람이 자다 깨어 옷 걸치고 일어나니
徹骨淸涼只自知
철골청량지자지
뼈에 사무친 맑고 서늘한 바람을 다만 혼자만 안다지.
바람[]

 

萬里無雲一碧天
만리무운일벽천
만 리에 구름 한 점 없은 푸른 하늘에
廣寒宮出翠微巓
광한궁출취미전
광한궁(廣寒宮): 항아(姮娥)가 산다는 달 나라의 궁전 이름이다.이 푸르고 작은 산꼭대기서 나오네.
世人只見盈還缺
세인지견영환결
세상 사람은 다만 차고 다시 기우는 것만 볼 뿐
不識氷輪夜夜圓
불식빙륜야야원
차고 둥근 달이 밤마다 동그랗다는 건 알지 못하네.
[]

 

晝夜穿雲不暫休
주야천운부잠휴
밤낮으로 구름 뚫으며 잠시도 쉬지 않다가
始知源派兩悠悠
시지원파량유유
비로소 근원과 갈래가 유유히 흐름을 알겠네.
試看河海千層浪
시간하해천층낭
시험컨대 보니 하해의 천 층의 물결도
出自幽泉一帶流
출자유천일대류
깊은 샘물로부터 나와 한 줄기로 흐르네.
[]

 

飛入靑山幾許深
비입청산기허심
푸른 산으로 날아든 곳이 얼마나 깊은지,
洞中猿鶴知音
동중원학시지음
동굴 속 원숭이와 학이 지음이라네.
何如得逐神龍去
하여득축신룡거
어떻게 하면 신룡이 가는 곳을 따라 갈 수 있어
慰却蒼生望雨心
위각창생망우심
백성들이 비를 바라는 마음을 위로할까.
구름[] 栗谷先生全書卷之一

 

 

해설

이 시는 산속에서 본 네 가지 자연물(, , , )에 대해 노래한 영물시(詠物詩) 가운데 두 수()이다.

 

만 리까지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에 달이 푸른 산꼭대기에 뜬다. 그런데 이 달을 보고 세상 사람들은 다만 찼다가 다시 이지러지는 것만 알 뿐, 밤마다 둥근 것을 알지 못한다(현상만을 알 뿐, 본체에 대해서는 알지 못함을 의미함).

 

밤낮으로 수증기가 올라가 구름을 뚫어 구름이 되었다가 다시 비가 되어 내려오는 작용을 잠시도 쉬지 않으니, 비로소 순환의 원리인 근원과 갈래가 끝없음을 알겠다. 시험 삼아 보니, 하해의 천 겹의 많은 물결도 결국 깊은 하나의 샘 줄기로부터 흘러나온 것이다.

 

이것은 천태만상(千態萬象)의 기() 속에 중추인 근저(根柢)에 내재한 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리일분수(理一分殊)’를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정조(正祖)홍재전서(弘齋全書)』 「일득록(日得錄)에서 다음과 같은 언급을 하고 있다.

퇴계는 율곡에 대해 선배 격인 인물이다. 그의 사단칠정(四端七情)의 논변에 대해 율곡이 강력히 반론을 제기해 마지않았으나 퇴계는 끝내 불평하는 기색이 없었으니, 여기에서 퇴계의 충후(忠厚)한 인품과 율곡의 명석하고 예리함을 볼 수 있다[退溪於栗谷先輩也 其辨四七之論 栗谷彊辨不已 而退溪終始無慍色 於此亦可見退溪之忠厚 栗谷之明銳].”

 

율곡은 기상이 광명하고 시원스레 트였으며, 퇴계는 심지가 진실하고 돈후하였다[栗谷氣象光明灑落 退溪心地質實篤厚].”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403~404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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